"파우스트 (Faust)"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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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너희들이 ᄯᅩ갓찹게오고나 흔들리는姿態와<br> | |
| − | + | 일즉흐린눈에 보이든것들이.<br> | |
| − | + | 힘써볼ᄭᅡ 이제는 너희를 굿게붓들려?<br> | |
| − | + | 나의맘은 아즉도 그妄想에 쏘다지련가?<br> | |
| − | + | 너희의부더침! 그래 맘것하렴으나<br> | |
| − | + | 아지랭이와안개에서 퓌여올라 나를둘러싸듯<br> | |
| − | + | 너희의列을 둘러싼魔物의 쉼으로<br> | |
| − | + | 나의가슴은 젊게도흔들리듯.<br> | |
| + | (하태용, 19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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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예전 나의 어두컴컴한눈에 벌서부터 떠오르든<br> | |
| − | + | 똑똑지못한 얼굴들이여! 또다시 내앞에 오는구나.<br> | |
| − | + | 좋다 이번에야말로 너이들을 꼭붙잡어볼가!<br> | |
| − | + | 내마음은 아직도 그런妄想에 빠지려하나?<br> | |
| − | + | 너이들은 내한테 달려온다 오려면 오너라<br> | |
| − | + | 아지랑이(靄)와 안개속에 나와서 나를둘러싸고 맘대로 하여라.<br> | |
| − | + | 너이들ㅅ列을 싸고도는 魔術의 呼吸에 흔들려서<br> | |
| − | + | 내가슴은 靑春을 느낀다.<br> | |
| − | + | (권환, 19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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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15일 (월) 11:43 판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의 희곡
| 작가 |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
|---|---|
| 초판 발행 | 1808 / 1832 |
| 장르 | 희곡 |
작품소개
괴테가 사망하기 1년 전인 1831년에 완성된 희곡이다. 중세 말기의 노(老)학자 파우스트는 자신의 영혼을 걸고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계약을 맺는다. 악마의 도움으로 젊은 귀공자로 회춘한 파우스트는 양가의 처녀 그레첸과 무책임한 사랑을 나누고 떠나간다. 홀로 버려진 그레첸은 영아를 살해한 죄로 옥에 갇혀 사형 집행을 앞두고 있다. 파우스트는 악마의 도움을 받아 그레첸을 탈옥시키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죗값을 치르겠다며 하느님의 구원을 선택한다. 여기까지가 1806년에 발표된 <파우스트> 제1부의 내용이다. 제2부에서 괴테는 제1부에서의 개인적 비극을 지옥과 천국 사이에서 벌어지는 인간 일반의 비극으로 확장·고양시킨다. 인간은 불가피하게 죄업을 짓게 되지만, 그가 방황하면서도 올바른 길을 찾고자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결국 그는 천상의 은총과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작품의 핵심 메시지이다. 독일문학사상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 작품에서 따온 많은 구절이 현대 독일어의 관용구로 되었다. 일제강점기 이래로 일역판 <파우스트>로부터 그 내용이 단편적으로 소개되어왔으나, 국내에서 완역된 것은 1961년 김달호의 번역이 처음이다(정음사).
초판 정보
1부: Goethe, Johann Wolfgang von(1808): Faust. Eine Tragödie. Tübingen: Cotta’sche Verlagsbuchhandlung.
2부: Goethe, Johann Wolfgang von(1832): Faust. Der Tragödie zweyter Theil in fünf Acten. In: Vollständige Ausgabe letzter Hand. Vol. 41. Stuttgart: J. G. Cotta’sche Buchhandlung.
번역서지 목록
| 번호 | 개별작품제목 | 번역서명 | 총서명 | 원저자명 | 번역자명 | 발행연도 | 출판사 | 작품수록 페이지 | 저본 번역유형 | 작품 번역유형 | 비고 |
|---|---|---|---|---|---|---|---|---|---|---|---|
| ᅋᅡ우스트(Ⅰ) | ᅋᅡ우스트(Ⅰ) | 現代 1권 2호 | 꾀-테 | 극웅(최승만) | 1920.3 | 朝鮮基督敎靑年會 조선기독교청년회 | 41-42 | 편역 | 편역 | 잡지 | |
| ᅋᅡ우스트(Ⅱ) | ᅋᅡ우스트(Ⅱ) | 現代 1권 3호 | 꾀-테 | 극웅(최승만) | 1920.4 | 朝鮮基督敎靑年會 조선기독교청년회 | 39-40 | 편역 | 편역 | 잡지 | |
| 3 | ᅋᅡ우스트 | ᅋᅡ우스트 | 學之光 22호 | 없음 | 역자미상 | 1921.6.2 | 學之光社 | - | 편역 | 편역 | 잡지 |
| 파우스트(ㅡ) | 파우스트 (ㅡ) | 靑年 7권 9호 | 궤테 | 하태용 | 1927.11.12 | 청년잡지사 | 76-76 | 편역 | 편역 | 잡지 | |
| ᅋᅡ우스트 | ᅋᅡ우스트 | 中央 2, 9 | 괴테 | 조희순 | 1934 | 朝鮮中央日報社 | - | 편역 | 편역 | 잡지 | |
| ᅋᅡ우스트(1) | ᅋᅡ우스트(1) | 詩學 1, 2 | 괴-테 | 權煥 | 1939.5.20 | 시학사 | 32-34 | 편역 | 편역 | 잡지 | |
| 파우스트 | 파우스트 (II) | 詩學 1, 3 | 괴-테 | 權煥 | 1939.8 | 시학사 | 33-36 | 편역 | 편역 | 잡지 | |
| 8 | 파우스트 | 世界文學選集. 上券 | 축소 세계문학선집 上 | 괴-테 | 세계문학감상회 | 1948 | 中央書林出版部 | 39-49 | 편역 | 개작 | 요약본 |
| 9 | 파우스트 | (要約)世界文學全集 | 축소 세계문학전집 3 | 괴-테 | 古今出版社 編輯部 | 1955 | 古今出版社 | 55-84 | 편역 | 개작 | 요약본 |
| 10 | 화우스트 | 화우스트 | 世界名作選集 | 케에테 | 桂鎔默 | 1955 | 우생출판사 | 7-272 | 번안 | 번안 | 번안 |
| 1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궤에테 | 계용묵 | 1958 | 三映社 | 7-249 | 번안 | 번안 | ||
| 1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敎養新書 30 | 괴에테 | 李晩成 | 1958 | 新楊社 | 27-315 | 편역 | 편역 | 1부만 번역 |
| 1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괴에테 | 金泰慶(김태경) | 1960 | 德壽出版社 | 11-187 | 편역 | 편역 | 1부만 번역 | |
| 14 | 확인불가 | (世界名作)파우스트 | 확인불가 | 金亭一 | 1960 | 同人文化社 | - | 확인불가 | 확인불가 | ||
| 16 | 파우스트 | 파우스트, 헤르만과 도로테아 | 세계문학전집 4 | 궤에테 | 金達湖 | 1961 | 正音社 | 12-362 | 편역 | 완역 | |
| 1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選集 | 괴에테 | 金泰慶 | 1961 | 德壽出版社 | 11-187 | 편역 | 편역 | 1부만 번역 |
| 18 | 파우스트 | (世界名作) 파우스트 | 궤-테 | 金亭一 | 1963 | 靑樹社 | 7-236 | 개작 | 개작 | 희곡을 소설로 개작. 1부만 번역 | |
| 19 | 확인불가 | 파우스트 | 괴-테 | 김형일 | 1964 | 한양출판사 | - | 확인불가 | 확인불가 | ||
| 20 | 파우스트 | 크라식 로망 選集 1 | 크라식로망選集 1 | 괴에테 | 李晩成(이만성) | 1965 | 新楊社 | 29-315 | 편역 | 편역 | 작품별 쪽수, 1부만 번역 |
| 2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世界文學全集 30 | 괴에테 | 姜斗植(강두식) | 1965 | 乙酉文化社 | 53-459 | 편역 | 완역 | |
| 23 | 파우스트 | (世界名作) 파우스트 | 괴테 | 金亭一 | 1968 | 松仁出版社 | 7-226 | 개작 | 개작 | 희곡을 소설로 개작. 1부만 번역 | |
| 2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헤르만과 도로테아 | 괴에테文學全集 2 | 괴에테 | 金晸鎭 | 1968 | 徽文出版社 | 9-419 | 편역 | 완역 | |
| 2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컬러판)世界의 文學大全集 2 | 괴에테 | 朴鍾緖(박종서) | 1970 | 同和出版社 | 23-350 | 편역 | 완역 | |
| 2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헤르만과 도로테아 | 世界文學全集 10 | 궤에테 | 金達湖 | 1970 | 正音社 | 13-362 | 편역 | 완역 | |
| 2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헤르만과 도로테아 | 世界文學全集 10 | 궤에테 | 金達湖(김달호) | 1972 | 正音社 | 11-362 | 편역 | 완역 | |
| 29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그린판 世界文學全集 | 괴에테 | 朴鍾和 | 1972 | 京東出版社 | 15-374 | 완역 | 완역 | |
| 30 | 확인불가 | 파우스트 | 확인불가 | 朴鍾緖 | 1972 | 學進出版社 | - | 확인불가 | 확인불가 | ||
| 31 | 파우스트 | 世界文學大全集 1 | 世界文學大全集 1 | 괴테 | 呂石柱(여석주) | 1973 | 新文出版社 | 5-399 | 편역 | 완역 | |
| 32 | 파우스트 | 世界文學全集 5 | 世界文學全集 5 | 괴에테 | 李孝祥(이효상) | 1973 | 東西文化社 | 3-301 | 편역 | 완역 | |
| 3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괴테 | 金亭一 | 1973 | 新文出版社 | 7-226 | 개작 | 개작 | 희곡을 소설로 개작. 1부만 번역 | |
| 34 | 파우스트 | 世界文學全集 5 | 世界文學全集 5 | 괴에테 | 李孝祥 | 1973 | 東西文化社 | 3-301 | 편역 | 완역 | |
| 35 | 파우스트 | 젊은 벨텔의 슬픔, 파우스트 | 世界文學大全集 1 | 괴테 | 呂石柱 | 1973 | 新文出版社 | 3-399 | 편역 | 완역 | |
| 36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괴에테 | 崔鉉(최현) | 1974 | 普文閣 | 21-352 | 완역 | 완역 | ||
| 3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最新輯)世界文學 30 | 괴에테 | 金晸鎭(김정진) | 1974 | 徽文出版社 | 13-462 | 완역 | 완역 | |
| 38 | 파우스트 | 世界文學大全集 2 | 世界文學大全集 2 | 괴테 | 朴煥德(박환덕) | 1974 | 大洋書籍 | 9-344 | 편역 | 완역 | |
| 39 | 파우스트 | (新譯)괴에테全集 2 | 괴에테 | 鄭鎭雄 | 1974 | 光學社 | 21-468 | 완역 | 완역 | ||
| 40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最新輯)世界文學 30 | 괴에테 | 金晸鎭 | 1974 | 徽文出版社 | 13-462 | 완역 | 완역 | |
| 4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헤르만과 도로테아, 젊은베르테르의 번민 | 世界文學大全集 2 | 괴테 | 朴煥德 | 1974 | 大洋書籍 | 9-344 | 편역 | 완역 | |
| 4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괴에테 | 崔鉉 | 1974 | 普文閣 | 21-352 | 완역 | 완역 | ||
| 4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괴에테 | 鄭庚錫 | 1975 | 文藝出版社 | 31-459 | 완역 | 완역 | ||
| 4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괴에테 | 崔正善 | 1975 | 英一文化社 | 11-428 | 완역 | 완역 | ||
| 4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컬러版) 世界의 文學大全集 2 | 괴에테 | 朴鍾緖 | 1975 | 同和出版公社 | 23-352 | 편역 | 완역 | |
| 46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博英文庫 64 | 괴에테 | 朴鍾緖 | 1975 | 博英社 | 7-224 | 편역 | 편역 | 1부만 번역 |
| 4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World's great books 6 | 괴에테 | 李孝祥 | 1975 | 東西文化社 | 7-436 | 완역 | 완역 | |
| 48 | <파우스트>의 序詩 | [세계의 문예사조를 바꾼 문제 序文集] 近代的 人間性을 완성한 <파우스트>의 序詩: 저 가만하고 엄숙한 나라 - 原題 獻辭 | 文學思想 30 | 괴테 | 金達湖 | 1975.3 | 문학사상사 | 261-261 | 편역 | 편역 | <파우스트>의 序詩, 1쪽 번역 |
| 49 | 파우스트 | 世界代表文學全集 5 | 世界代表文學全集 5 | 괴에테 | 郭福祿(곽복록) | 1976 | 高麗出版社 | 19-339 | 편역 | 완역 | |
| 50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三省版)世界文學全集 51 | 괴테 | 朴贊機(박찬기) | 1976 | 三省出版社 | 15-408 | 편역 | 완역 | |
| 5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代表文學全集 5 | 괴에테 | 郭福祿 | 1976 | 高麗出版社 | 19-339 | 편역 | 완역 | |
| 5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三省版)世界文學全集 51 | 괴테 | 朴贊機 | 1976 | 三省出版社 | 15-408 | 편역 | 완역 | |
| 5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全集 3 | 괴테 | 李廷基(이정기) | 1977 | 陽地堂 | 7-411 | 완역 | 완역 | |
| 5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世界文學全集 2 | 괴테 | 李晩成 | 1977 | 韓英出版社 | 9-150 | 편역 | 편역 | 1부만 번역 |
| 55 | 확인불가 | 파우스트 | 문예사상신서 11 | 확인불가 | 李晩成 | 1977 | 가정문고사 | - | 확인불가 | 확인불가 | |
| 56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全集 3 | 괴테 | 李廷基 | 1977 | 陽地堂 | 7-411 | 완역 | 완역 | |
| 5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1 | 동서문고 40 | 괴에테 | 이효상 | 1977 | 東西文化社 | 7-438 | 완역 | 완역 | 2권 중 1권 |
| 5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2 | 동서문고 41 | 괴에테 | 이효상 | 1977 | 東西文化社 | 9-365 | 완역 | 완역 | 2권 중 2권 |
| 59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세계문학 52 | 괴테 | 李榮久(이영구) | 1978 | 金星出版社 | 9-196 | 편역 | 편역; 개작 | 희곡을 산문으로 개작 |
| 60 | 파우스트 | 世界文學全集 23 | 世界文學全集 23 | 괴에테 | 金泳鎬(김영호) | 1978 | 平凡社 | 11-302 | 편역 | 완역 | |
| 6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大世界)哲學的文學全集 2 | 괴에테 | 김기덕,정진웅, 최민홍 | 1978 | 白文堂 | 21-468 | 완역 | 완역 | |
| 6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세계문학 52 | 괴테 | 李榮久 | 1978 | 金星出版社 | 10-196 | 편역 | 개작 | 1부를 소설로 개작, 괴테의 격언들 포함 |
| 6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괴테 | 李堅星 | 1978 | 新元文化社 | 27-315 | 편역 | 편역 | 1부만 번역 | |
| 64 | 파우스트 | (新裝版)世界文學全集 15 | (新裝版)世界文學全集 15 | 괴테 | 姜斗植(강두식) | 1979 | 乙酉文化社 | 53-459 | 편역 | 완역 | |
| 6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全集 | 괴에테 | 朴鍾和 | 1979 | 楡林堂 | 15-374 | 완역 | 완역 | |
| 66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大全集 1 | 괴에테 | 田元成 | 1979 | 文學堂 | 5-447 | 완역 | 완역 | |
| 6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新裝版)世界文學全集 15 | 괴테 | 姜斗植 | 1979 | 乙酉文化社 | 53-459 | 편역 | 완역 | |
| 68 | 파우스트 | 파우스트.카르멘 | 世界文學全集 23 | 괴에테 | 金泳鎬 | 1980 | 平凡社 | 11-302 | 편역 | 완역 | |
| 69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大全集 3 | 괴에테 | 김정진 | 1980 | 徽文出版社 | 15-428 | 완역 | 완역 | |
| 70 | 파우스트 1 | 파우스트 1 | 三中堂文庫 451 | 괴에테 | 郭福祿(곽복록) | 1981 | 三中堂 | 5-287 | 편역 | 완역 | |
| 71 | 파우스트 2 | 파우스트 2 | 三中堂文庫 452 | 괴에테 | 郭福祿(곽복록) | 1981 | 三中堂 | 5-251 | 편역 | 완역 | |
| 72 | 파우스트 3 | 파우스트 3 | 三中堂文庫 453 | 괴에테 | 郭福祿(곽복록) | 1981 | 三中堂 | 5-240 | 편역 | 완역 | |
| 7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 2 | 괴에테 | 黃善雄 | 1981 | 대구:民衆圖書 | 11-451 | 완역 | 완역 | |
| 7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世界의 文學 1 | 괴테 | 곽복록 | 1981 | 廷文社 | 12-115 | 편역 | 편역 | 그림이 수록된 축약판 |
| 75 | 파우스트 1 | 파우스트 1 | 三中堂文庫 451 | 괴에테 | 郭福祿 | 1981 | 三中堂 | 5-287 | 편역 | 완역 | 3권 중 1권 |
| 76 | 파우스트 2 | 파우스트 2 | 三中堂文庫 452 | 괴에테 | 郭福祿 | 1981 | 三中堂 | 5-251 | 편역 | 완역 | 3권 중 2권 |
| 77 | 파우스트 3 | 파우스트 3 | 三中堂文庫 453 | 괴에테 | 郭福祿 | 1981 | 三中堂 | 5-240 | 편역 | 완역 | 3권 중 3권 |
| 78 | 파우스트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 가정판 세계문학전집 | 괴테 | 김균희 | 1982 | 영 | 165-308 | 편역 | 편역 | |
| 79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大全集 6 | 괴테 | 郭福祿(곽복록) | 1982 | 博文書館 | 5-399 | 완역 | 완역 | |
| 80 | 파우스트 1 | 파우스트 1 | 자이언트문고 104 | 요한 볼프강 폰 괴에테 | 李孝祥(이효상) | 1982 | 文公社 | 7-438 | 편역 | 완역 | |
| 81 | 파우스트 2 | 파우스트 2 | 자이언트문고 105 | 요한 볼프강 폰 괴에테 | 李孝祥(이효상) | 1982 | 文公社 | 9-365 | 편역 | 완역 | |
| 8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全集 40 | 괴테 | 곽복록 | 1982 | 知星出版社 | 11-456 | 완역 | 완역 | |
| 8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愛藏版)世界文學大全集 42 | 괴테 | 徐石演 | 1982 | 금성출판사 | 3-368 | 편역 | 완역 | 괴테 시 수록 |
| 8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大全集 6 | 괴테 | 郭福祿 | 1982 | 博文書館 | 5-399 | 완역 | 완역 | |
| 85 | 파우스트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 가정판 세계문학전집 | 괴테 | 김균희 | 1982 | 영 | 165-308 | 편역 | 편역 | 축역 |
| 86 | 파우스트 2 | 파우스트 2 | 자이언트문고 105 | 괴에테 | 李孝祥 | 1982 | 文公社 | 9-365 | 편역 | 완역 | |
| 8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大全集 2 | 괴에테 | 姜斗植 | 1982 | 三省堂 | 5-447 | 완역 | 완역 | |
| 8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主友세계문학 79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이인웅 | 1983 | 學園社 | 17-442 | 완역 | 완역 | |
| 89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世界文學全集=, Great books 12 | 괴에테 | 李孝祥 | 1983 | 學園出版公社 | 5-436 | 편역 | 완역 | |
| 90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主友세계문학=, (The)Ju woo's world literature 79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이인웅 | 1983 | 學園社 | 17-442 | 완역 | 완역 | |
| 9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삼성판 세계문학전집 7 | 괴테 | 朴贊機(박찬기) | 1984 | 삼성출판사 | 15-504 | 완역 | 완역 | |
| 9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12 | J.W.v.괴테 | 박환덕 | 1984 | 汎友社 | 16-511 | 완역 | 완역 | |
| 93 | 파우스트 | 괴테의 파우스트 | 地下鐵문고 44 | 괴테 | 地下鐵문고 편집부(지하철문고 편집부) | 1984 | 地下鐵문고社 | 9-190 | 개작; 중역 | 개작; 중역 | 일본 번역가가 희곡 원문을 소설로 개작한 것을 번역했음을 밝힘 |
| 94 | 파우스트 | 괴테의 파우스트 | 地下鐵 44 | 괴테 | 지하철문고 편집부 | 1984 | 地下鐵文庫社 | 7-190 | 개작 | 개작 | 일본에서 소설로 개작한 책을 중역 |
| 9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삼성판 세계문학전집 7 | 괴테 | 朴贊機 | 1984 | 삼성출판사 | 15-504 | 완역 | 완역 | |
| 96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12 | J.W.v.괴테 | 박환덕 | 1984 | 汎友社 | 16-511 | 완역 | 완역 | |
| 9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괴테 | 이만성 | 1984 | 민들레 | 27-315 | 편역 | 편역 | 1부만 번역 | |
| 9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주니어 世界文學 52 | 괴테 | 이영구 | 1985 | 금성출판사 | 10-224 | 편역 | 개작 | 역자가 독자층을 고려하여 문장과 내용을 다듬었음을 밝힘 |
| 99 | 파우스트 | 다이아몬드 世界文學大全集, 7 파우스트 | 7 | 괴테 | 鄭仁鎬(정인호) | 1985 | 靑化 | 7-427 | 완역 | 완역 | 초판에는 역자가 (心溪)鄭周永으로 적혀 있으나 이후 재판들에는 정인호로 적혀 있기에 이를 표기함 |
| 100 | 파우스트 | 世界文學大全集 5 | (新編)世界文學大全集 5 | 괴테 | 박환덕 | 1985 | 信永出版社 | 209-521 | 편역 | 완역 | |
| 10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주니어 世界文學=, World literature for junior 52 | 괴테 | 이영구 | 1985 | 금성출판사 | 10-224 | 편역 | 개작 | 1부를 소설로 개작, 괴테의 격언들 포함 |
| 102 | 파우스트 | 다이아몬드 世界文學大全集 7 | 다이아몬드 世界文學大全集 7 | 괴테 | 鄭仁鎬 | 1985 | 靑化 | 7-427 | 완역 | 완역 | 초판에는 역자가 (心溪)鄭周永으로 적혀 있으나 이후 재판들에는 정인호로 적혀 있기에 이를 표기함 |
| 103 | 시인은 누구인가 | 그리고 우리는 하나가 되었다 | 괴테 | 이충진 | 1986 | 하나 | 219-220 | 편역 | 편역 | 역자가 괴테를 비롯한 여러 작가의 작품들에서 임의로 발췌역하여 엮음, 소제목은 역자가 임의로 붙임, 본문 말미에 역자가 '파우스트 중에서'라고 표기함 | |
| 104 | 파우스트 | 世界文學全集 7 | 世界文學全集 7 | 괴테 | 金良順(김량순) | 1986 | 良友堂 | 9-489 | 완역 | 완역 | |
| 10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學園세계문학 3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이인웅 | 1986 | 學園社 | 13-438 | 완역 | 완역 | |
| 106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大全集 3 | 괴테 | 姜斗植(강두식) | 1986 | 三省堂 | 51-539 | 완역 | 완역 | |
| 10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범한판 세계문학 27 | 괴테 | 朴鍚一 | 1986 | 汎韓出版社 | 19-442 | 완역 | 완역 | |
| 10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Ⅰ | Grand Books 19 - 20 | 괴테 | 김양순 | 1986 | 일신서적공사 | 11-270 | 완역 | 편역 | 2권 중 1권 |
| 109 | 파우스트 | 파우스트 Ⅱ | Grand Books 19 - 20 | 괴테 | 김양순 | 1986 | 일신서적공사 | 271-489 | 완역 | 편역 | 2권 중 2권 |
| 110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大全集=, (The)World literature 3 | 괴테 | 姜斗植 | 1986 | 三省堂 | 51-539 | 완역 | 완역 | |
| 11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全集=, (The)World literature 7 | 괴테 | 金良順 | 1986 | 良友堂 | 9-489 | 완역 | 완역 | |
| 11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學園세계문학 3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이인웅 | 1986 | 學園社 | 13-438 | 완역 | 완역 | |
| 11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괴테 | 姜斗植(강두식) | 1987 | 乙酉文化社 | 3-566 | 편역 | 완역 | ||
| 114 | 파우스트 | 세계 문학의 이해와 감상:중, 고등학생을 위한 문학 요양서 | 괴테 | 확인불가 | 1987 | 대일출판사 | 296-302 | 개작 | 개작 | 요약본 | |
| 115 | 파우스트 | 젊은 베르테르의 번민, 파우스트 | 골든世界文學全集=, (The)Golden classics 5 | 괴테 | 박환덕 | 1987 | 中央文化社 | 141-496 | 편역 | 완역 | |
| 116 | 파우스트 비극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오만과 편견 | 동서세계문학전집 6 | 괴테 | 이효상 | 1987 | 동서문화사 | 9-256 | 편역 | 완역 | |
| 11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괴테 | 姜斗植 | 1987 | 乙酉文化社 | 3-566 | 편역 | 완역 | ||
| 11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삼성기획신서 9 | 괴테 | 홍건식 | 1988 | 삼성기획 | 13-467 | 완역 | 완역 | |
| 119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번민 | Silver world literature 1 | 괴테 | 박환덕 | 1988 | 中央文化社 | 7-392 | 편역 | 완역 | |
| 120 | 파우스트 | (소설로 엮은)파우스트 | 괴테 | 서석연 | 1988 | 선문 | 16-234 | 편역 | 편역 | ||
| 121 | 파우스트 비극 | 파우스트, 젊은베르테르의 슬픔 | 동서세계문학전집 5 | 괴테 | 이효상 | 1988 | 동서문화사 | 9-256 | 편역 | 완역 | <헤르만과 도로테아>수록 |
| 12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우리시대의)세계문학=, Kemongsa's literary works 4 | 괴테 | 강두식 | 1988 | 계몽사 | 1-402 | 편역 | 완역 | |
| 12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Ever green classic 5 | 괴테 | 이효상 | 1988 | 학원출판공사 | 9-256 | 편역 | 완역 | |
| 12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삼성기획신서 9 | 괴테 | 홍건식 | 1988 | 삼성기획 | 13-467 | 완역 | 완역 | |
| 12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靑木精選世界文學 9 | 괴테 | 김애경 | 1989 | 靑木 | 7-441 | 완역 | 완역 | |
| 126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名作 100選 34 | 괴테 | 김양순 | 1989 | 일신서적공사 | 11-485 | 완역 | 완역 | |
| 12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세계대표문학선 | 괴에테 | 장인기 | 1990 | 세진출판사 | 20-360 | 완역 | 완역 | |
| 12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터의 슬픔 | (High seller) 世界文學大全集, (The) world literature 4 | 괴테 | 박환덕 | 1990 | 교육문화사 | 11-443 | 편역 | 완역 | |
| 129 | 파우스트 1 | 파우스트 1 | 한권의 책 193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이인웅 | 1990 | 學園社 | 11-214 | 편역 | 완역 | 2권 중 1권 |
| 130 | 파우스트 2 | 파우스트 2 | 한권의 책 194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이인웅 | 1990 | 學園社 | 11-220 | 편역 | 완역 | 2권 중 2권 |
| 131 | 파우스트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헤르만과 도로테아, 파우스트 | (벨라주) 世界文學大全集 5 | 괴테 | 박환덕 | 1990 | 신영출판사 | 209-521 | 편역 | 완역 | |
| 13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詩 | World's famous classics, (金星版)世界文學大全集= 16 | 괴테 | 徐石演 | 1990 | 金星出版社 | 3-463 | 편역 | 완역 | |
| 13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세계대표문학선 | 괴에테 | 장인기 | 1990 | 세진출판사 | 20-360 | 완역 | 완역 | |
| 13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혜원세계문학 10 | J.W.V.괴테 | 김훈 | 1991 | 혜원출판사 | 3-470 | 완역 | 완역 | |
| 13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명작의 고향 1 | 괴테 | 신태동 | 1991 | 예가 | 27-377 | 완역 | 완역 | |
| 136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혜원세계문학 10 | J.W.V.괴테 | 김훈 | 1991 | 혜원출판사 | 3-470 | 완역 | 완역 | |
| 13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Hongshin elite book's 26 | J.W.괴테 | 정광섭 | 1992 | 홍신문화사 | 11-466 | 완역 | 완역 | |
| 13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베스트세계문학 10 | 괴테 | 김정진 | 1992 | 신원문화사 | 7-415 | 완역 | 완역 | |
| 139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세계문학, (The)Eeom Han's world literature 2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朴錫一(박석일) | 1992 | 韓國圖書出版中央會 | 17-442 | 완역 | 완역 | |
| 140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The World literature, 世界文學大全集 3 | 괴테 | 강두식 | 1992 | 三省堂 | 51-539 | 완역 | 완역 | |
| 14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세계문학, (The) Eeom Han's world literature 2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朴錫一 | 1992 | 韓國圖書出版中央會 | 17-442 | 완역 | 완역 | |
| 14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Hongshin elite book's 26 | J.W.괴테 | 정광섭 | 1992 | 홍신문화사 | 11-466 | 완역 | 완역 | |
| 14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포에버북스 33 | J.W.괴테 | 정성호 번역센터 | 1993 | 오늘 | 11-504 | 완역 | 완역 | |
| 14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하서세계문학 1 | 괴테 | 박석일 | 1993 | 하서 | 17-442 | 완역 | 완역 | |
| 14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포에버북스 33 | J.W.괴테 | 정성호 번역센터 | 1993 | 오늘 | 11-504 | 완역 | 완역 | |
| 146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우리시대의 세계문학 2 | 괴테 | 강두식 | 1994 | 계몽사 | 9-451 | 완역 | 완역 | |
| 14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골든세계문학선 11 | 괴테 | 박환덕 | 1994 | 중앙미디어 | 3-363 | 편역 | 완역 | |
| 14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골든세계문학선 11 | 괴테 | 박환덕 | 1994 | 중앙미디어 | 3-363 | 편역 | 완역 | |
| 149 | 파우스트 (상) | 파우스트 (상) |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44166 | J.W.v.괴테 | 박환덕 | 1995 | 범우사 | 13-307 | 편역 | 완역 | |
| 150 | 파우스트 (하) | 파우스트 (하) |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44167 | J.W.v.괴테 | 박환덕 | 1995 | 범우사 | 8-265 | 편역 | 완역 | |
| 15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High class book 18 | 괴테 | 홍건식 | 1995 | 육문사 | 13-467 | 완역 | 완역 | |
| 15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Great book L4 | 괴테 | 이효상 | 1995 | 오늘의 책 | 9-456 | 편역 | 완역 | |
| 153 | 파우스트 (상) | 파우스트 (상) |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12-1 | J.W.v.괴테 | 박환덕 | 1995 | 범우사 | 13-307 | 편역 | 완역 | |
| 154 | 파우스트 (하) | 파우스트 (하) |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12-2 | J.W.v.괴테 | 박환덕 | 1995 | 범우사 | 8-265 | 편역 | 완역 | |
| 15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Great book L4 | 괴테 | 이효상 | 1995 | 오늘의 책 | 9-456 | 편역 | 완역 | |
| 156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High class book 18 | 괴테 | 홍건식 | 1995 | 육문사 | 13-467 | 완역 | 완역 | |
| 157 | 파우스트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 Selection for thinking & writing, 사고·논술 컬렉션 11 | J.W.괴테 | 김균희 | 1996 | 종로학원, 계몽사 | 145-278 | 편역 | 편역 | |
| 158 | 파우스트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 Selection for thinking & writing, 마당 사고·논술 텍스트 100선 28 | J.W.괴테 | 김균희 | 1996 | 마당미디어 | 145-278 | 편역 | 편역 | |
| 159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괴테전집 3 | 괴테 | 정서웅 | 1997 | 민음사 | 7-566 | 완역 | 완역 | |
| 160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비극 제1부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소 고전총서, 서양-문학 7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박환덕 | 1998 | 서울대학교출판부 | 1-223 | 편역 | 편역 | |
| 16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비극 제1부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소 고전총서, 서양-문학 7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박환덕 | 1998 | 서울대학교출판부 | 1-223 | 편역 | 편역 | |
| 162 | 파우스트 1 | 파우스트 | 세계문학전집 21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정서웅 | 1999 | 민음사 | 7-249 | 편역 | 완역 | |
| 163 | 파우스트 2 | 파우스트 | 세계문학전집 22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정서웅 | 1999 | 민음사 | 7-389 | 편역 | 완역 | |
| 16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하나의 비극 | Johann Wolfgang von Goethe | 최두환 | 2000 | 시와 진실 | 9-229 | 편역 | 편역 | ||
| 165 | 파우스트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 사고·논술 텍스트 100선=, Selection for thinking & writing 28 | J.W.괴테 | 김균희 | 2002 | 뉴턴코리아 | 145-278 | 편역 | 편역 | |
| 166 | 파우스트 상 | 파우스트 1 | (논리논술)일삼일팔 세계문학 59 | 괴테 | 확인불가 | 2002 | 삼성교육개발원 | 9-133 | 개작 | 개작 | |
| 167 | 파우스트 하 | 파우스트 2 | (논리논술)일삼일팔 세계문학 60 | 괴테 | 확인불가 | 2002 | 삼성교육개발원 | 9-118 | 개작 | 개작 | |
| 16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밀레니엄북스 4 | 괴테 | 김정진 | 2002 | 신원문화사 | 11-534 | 완역 | 완역 | |
| 169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정경석 | 2003 | 문예출판사 | 29-578 | 완역 | 완역 | ||
| 170 | 파우스트 | (최초 소설) 파우스트. 하 | J.W.V. 괴테 | 최승 | 2004 | 동문사 | 15-351 | 개작 | 개작 | ||
| 171 | 파우스트 | (최초 소설) 파우스트. 상 | J.W.V. 괴테 | 최승 | 2004 | 동문사 | 13-361 | 개작 | 개작 | ||
| 17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논술대비 세계 명작 80 | 괴테 | 확인불가 | 2005 | 지경사 | 8-204 | 편역 | 편역 | |
| 17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World literature for junior, 논리논술과 함께 하는 세계문학, 주니어 논술문학= 17 | 괴테 | 확인불가 | 2005 | 삼성비엔씨 | 9-196 | 개작 | 개작 | |
| 17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삶의 다양한 이야기, 논술대비 세계명작문학 68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조원규 | 2005 | 한국헤밍웨이 | 11-79 | 개작 | 개작 | |
| 17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골든세계문학전집, (The) golden classics 8 | 괴테 | 박환덕 | 2005 | JDM중앙출판사 | 3-363 | 편역 | 완역 | |
| 176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문학동네 세계문학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이인웅 | 2006 | 문학동네 | 7-408 | 완역 | 완역 | |
| 17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명작, 아이세움 논술 29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확인불가 | 2006 | 대한교과서 | 24-169 | 개작 | 개작 | |
| 17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초등학교·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논리논술 세계 대표 문학, 그랑프리 세계 대표 문학 15 | 괴테 | 확인불가 | 2006 | 삼성비엔씨 | 9-120 | 편역 | 편역 | |
| 179 | 파우스트 | 파우스트 1 | 책세상문고 세계문학 35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김수용 | 2006 | 책세상 | 7-306 | 완역 | 완역 | |
| 180 | 파우스트 | 파우스트 2 | 책세상문고 세계문학 35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김수용 | 2006 | 책세상 | 317-771 | 완역 | 완역 | |
| 18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는) 논술대비 세계문학 20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확인불가 | 2006-2008사이 | 한국헤밍웨이 | 9-206 | 편역 | 편역 | |
| 18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World book 60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곽복록 | 2007 | 동서문화사 | 11-589 | 편역 | 완역 | |
| 18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장남준 | 2008 | 하서출판사 | 7-395 | 완역 | 완역 | ||
| 18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열린책들 세계문학 73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김인순 | 2009 | 열린책들 | 7-473 | 완역 | 완역 | |
| 18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1 | 세계문학전집 9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이인웅 | 2009 | 문학동네 | 7-302 | 완역 | 완역 | |
| 186 | 파우스트 | 파우스트. 2 | 세계문학전집 10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이인웅 | 2009 | 문학동네 | 11-462 | 완역 | 완역 | |
| 18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강두식 | 2010 | 누멘 | 31-334 | 완역 | 완역 | ||
| 18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대학권장도서 베스트 9 | 괴테 | 김정진 | 2010 | 신원문화사 | 10-496 | 완역 | 완역 | |
| 189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문예 세계문학선 76 | 괴테 | 정경석 | 2010 | 문예출판사 | 30-631 | 완역 | 완역 | |
| 190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일송세계명작선집 = (The)classic literature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정덕환 | 2010 | 일송북 | 10-484 | 완역 | 완역 | |
| 191 | 중학생이 보는 파우스트 | (중학생이 보는) 파우스트 | 중학생 독후감 따라잡기 101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김정진 | 2011 | 신원문화사 | 10-534 | 편역 | 편역 | |
| 19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홍신세계문학 1 | J.W.괴테 | 정광섭 | 2011 | 홍신문화사 | 6-487 | 완역 | 완역 | |
| 19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반석영한대역 시리즈 15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김지은 | 2011 | 반석출판사 | 8-196 | 편역 | 편역 | |
| 19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웅진 명작 도서관 45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조원규 | 2012 | 웅진씽크빅 | 7-116 | 개작 | 개작 | |
| 19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1 | 펭귄 클래식, Penguin classics 133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김재혁 | 2012 | 웅진씽크빅 | 7-273 | 완역 | 완역 | |
| 196 | 파우스트 | 파우스트 2 | 펭귄 클래식, Penguin classics 134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김재혁 | 2012 | 웅진씽크빅 | 9-442 | 완역 | 완역 | |
| 197 | 파우스트 | (삽화본) 파우스트 | 정산 삽화본 특선 20 | 괴테 | 계용묵 | 2013 | 정산미디어 | 8-183 | 개작 | 개작 | |
| 19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SAT 스토리북 6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FL4U컨텐츠 | 2013 | 반석출판사 | 7-198 | 편역 | 편역 | |
| 199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장편 소설, 세계문학산책 10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붉은여우 | 2013 | 넥서스 | 7-202 | 개작 | 개작 | |
| 200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을유세계문학전집 74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장희창 | 2015 | 을유문화사 | 9-788 | 완역 | 완역 | |
| 20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곽복록 | 2016 | 동서문화사 | 11-708 | 편역 | 완역 | ||
| 20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제4차 산업혁명 세대를 위한) 생각하는 힘 시리즈,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19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진형준 | 2017 | 살림 | 10-228 | 개작 | 개작 | |
| 20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강두식 | 2018 | 누멘 | 47-528 | 편역 | 완역 | ||
| 20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1 | 괴테 전집 1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전영애 | 2019 | 길 | 52-619 | 완역 | 대역 | |
| 20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2 | 괴테 전집 2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전영애 | 2019 | 길 | 10-891 | 완역 | 완역 | |
| 206 | 파우스트 | 파우스트 1 | 세계문학시리즈 5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윤용호 | 2021 | 종문화사 | 9-295 | 완역 | 완역 | |
| 20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2 | 세계문학시리즈 6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윤용호 | 2021 | 종문화사 | 9-428 | 완역 | 완역 | |
| 20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부클래식 87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김홍진 | 2021 | 부북스 | 7-736 | 완역 | 완역 |
번역비평
4.1. 파우스트 번역비평 - 일제강점기 4.1.1. 번역 현황 및 개관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파우스트>는 독일 문학사상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히는데, 번역가의 입장에서는 최고로 번역하기 어렵기도 하다. 이 작품은 (한 장면을 제외한) 전체가 총 12,111행의 운문으로 된 극시(劇詩)로 양적인 방대함만으로도 번역자에게는 큰 도전인데, 하나하나의 시행을 이루는 운율을 언어체계가 완전히 다른 한국어로 살리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래서 <파우스트>는 독일의 여느 문학작품보다 일찍 이 땅에 알려졌고 고전의 반열에 올랐으나 이 작품이 완역되기까지, 또 괴테의 독일어 원작을 저본으로 하는 직접 번역이 이루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파우스트> 번역의 역사에 있어서 초창기인 일제강점기 동안에는 총 7종의 번역이 확인된다.
| 번역자 | 제목 | 발행지 | 발행시기 | 수록면 | 저본정보 | 번역유형 | 괴테의 원작 기준 번역된 시행 숫자 |
|---|---|---|---|---|---|---|---|
| 극웅 | ᅋᅡ우스트 (I) | 현대 | 1920.3 | 41 | 없음 | 발췌역 | 326-397 행 |
| 극웅 | ᅋᅡ우스트 (II) | 현대 | 1920.4 | 39-40 | 없음 | 발췌역 | 1064-1099 행 |
| 역자미상 | 없음 | 학지광 | 1921.6 | 7 | 없음 | 발췌역 | 1607-1626 행 |
| 하태용 | 파우스트 | 청년 | 1927.11 | 76 | 없음 | 부분역 | 1-32 행 |
| 조희순 | ᅋᅡ우스트 | 중앙 | 1934.9 | 72-79 | 없음 | “초역” | 별도표기 |
| 권환 | ᅋᅡ우스트 (1) | 시학 | 1939.5 | 32-34 | 없음 | 부분역 | 1-32 행 |
| 권환 | ᅋᅡ우스트 (2) | 시학 | 1939.8 | 33-36 | 없음 | 부분역 | 33-107행 |
최초의 번역은 극웅 최승만이 1920년 잡지 <현대> 3월호와 4월호에 <ᅋᅡ우스트 (I)>과 <ᅋᅡ우스트 (II)>로 실은 두 편이었다. 이듬해인 1921년에 역자의 이름과 제목이 제시되지 않은 채 매우 짧은 번역이 잡지 <학지광>에 실렸으며, 1927년에는 하태용이 책머리에 있는 헌사를 번역했다. 30년대에는 조희순의 번역과 권환의 번역이 있는데, 1939년 권환의 번역을 끝으로 일제강점기에는 더 이상의 번역이 나오지 않았다.
<파우스트>는 헌사, 무대에서의 서연, 천상의 서곡, 비극 1부, 비극 2부로 구성되어 있다. 헌사, 무대에서의 서연, 천상의 서곡을 프롤로그 혹은 겉이야기라고 하고, 비극 1부와 2부를 속이야기(Binnengeschichte)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중 일제강점기에는 겉이야기와 1부 중 일부가 상당히 단편적으로 번역되었다. 극웅의 번역은 특정 단락만 발췌한 발췌역이었고, 하태용과 권환은 헌사와 무대 위 서연 장면만 번역한 부분역이었다. <파우스트> 1부 전체를 대상으로 하되, 선택적으로 발췌해서 초역한 조희순의 번역이 가장 긴데 그마저도 8쪽 분량에 그친다(B5판, 한 면에 세로 3단). 결과적으로 일제강점기에 출간된 <파우스트>의 번역 7종의 분량을 다 합하면 작품의 약 4.5% 정도이다.
<파우스트> 번역자들은 일본에서 서양의 사상과 문화를 접한 젊은이들로, 일본에 체류할 당시에 번역했거나(극웅), 일본에서 독일어를 전공한 전문가로 번역하였다(조희순, 하태용). 극웅 최승만과 신원이 불분명한 하태용은 저술 활동을 시작한 20대 초반에 번역했고, 조희순과 권환도 번역을 할 당시 30대의 젊은 나이였다. 당시 서양 문학의 수용과 이입은 일본과 일본어를 경유하는 게 보편적이었고, <파우스트> 번역자들도 일본어 번역본을 통해서 작품을 접했을 것이다. 그런데 번역자들은 언제 어디서 어떤 언어로 출판된 책 <파우스트>를 저본으로 사용했는지 밝히지 않는다. 저본 정보가 없으며 번역자에 대해 알려진 사실도 극히 제한적이어서, 이들이 출발어 내지 기점언어와 맺는 관계에는 공백으로 비어 있는 부분들이 아주 많다. 그래서 일제강점기 <파우스트> 번역을 분석하는 비평자는 정황만으로 복잡한 사건을 밝혀야 하는 탐정의 처지와 비슷하다. 최승만과 하태용은 독일어를 알았다고 추리할 자료가 없고, 아마도 이들은 일본어 번역이 기점언어였던 걸로 짐작된다. 일본에서 독일어를 전공한 조희순과 권환은 독일어 원작을 직접 마주했을 테지만, 번역할 때는 일본어 번역들이 기존의 번역이기에 이를 참조했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어를 매개로 했다고 해서 일본어 번역을 다시 번역했다고 섣불리 추론하거나 예단할 수는 없다. 일제강점기에 <파우스트>를 번역하는 번역자는 오늘날과는 전혀 다른 번역의 지평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그 시대의 번역은 번역하기를 통해서 도착어인 한국어를 고안하고, 근대 문학장을 형성하고, 작가와 독자를 새롭게 만들고 구성하는 지적 모험이었다. 번역의 목적은 서양의 진보를 가능하게 만든 근대적인 것들을 서둘러 이입하고 이식하는 데 있었고, 번역자들은 민족계몽을 선도하겠다는 책임을 스스로 떠안고 그에 필요한 지식과 교양의 재료들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고자 했다. 일본어 번역을 번역했더라도 그 안에서 서구적인 것, 근대적인 것을 찾아내서 조선어로 표현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그들의 번역은 중역이지만 중역에서 비껴 있고, 원전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거나 은연중에 충실하지 않았기에 번역이지만 번역이 아니다. 번역자들은 번역과 중역과 창작의 경계들을 무시로 이동하는데, 이런 현상이 오늘날 통용되는 번역의 윤리로 이들의 번역에 다가갈 수 없도록 한다. 그보다는 번역에의 의지와 실현을 둘러싸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번역 경험들을 맥락화하는 것이 더 합당해 보인다.
아래에서는 역자 미상의 번역을 제외한 개별 번역들이 무엇을, 왜, 어떻게 번역했는지 번역이 이루어진 지평을 고려하면서 살펴보기로 한다.
4.1.2. 개별 번역 비평
1) 극웅 역의 <ᅋᅡ우스트 (I)>(1920.3) 2) 극웅 역의 <ᅋᅡ우스트 (II)>(1920.4)
<파우스트>의 최초 번역은 1920년 기독교 계열의 잡지 <현대>에 실린 <ᅋᅡ우스트 (I)>과 <ᅋᅡ우스트 (II)>이다. 번역자 극웅은 본명이 최승만(1897~1984)으로 1917년 일본 동경관립외국어학교 노어과에 입학했으나 1919년 2.8 독립선언으로 중퇴했다. 그는 일본에 체류하면서 유학생들이 만든 잡지 <학지광(學之光)>의 편집위원, 최초의 종합문예지였던 <창조(創造)>의 동인, 조선기독청년회의 잡지 <현대>의 주간 등으로 활동했다. 최승만은 일본 유학 전에 영어를 배웠으나 (그는 훗날 미국 유학의 경험도 있다), 독일어 학습 관련 기록은 전무하다. 그가 특별히 독일 문학에 관심을 가졌는지도 알 수 없지만 <ᅋᅡ우스트 (I)> 번역이 발표되기 한 달 전 잡지 <창조>에 기고한 글에서 “괴테가 소년시대에 베테르의 비애라는 연애소설을 썼고 원숙한 시대에 파우스트 같은 이상적 작품이 생긴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으며, 또한 같은 글에서 “남의 말도 많이 듣고 남의 글도 많이 보아야 하고 많이 듣고 본 바를 우리 사회에 많이 전달해 주어야 할 책임”을 말하는 것으로 보아, 그는 <파우스트>를 읽고 어떤 인상을 받았으며 그것을 마땅히 알려야 한다는 책임감에 추동되어 번역한 것으로 짐작된다. 극웅은 번역에 부쳐 “독일문호 괴테의 걸작인 파우스트 중에서 매월 조금씩 번역해 보겠다”고 하면서 번역기획을 밝히는데, 이 외 저본정보, 작가소개, 작품소개 등은 제공하지 않으며 왜 특정 단락을 번역의 대상으로 삼는지 그 선택의 동기도 밝히지 않는다. 괴테의 <파우스트>와 극웅의 <ᅋᅡ우스트>를 마주 세워보면 극웅의 번역에 흩뿌려진 오역과 굴절, 왜곡이 드러나는데, 그는 애초에 독일어이든 일본어이든 기점언어의 자구를 충실하게 옮기기보다는 <파우스트>에서 어떤 근대적인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번역의 형식에 실어 표현하려고 한 것 같다. <ᅋᅡ우스트>(I)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이것은 밤 장면 중 한 단락으로(386행-397행), 학자로 살아온 인생에 깊이 회의하는 파우스트가 책상에 비치는 달빛을 보면서 독백하는 부분이다. 여기서 파우스트는 달빛을 친구 삼아서 자연으로 가서 생기를 회복하고 싶은 마음을 읊는다. 괴테의 원작에서는 시행의 수가 12행인데 극웅의 번역에는 21행으로 길어진 것이 눈에 띈다. 극웅이 많은 것들을 첨가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voller Mondschein (가득한 달빛)”을 “허공(虛空)에 뜬 밝고 둥근달”로 부연 설명하고, “An diesem Pult herangewacht (책상 앞에서 깨어있었다)”를 “이 冊床에서 잠이루지 못하고/깊은밤 지난일이 얼마나 많엇는가”라고 창작에 가까운 번역을 한다. 무엇보다도 독일어 원문에 없는 표현들, 이를테면 “나를 묶은”, “자유롭게”, “나의 몸을” 등을 추가하는 게 두드러지는데, 원작의 “Mitternacht (깊은 밤)”라는 한 어휘에서는 “너는 사람들이, 버레들이,/ 소래없이 잘 ⎯ 밤中에”라는 구절을 추가하여 창작으로 이행하기도 한다.
문자적으로는 국한문혼용체로 옮기는데, 한자로 쓸 수 있는 것은 모두 한자를 쓰고 “골속”과 “이슬”처럼 한글로 쓸 때는 괄호에 한자를 병기한다. 더불어 문체적인 변환이 있다. 파우스트의 이 독백은 운율을 갖고 있는데, 위에 인용한 구절에서는 두 시행이 각운을 맞춘 크니텔시행(aa, bb, cc)이며, 각 시행의 마지막 두 음절이 강하게 발음되다가 약하게 발음되는 여성형 카덴차를 갖추고 있어서, 율독하면 마치 달빛의 흐름처럼 호흡의 흐름이 끊어지지 않고 유연한 리듬을 만들어낸다. 극웅의 번역에서는 각 문장이 종결어미 “업슬가”로 끝맺고 이것이 네 번 반복되며 “들우에 ― ”처럼 긴 줄표로 여운을 표시하여 운문의 리듬이 생기도록 한다. 이는 독일어 원문의 운율 규칙과 다를 뿐 아니라 음보율 중심이던 조선의 시가 운율과도 달라 보인다.
극웅은 두 번째 번역 <ᅋᅡ우스트 (II)>에서도 파우스트가 자연을 동경하는 대사를 번역 대상으로 선택한다. 여기서 파우스트는 조수인 바그너를 청자로 말하지만, 그의 대사는 점점 모놀로그에 가까워진다. 파우스트는 저녁 해가 지는 것을 눈으로 따라가면서 마음속에서 일몰의 장엄한 광경을 상상하고 태양을 향해 드높이 비상하고 싶은 바람을 피력한다. 그러니까 극웅은 한 번은 달빛에 건네는 독백을 선택했고 다른 한 번은 일몰하는 태양에 부치는 대사를 발췌하여 옮긴 것이다. 괴테는 달빛이 나오는 모놀로그를 1772년과 1773년 무렵에 썼고, 일몰의 해가 나오는 모놀로그를 1800년경에 썼다. 약 30년의 시간적 차이가 있으나 파우스트가 자연을 동경하고 자연과 하나가 되고 싶어 하는 점에서는 주제와 분위기가 놀랍도록 유사하다. 이 점에서 파우스트의 대사는 극웅처럼 조선에서 태어나서 자란 이에게도 이질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극웅이 번역한 자연은 개인적 자의식에 눈뜬 화자가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의지와 비상하려는 동경을 표출하는 공간으로, 속세를 등진 주체가 귀거래를 하는 의미가 강한 조선의 자연과 다르다. 극웅은 파우스트가 그의 욕망을 투사하는 자연에서 근대적 개인을 발견하고 자신의 심경과 동일시한 것이다.
3) 하태용 역의 <파우스트 (Faust) (一)>(1927)
1927년 개신교 잡지 <청년>에 <파우스트>의 헌사 번역이 실렸다. 번역자의 이름은 하태용(河泰鏞)인데, 신원 미상이며 창작활동, 번역활동 등 이력에 대해서 현재까지 밝혀진 바 없다. 그런데 이름의 한자는 <백치 아다다>를 쓴 소설가 계용묵(1904-1961)의 또 다른 이름과 같다. 계용묵이 외국문학 관련 서적들을 탐독했고 1925년에 이미 등단하여 창작활동을 했다는 점, 그리고 1958년에 <파우스트>를 번안했다는 점에서 그가 이 작품을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독자에 머물지 않고 번역을 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보지만, 계용묵 스스로는 이와 관련된 언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번역자 하태용과 소설가 계용묵의 동일인 여부는 그저 짐작만 할 뿐이고 더 많은 실증적인 자료들이 발굴되어야 할 것이다. 하태용은 극웅과 마찬가지로 <파우스트>의 번역을 여러 번에 걸쳐서 할 생각이었는지 제목 <파우스트 (Faust)>에 (一)이라는 순서를 붙였고, 책머리에 있는 헌사를 번역하면서 “ᄭᅰ테가 一七九七年(四八歲時)에 오래 中絶하엿든 파우스트 第一部의 再製作에 着手하엿슬ᄯᅢ에 獻頌한 感想詩”로 설명한다. 감상시라는 규정은 극시에 속하는 헌사의 성격을 오해했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당시 낭만주의의 소개와 이입에 치중되었던 서양 문학의 수용 경향을 반영한다고도 볼 수 있다. 하태용이 번역한 헌사는 아래 권환의 번역 <ᅋᅡ우스트 (1)>에서 제시토록 한다.
4) 조희순 역의 <戱曲 ᅋᅡ우스트 悲劇第一部>(1934)
1930년대에는 1920년대와 다른 번역풍경이 펼쳐진다. 괴테가 세계적인 대문호로 널리 알려졌으며, <파우스트>는 작가의 걸작으로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 다른 한편, 서양 문학의 번역과 관련해서는 일본어 중역을 배척하고 원서를 직접 번역하는 당위성에 대한 인식이 관철된다. 일례로 1939년 권환이 번역한 <ᅋᅡ우스트 (1)>에는 번역자가 독문학을 전공했다고 밝히는 “편집자의 말”이 첨가되어 있는데, 이는 원작의 직접 번역을 원하는 시대적 요청에 호응하면서 해당 번역이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 번역임을 보증한다. 그리고 1930년대에는 일본에서 독일어와 독문학을 전공하고 작가와 작품에 대해 전문적 식견을 갖춘 이들이 등장했다. 그중 조희순(1905~?)은 도쿄제국대학에서 독문학을 전공했고 귀국 후 독일어 교수로 재직했으며 괴테에 대한 글도 다수 발표하여 독일 문학과 괴테의 국내 수용에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조희순은 1934년에 <파우스트> 1부를 번역해서 <戱曲 ᅋᅡ우스트 悲劇第一部>라는 제목으로 월간종합잡지 <중앙>에 게재했다. 번역의 첫 면은 여러모로 이전의 번역들과 차별되는 곁텍스트(Paratext)를 담고 있다. 번역자는 제목 파우스트 위에 희곡, 제목 아래에는 비극 제1부라는 부제를 붙여 이 작품의 장르, 성격, 구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리고 번역자의 이름 밑에 원작을 발췌해서 옮기는 번역이라는 “抄譯(초역)”을 부기하여 번역의 유형도 밝힌다. 이와 함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한 단을 차지하고 있는 동판화이다. 1620년경 미하엘 헤르가 그린 그림으로 악마들과 마녀들이 벌이는 축제의 오르기(Orgie)를 표현하는데, 오늘날까지도 <파우스트>의 ‘발푸르기스의 밤’ 장면의 이미지로 차용되곤 한다. 그런데 정작 조희순의 번역에서는 발푸르기스의 밤이라는 어휘조차도 언급되지 않기 때문에 이 원색적인 그림이 번역의 서두에, 텍스트의 맥락을 탈각한 채, 조선중앙일보사라는 유력한 신문사가 발간한 대중잡지에 실린 까닭이 사뭇 궁금증을 유발한다. 분명 독자의 시선을 끌려는 상업적 전략이 있을 터이고, 독자는 당시 경성에서 막 깨어나기 시작한 에로티시즘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 그림을 소비했을 것이다. 요컨대 이 그림은 텍스트와 유리된 채, 소비자본주의와 결탁한 대중문화가 생산한 에로티시즘이라는 조선이 맞이한 서양식 근대화의 한 국면을 가리키는 기호로 작용한다.
조희순은 번역에 앞서 상세한 작가소개와 작품해설을 제시한다. 그는 괴테를 셰익스피어, 단테와 함께 세계 삼대 시인으로 칭송하며, <파우스트>를 이 세계적 문호의 일생일대의 걸작으로 소개한다. 또 작품 생성, 구성, 내용에 대해서도 지면을 할애하여 설명한다. 개중에는 몇몇 잘못된 정보들이 있는데, 1부의 끝에 파우스트가 천국에 갔다가 갱생했다는 대목에서는 번역자가 파우스트를 끝까지 읽지 않았거나 원작으로 읽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조희순은 <파우스트> 1부의 25장면 전체를 번역의 대상으로 하는데, 실제로 번역한 장면과 시행은 아래와 같다.
| 번역한 장면/시행 | 번역한 부분의 내용 | 비고 |
|---|---|---|
| 밤/ 354-385 | 파우스트는 대학자이나 학문에 전념했던 삶을 돌아보며 깊은 회의와 큰 절망에 빠진다. | |
| 밤/ 463-500 | 파우스트가 지령을 불러내고, 불꽃으로 나타난 형상에 몹시 놀라지만 자신이 지령과 동류라고 주장한다. | 靈으로 표기 |
| 500-3163행은 줄거리 요약. | ||
| 정자/ 3163-3194 | 파우스트와 그레트헨이 서로 사랑을 확인한다. 그레트헨이 꽃점을 본다. | 장면 제목 제시 없음 |
| 그레트헨의 방/ 3374-3413 | 그레트헨의 독백이다. 파우스트를 열렬히 그리워하면서 그와의 사랑으로 파멸해도 괘의치 않겠다고 말한다. | “말가레-테의房”으로 표기 |
| 마르테의 정원/ 3477-3500 | 그레트헨이 파우스트에게 메피스토가 싫고 두렵다고 말한다. | 장면 제목 제시 없음. |
| 3500-4412행은 줄거리 요약. | ||
| 감옥/ 4412-4597 | 파우스트가 감옥에 갇힌 그레트헨에게 탈옥을 권하고, 그레트헨은 정신착란 상태에 있으나 죄의 대가를 받으려고 한다. | 해당 장면 거의 전부 번역 |
조희순이 번역한 시행의 수는 346행으로 이는 총 4612행인 <파우스트> 1부의 약 10% 정도이다. 그는 다섯 장면을 번역했는데 그레트헨의 방 장면은 전부 번역했고, 감옥 장면은 도입부와 마지막 15행을 제외한 거의 전체를 번역했다. 다른 세 장면은 부분적으로 발췌해서 번역하고, 번역에서 제외한 부분들은 말줄임표 “.........”로 표시했다. 나머지 20개의 장면은 줄거리를 짧게 요약해서 괄호 안에 제시한다. 조희순의 번역은 양적으로 보자면 원작을 심하게 축약한 것이지만 처음으로 <파우스트> 1부의 전모를 알려준 의의가 있다. 문체에서는 한자가 혼용되어 “暫間失禮합니다요” 같은 한자어 표기와 “學復” 바그너라는 일본식 한자도 있으나 한글의 사용이 확연히 늘었고, 인물들의 대화도 입말을 살려서 번역했다. 일제강점기 <파우스트> 번역 중 사실상 조희순의 번역만이 <파우스트>가 희곡으로 갖는 장르적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낸다.
조희순의 번역이 초역이면서 축역이기 때문에, 그가 무엇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원작의 구성적 측면, 인물적 측면, 주제적 측면 등에서 그 중요성이 과하게 강조되거나 반대로 크게 희석되거나 사라지기도 한다. 조희순이 선택한 장면들은 파우스트와 그레트헨의 사랑에 맞춰져 있다. 정자 장면, 그레트헨의 방 장면, 감옥 장면은 사랑에 빠진 연인, 사랑의 열병을 앓는 연인, 나락에 떨어져 파멸하는 연인의 이야기이다. 파우스트와 메피스토의 계약과 내기가 성사되는 저 유명한 서재 장면은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와 “여러 가지 철학상 의논”을 한 것으로만 언급된다. 인물의 측면에서 보면, 등장인물은 파우스트와 그레트헨 두 사람으로 압축되고 메피스토펠레스의 존재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메피스토펠레스의 대사는 그레트헨이 갇힌 감옥으로 들어오면서 내뱉는 한마디 “얼른 나갑시다! 그러잔으면 아모것도 안되요”에 불과하다. (심지어 여기서도 원문 4줄 대사 중 3줄이 번역에서 배제되었다). 이에 비해 조희순이 “가련하고 순진한 처녀”로 특징짓는 그레트헨의 대사는 상당히 많이 번역되고 그레트헨 비극이 절정에 이르는 감옥 장면에서는 그레트헨의 대사가 파우스트의 대사를 압도한다. 비극적인 운명의 감당할 수 없는 무게에 압도되어 정신을 놓아버린 그레트헨이 던지는 대사는 현재의 독자들도 감정이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절절함이 생생하게 번역되었다.
그레트헨의 독백으로만 이루어진 그레트헨의 방 장면은 전부 번역된다. 이 모놀로그는 매 시행이 서너 개의 낱말들로 이루어지고, 4개의 시행이 한 연을 이루며, 모두 10개의 연으로 구성된다.
내마음 安靜은 없어저 Meine Ruh’ ist hin, 내가슴 고이도 답답해 Mein Herz ist schwer; 찾어도 이마음 安靜은 Ich finde sie nimmer 도라를 안오리 永久히 Und nimmermehr.
이 연은 그레트헨 모놀로그의 첫 부분으로 소박하고 일상적인 말로 사랑에 빠진 마음을 노래한다. 독일어 원문은 2개의 강음이 있는 약-강격의 운율을 갖춘 시행들인데 조희순은 자국화를 거쳐 3-3-3의 음보율로 옮긴다. 이를 위해서 원문에 없는 낱말들을 삽입하기도 하고 원문의 의미를 전달하되 문자를 굴절시키며 심지어 오역도 불사한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연이 여기에 속한다.
그이가 행여나 오실까 Nach ihm nur schau’ ich 열고선 닷지오 窓門을 Zum Fenster hinaus, 그이를 행여나 마질까 Nach ihm nur geh’ ich 열고선 닷지오 大門을 Aus dem Haus
파우스트를 그리워하는 마음에 창밖을 내다보고, 집 밖으로 나가보는 내용인데, 조희순은 창문과 대문을 열었다 닫는 것으로 의도적인 오역을 한다. 그에게는 이 방법이 원문이 갖는 운율을 살리기 위한 결정이었을까?
마지막으로 <파우스트> 1부에는 학자의 비극과 그레트헨 비극이라는 두 개의 주제가 있는데 조희순의 번역에서 학자비극이 사라지다시피 한다. 밤 장면의 도입부 부분이 번역되긴 했으나 이로부터 학자비극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파우스트가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내기하는 계약을 “청년 시대에 맛보지 못한 환락을 마음대로 향락(亨樂)”하는 것으로 축소하고, 마녀한테서 “호리는 약(藥)”을 얻었다고 원문에 없는 내용을 첨가한다. 결과적으로 조희순의 번역은 괴테의 <파우스트>를 그레트헨이 주인공인 연애 비극으로 만들었다. 이는 자유연애가 사회적 이슈였던 20세기 초 ‘연애의 시대’에 경성이 번역의 시공간이었던 점과 깊이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 서양에서 유입된 ‘사랑’은 남녀 사이의 사적이고 배타적인 관계를 나타내는 어휘로 자리 잡고 개인성의 발견을 자유연애에서 찾는 경향이 퍼지면서, 신문, 잡지, 영화 등 대중매체를 접한 사람이라면 남녀의 연애는 자신이 잠재적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뜨거운 이슈였다. 요컨대 당대의 담론은 근대화의 관점에서 자유연애에 주목했고, 여기서 비롯한 시대적 감수성이 괴테의 인간드라마 <파우스트>를 연애드라마 <ᅋᅡ우스트>로 옮긴 역사적 지평이었을 것이다. 1934년은 나혜석의 이혼고백장이 경성을 발칵 뒤집었던 해이기도 했다.
5) 권환 역의 <ᅋᅡ우스트 (1)>(1939.5)
6) 권환 역의 <ᅋᅡ우스트 (1)>(1939.8)
권환(1903-1954)은 본명이 권경완(權景完)으로 1927년 일본 교토제국대학 독문학과를 졸업했고, 시인이자 비평가로 활동했다. 그는 문학 활동의 시작부터 프롤레타리아 계급성과 사회주의적 이념성이 강한 프로문학을 하였고 30년대에는 카프(KAPF: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동맹)의 주요 일원으로, 해방 후에는 조선문학가동맹의 핵심 인물로 활동했다. 권환은 문예잡지 <시학>에 <ᅋᅡ우스트 (1)>과 <ᅋᅡ우스트 (2)>의 제목으로 두 번에 걸쳐 번역을 실었는데, 그의 프로문학적인 경향성을 엿볼 수 있는 “역자의 간단한 말”은 남달리 특이하여 번역만큼이나 흥미롭다.
조희순이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면서 번역자의 프로필을 드러내지 않은 것과 자못 다르게 권환은, 프로문학 노선투쟁에서 다져진 비평가의 언변을 발휘하면서, 번역자의 자의식을 전면에 내세운다. 괴테는 “자연주의 시인”이며, “파우스트는 괴테의 자전적이고 예술의 형식을 한 괴테의 일기”이기 때문에 자신은 <파우스트>를 “연구와 더불어 우리말로 옮겨보고 싶은” 의도를 가졌으나 “번역에 대한 능력과 흥미가 부족”하여 벼르기만 하던 차에 “Y형의 역권(力勸)과 격려에 못이겨” 번역에 착수한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에 “물론 얼마만한 시간과 정력을 들이더라도 완역하고야말 작정”이라며 의지를 다지고, 편집자는 “전역(全譯)이 끝나는 대로 곧 역본 「파우스트」의 간행본”을 출판하겠다는 계획을 덧붙인다. 그러나 권환의 번역은 두 회의 연재에 그쳤고 잡지 <시학>도 같은 해 통권 4호를 끝으로 종간되고 말았다. 권환은 번역의 전략도 밝히는데, “원문에의 충실보다도 평이하게 대중화하기에 주력을 두려하는 것을 독자제현에게 미리 말하는 바이다”고 천명한다. 평이하게 대중화하기는 가독성과 관계될 터인데, 구체적으로 국한문혼용체 지양을 말하는지 의역을 뜻하는지 혹은 다른 어떤 방법을 의미하는지 그 속뜻을 살펴보기에는 권환의 번역이 양적으로 미미하다. 여기에서는 <ᅋᅡ우스트 (1)>의 제목하에 번역한 헌사의 첫 연을 하태용의 번역과 비교해서 권환의 번역전략이 실현되는 단초를 찾아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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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이 ᄯᅩ갓찹게오고나 흔들리는姿態와 |
예전 나의 어두컴컴한눈에 벌서부터 떠오르든 |
권환의 번역은 하태용의 번역과 미묘하게 다른데,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운율에 개의치 않는 문장들이다. 헌사는 8개의 시행이 하나의 연을 이루는 슈탄체(Stanze) 형식이며, 한 행에 11개의 음절과 약-강이 다섯 번 있는 운율을 갖고 있다. 하태용은 헌사를 감상시로 규정했고 번역에서도 시적인 구성을 나름 지키려고 시도한 듯 보인다. 그런데 3음보 이상을 만들지 않으려고 했는지 한 어절에 많은 수의 글자를 담았고, 그래서 어떤 내적 운율을 나타내려 하지만 오히려 리듬감은 살아나지 않는다. 이에 비해 권환은 원문의 시적 리듬을 문장의 리듬으로 변환한다. 우리말의 어순에 맞춰서 문장을 동사로 종결하는데 그것이 여의찮은 6번째 시행에서는 “~ 맘대로 하여라”라는 어휘를 삽입한다. 이는 하태용의 번역 5번째 시행의 “맘것하렴으나”에 해당하는 독일어 “walten”이라는 동사를 한번은 “오려면 오너라”로 또 한 번은 “맘대로 하여라”로 두 번 번역한 것이다. 하태용의 번역에서는 어순이 낯설고 율독이 되지 않는데 권환의 번역에서는 문장들이 자국화를 거쳐서 더 쉽게 읽힌다. 하지만 이런 ‘대중화’의 도움으로 독자가 헌사를 이해했을지는 의문스럽다. 권환의 번역은 도착어를 국한문혼용체로 하는 점에서 하태용의 번역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리고 “망상”이라는 결정적인 어휘에서 두 번역자 모두 의미의 맥락을 파괴하고 있다. 위에 인용한 시행들을 읽으면 예전 소싯적 밝지 못했던 눈에 나타났던 아물거리는 형상들이 세월이 흐른 뒤 다시금 나타나서 시적 자아의 가슴이 그 시절의 청춘처럼 고동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망상이라는 어휘는 창작에의 열정과 창작물의 회귀가 갖는 의미를 왜곡시킬 위험이 있다. 하태용과 권환이 망상으로 옮긴 어휘는 “Wahn”으로 오늘날 번역자들은 옛 형상들을 가리킨다고 읽어 ‘환상’이라고 번역하거나 예전의 창작 열정을 가리킨다고 읽어 ‘광기’로 번역하기도 한다.
권환은 <ᅋᅡ우스트 (2)>에서 “撫臺의 序曲”이라는 제목으로 무대 위 서연(33-242행) 중 107행까지 번역한다. 본격적인 연극 파우스트가 시작되기 전에 세 인물이 등장하여 연극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이는 부분으로, 극장의 제반 업무를 책임지는 극장장, 극단에 소속된 시인과 무대 위에서 공연하는 이로 배우인지 어릿광대인지 확실치 않은 인물이다. 권환은 이 세 인물을 일본어식 표현을 따라 좌장(座長), 시인, 도화역(道化役)으로 번역한다. 독일어 원문은 시행의 길이와 운율의 수는 자유로우나 운이 지켜지는 마드리갈 시행이다. 권환은 여기서도 운율과 리듬감을 고려하지 않고 대화체를 살리는 데 주력한다. 좌장의 대사는 말을 건네는 대화체와 설명하는 독백체를 오가는 식으로 번역되어, 대화체일 때는 “~ 주어요”처럼 문장의 어미가 경어체이고 독백체에서는 “~이다”식의 평서형 어미가 사용된다.(예: “이때까지 몇 번이나 곤난을당할때에두 나를도와준이는 그대를 두분뿐이다./ 이번 우리들의計劃이 이獨逸서 얼마나 成功할든지/ 그대들의 意見을 듣고십소/ 더구나 구경꾼은 자기들두 즐거워하고 남들두 즐겁게하려하니까/ 나두 될수있는데로 구경꾼마음에 들도록하려해요/ 벌서 포장두 쳐놓고 舞臺두 다되어서 무두들 잔채같이 기다리고 있다/ 누구든지 마음놓고 자리에앉어서 두눈을 거듭뜨고/ 깜작놀래게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는 번역자가 소리를 내서 읽는 청각 감각과 눈으로 읽는 시각 감각 사이에서 선택을 미루기 때문으로 보이며, 실제로 공연하는 것보다는 묵독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번역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대목이다.
4.1.3. 평가와 전망
일제강점기 <파우스트> 번역은 모두 최초의 번역이라는 뜻에서 초역(初譯)이자 자의적인 선택에 따라 발췌하여 부분적으로 번역하는 의미에서 초역(抄譯)이다. 게다가 크든 작든 일본어 번역과 독일어-일본어 사전을 참조한 중역이었으니 초역의 미숙함과 중역의 미진함을 두루 갖는다. 괴테의 독일어 <파우스트> 원작과 마주 세워보면 오역들뿐 아니라 굴절들과 왜곡들이 다수 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의 번역은 이 땅에 <파우스트>의 독자를 창출해낸 매체였으며 번역을 통한 근대화를 증명하는 기록이고 해방 이후 번역들이 타개할 문제였다. 그리고 오늘날의 비평자에게는 번역의 가능성을 열면서 동시에 번역에 한계를 짓는 지평을 고려하는 ‘생산적인’ 번역 비평의 과제를 던진다. - 매 시대의 번역에 합당하고 균형 잡힌 번역 비평이란 어떤 것인가?
4.1.5. 개별 비평된 번역 목록
극웅(1920): ᅋᅡ우스트 (I). 현대.
극웅(1920): ᅋᅡ우스트 (II). 현대.
하태용(1927): 파우스트 (Faust) (一). 청년.
조희순(1934): 戱曲 ᅋᅡ우스트 悲劇第一部. 중앙.
권환(1939): ᅋᅡ우스트 (1). 시학.
권환(1939): ᅋᅡ우스트 (2). 시학.
4.2. 파우스트 번역비평 - 1945년 이후
4.2.1. 번역 현황 및 개관
1945년 해방 이후 1950년대에 이르는 격동기에는 개작과 편역이 있었으나, <파우스트>의 1부와 2부를 포함한 완역은 1961년에 김달호의 번역으로 처음 나왔다. 1965년에는 강두식의 완역이 을유문화사의 세계문학전집의 한 권으로 출판되었다. 강두식의 번역은 그 해 국제PEN클럽 한국본부의 번역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파우스트>의 번역에 길고 크게 영향을 미쳤다. 1968년에는 김정진이 번역한 <파우스트>가 국내에서 처음 출간된 작가의 전집인 <괴에테문학전집>에 실렸다.
1970년대에 삼중당, 삼성출판사, 동서문화사,,범우사 등 출판사들이 앞다투어 세계문학전집을 기획 출간했는데 <파우스트>도 이 시기에 다수의 역자에 의해서 번역되어 총서의 일환으로 출판되었다. 초판년도를 기준으로 보면 박종서(1970), 박종화(1972), 이효상(1973), 여석주(1973), 박환덕(1974), 정진웅(1974), 최현(1974), 정경석(1975), 최정선(1975), 박찬기(1976), 곽복록(1976), 전원성(1979) 등이 있다. 거의 해마다 한국어 <파우스트>가 출판된 셈이며 어떤 해에는 두 편 이상이 세상에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기존 번역의 재출판, 개작, 편역 등을 더하면 번역출판의 횟수는 더 늘어나서, 1970년대는 <파우스트>의 번역과 출판이 최고도로 활발했던 것으로 보인다. 80년대에는 서석연(1982), 이인웅(1983), 정인호(1985), 김양순(1986), 박석일(1986), 홍건식(1988), 김애경(1989) 등의 번역이 출판되었다. 1970, 80년대에는 독일어 원작을 한국어로 옮기는 직접번역에 대한 의식이 강하지 않아 저본을 제시한 경우는 정진웅, 박찬기, 전원성, 이인웅 정도에 그친다. 세계문학전집의 유행에 편승하여 번역의 질과 무관하게 이런저런 번역본이 출간되기도 했고, 독일어 비전문가의 번역도 끼어 있어 보인다. 하지만 번역의 양적인 성장은 작가 괴테와 작품 <파우스트>의 명성을 드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했을 것이다.
1990년대에도 새로운 번역들이 나왔으나 기존의 번역들이 판을 거듭하면서 출판되는 것이 대세였다. 이때는 세계문학전집류의 유행이 점차 잦아들었으나, 1998년 민음사에서 새롭게 세계문학전집을 펴내면서 정서웅의 번역이 총서의 일환으로 출간되었다. 2000년대에는 문학동네, 책세상, 열린책들 등 문학 전문 출판사들을 중심으로 세계문학전집류가 나왔고, 김수용(2006), 김인순(2009), 김재혁(2012), 장희창(2015) 등의 번역이 출판되었다. 이 시기에는 독일어 원작을 저본으로 한 직접번역이 본격화된다. 2019년에 나온 전영애의 번역은 독일어 원작과 한국어 번역을 나란히 병치한 대역본으로 이 형태로는 유일한 번역이다. 최근에는 윤용호(2021), 김홍진(2021), 안인희(2024)의 번역이 나왔다. 김인순, 김재혁, 안인희 등 번역을 전문적으로 하는 독문학자들이 <파우스트>의 번역에 뛰어든 것도 새로운 경향이라고 하겠다.
4.2.2. 개별 번역 비평
여기서는 1962년 김달호의 첫 완역 출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시기를 대략 10년 단위로 구분하여, 각 시기의 대표적인 번역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김달호, 강두식(1960년대), 박환덕(1970년대-90년대), 이인웅(1980년대-2000년대), 정서웅(1990년대), 김수용(2000년대), 장희창, 전영애(2010년대), 안인희(2020년대)의 번역이 비평의 대상이다. 이들은 작가 괴테와 그의 문학세계에 대해서 오랫동안 강의와 연구를 했거나 괴테의 작품을 다수 번역하기도 했고 연구서를 출간하기도 하는 등, 교육자와 연구자로서 프로필이 돋보인다. 개별 번역의 특징을 드러내기 위해서 <천상의 서곡> 장면,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가 내기 계약을 맺는 <서재 2> 장면, 사랑에 빠지는 파우스트가 메피스토펠레스의 유혹에 부딪히는 <저녁>, <길거리 2>, <숲과 동굴> 장면을 중점적으로 비교한다.[1]
1) 김달호 역의 <파우스트>(1962)
김달호가 번역한 <파우스트>는 1부와 2부를 포함하는 완역으로, 정음사가 국내에서 최초로 기획했던 세계문학전집의 제4권으로 출판되었다. 김달호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에 유학하여 독일어를 배웠으며 <파우스트>의 출간 당시 경북대학교 독문학과 교수였다. 이 책에는 역자가 쓴 짧은 작품해설은 있으나, 저본이나 기점 텍스트에 대한 정보는 없다. 1부와 2부의 구성 및 장면과 막의 구성은 원작과 같으나, 괴테의 원작을 직접 번역한 것인지 혹시 일본어 번역본을 기점 텍스트로 삼았는지 약간의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지금 읽으면 예스러운 어휘와 어투가 도드라지는데, 이 점이 가독성을 떨어뜨리지 않고 오히려 대화체에 말맛을 더하기도 한다. <천상의 서곡>에서 메피스토펠레스가 등장하면서 주님과 천사의 무리를 향해서 자기는 고상한 말로 점잖게 말할 줄 모른다면서, 빈정거리는 말투로 신의 창조를 깎아내리는 대사를 보자.
황송하오이다. 소인은 점잖은 말을 쓸 줄 모르오니, 설혹, 좌중 여러분이 소인을 조소하더라도 할 수 없죠. 소인이 고상한 말씨를 쓴다면, 필경 어른께서는 웃어버리시겠지요. 혹시 또, 어른께서 웃음이란 잊고 계시는지 모르겠읍니다만, 태양이 이렇다, 우주가 저렇다 하는 따위, 소인은 아무 것도 모르는 일, 한갓 인간들의 괴로워하는 꼴만 보고 지낼 뿐입죠.(김달호, 20-21)[2] (이하 모든 밑줄 강조는 필자)
크니텔 시행 Knittelvers인 원문에서는 민속적이고 구어체적인 운율에 ‘대천사들처럼 고상한 말투를 쓰지 못한다는’ 내용이 실리면서 메피스토펠레스의 인물이 드러난다. 김달호의 번역은 원문의 “ich”를 “소인”으로 낮추고, “du”를 “어른”으로 높이는 역어를 선택하고 “황송하오이다”, “~지요”, “~읍죠”등 공경체로 문장을 종결하여 주님과 메피스토펠레스의 주종관계를 부각한다. 단, 원문에서 드러나는 메피스토펠레스의 조롱조의 어투는 번역문에서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김달호는 최소한 구어체가 확실히 드러나도록 옮기는 시도를 하는데, 이를테면 원문에 있는 “Von Sonn’ und Welten weiß ich nichts zu sagen,”은 ‘태양이니 세계에 대해서 할 말이 없다’는 의미인데, “태양이 이렇다, 우주가 저렇다 하는 따위, [...]”로 동사를 가미하여 문장에 한국어식의 리듬감을 보탠다. 일제강점기에 이루어진 몇 안 되는 번역들이 원작을 자의적으로 발췌하여 옮긴 초역(抄譯)이었기에, 김달호의 번역은 최초의 완역이기도 하지만 실질적으로 초역이라고 할 수 있다. 번역의 환경이 열악했던 시기에 <파우스트>의 전체 모습을 처음으로 국내 독자에게 알렸다는 것만으로도 김달호의 번역은 제 몫을 한 의의가 크다. 초역의 한계도 선명히 드러내는데, 무엇보다도 행마다 원문의 표현과 다소간 달라서 독일어 원작의 직접번역일까? 라고 질문하게 된다. 텍스트의 내용을 전달하는데 치중하다보니 원문의 어감이 사라지기도 하고 곳곳에서 오역이 발견된다. 김달호의 번역은 70년대 초반에 같은 출판사에서 재출간된 것을 마지막으로 절판되었다. 강두식의 번역이 출판사를 바꿔가면서 여러 차례 출간된 데 비해서 상당히 빨리 그 수명을 다한 감이 있다.
2) 강두식 역의 <파우스트>(1965)
강두식이 번역하여 1965년에 을유문화사에서 출판된 <파우스트>는 여러 측면에서 선구적인 의의를 갖는다. 강두식은 콧타판과 백주년기념판을 저본으로 했음을 밝히는데, 이는 <파우스트>의 판본이 여러 개이며, 조금씩 다르다는 점에서 중요한 정보인 한편, 저본을 밝히지 않는 것이 당연시되던 1960년대의 상황에서는 진일보한 부분이기도 하다. 독서의 길잡이로 주석을 첨부했으며, 주석과 해설을 위해서 참고한 문헌도 제시한다. 이와 함께 작가소개, 파우스트 전설, 작품의 성립과 줄거리 등을 포괄하는 상세한 작품해설을 첨부하고 있다. 이처럼 내용이 풍부한 곁텍스트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역자가 “문체를 살리는 문제”를 가장 고심했다는 소회를 털어놓는 점이다. 독일어는 강약이 분명한 언어이고, <파우스트>는 강약의 반복으로 생겨나는 박자감과 함께 압운과 각운 등을 만들어서 말의 리듬감을 살리는데, 이를 강약이 없는 한국어로 옮기는 데 있어서 그 원천적인 (불)가능성은 번역자를 괴롭히는 문제일 수밖에 없다. 강두식은 원작의 운문을 옮기는 전략으로 “내재율”을 염두에 둔 번역을 내세운다(강두식, 44). 내재율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역자가 어떤 번역을 염두에 둔 것인지 유추할 수밖에 없는데, <천상의 서곡> 중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의 인물됨 소개하는 대목에서 찾아보기로 한다. 해당 부분의 원문은 다음과 같은데, 강음이 있는 음절은 고딕체로 표기한다.
Fürwahr! er dient Euch auf besondre Weise. Nicht irdisch ist des Toren Trank noch Speise. Ihn treibt die Gärung in die Ferne, Er ist sich seiner Tollheit halb bewußt; Vom Himmel fordert er die schönsten Sterne Und von der Erde jede höchste Lust, Und alle Näh und alle Ferne Befriedigt nicht die tiefbewegte Brust.(300-304행)
이 부분은 약강격인 얌부스로 짜인 크니텔 시행들로 한 행에 네 번 (때로는 다섯 번)의 강세가 있다. 각운은 첫 두 행은 쌍운(aa)이고, 세 번 째 행부터는 교차운(bcbc)을 확장한 방식(bcbc-bc)으로 전개된다. 독일어가 모국어인 독자라면, 원문을 눈으로만 읽더라도 자연스럽게 리듬이 생기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강두식은 다음과 같이 번역했는데, 음보를 이룬다고 생각되는 곳마다 빗금을 표시해 본다.
과연 그렇군요!/ 그 작자는/ 묘한 꼴로/ 영감님을 섬기고 있지요. 그 어리숭한 녀석이/ 마시고 먹는 것은/ 땅 위의 것이 아니지요. 가슴에서 들끓는 것이/ 그 작자를/ 아득한 곳으로/ 몰아치고 있읍죠. 자기의 미친 꼴도/ 반쯤은/ 알아차리고 있고요. 하늘로부터는/ 제일 아름다운 별을/ 갖고파 하고 땅 위에서는/ 최상의 쾌락을/ 모조리 맛보겠다/ 덤벼들고 있읍죠. 그리고/ 가까운 것이고/ 먼 것이고 간에, 그 작자의 깊은 속에서/ 들끓고 있는 마음을/ 만족시킬 수가 없읍죠.(강두식, 63)
이 번역문에서는 독일어 원문의 운율에 상응하는 게 없고, 굳이 찾자면 “~지요”, “~읍죠”와 같이 종결어미를 반복하여 각운의 효과를 내는 정도이다. 그런데 <파우스트>를 한국어로 읽는 독자에게, 이 번역은 잘 읽히고 또 어느 정도 리듬감을 느끼게 한다. 왜 그럴까? 일견 행의 길이가 독일어 원문보다 꽤 길어서 산문의 느낌이 나고 박자나 리듬과 무관해 보인다. 독일어 원문이 약강격의 반복을 통해 시행의 길이를 거의 동일하게 유지하는데 비해서, 번역문에서는 한 음보마다 여섯에서 열개정도의 음절이 있고, 한 행이 3음보 내지 4음보로 구성되는 방식으로 행의 길이를 비슷하게 맞춘다. 음보와 음절의 수가 적절히 균형을 이루면서 자연스럽게 약한 정도의 리듬감이 발생하며, “~지요”, “~읍죠”와 같은 반복되는 종결어미가 리듬감을 강화한다. 원문의 “Vom Himmel fordert er die schönsten Sterne/ Und von der Erde jede höchste Lust,”의 두 행에는 동사가 “fordert” 하나이나, 강두식의 번역에서는 “하늘로부터는 제일 아름다운 별을 갖고파 하고/ 땅 위에서는 최상의 쾌락을 모조리 맛보겠다 덤벼들고 있읍죠.”라고 동사들을 부가하는데, 이도 음절과 음보를 앞 문장과 뒷 문장에 어우러지게 맞추는 시도로 판단되며 결과적으로 말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효과를 발생시킨다. 이렇게 강두식의 번역에서 한국어의 내재율, 즉 명확히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리듬감을 찾을 수 있다. 이후 다수의 번역자가 강두식처럼 위에 인용한 메피스토펠레스의 대사에 동사를 첨가하여 번역한 것 또한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원문의 운율을 한국어의 내재율로 변환하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강두식의 번역은 1960년대의 번역이지만 어휘와 구문을 잘 살리고 가독성의 측면에서는 대화체가 살아있어서 말맛을 느끼면서 읽을 수 있다. 강두식의 번역도 일본어 중역의 그늘에서 벗어나진 못했겠으나, 김달호의 번역과 비교하면 독일어 원작에 훨씬 가까워서 역자가 일본어 번역을 참조했을지언정 독일어 원문을 직접 번역하려고 힘쓴 것으로 판단된다. 원작의 운율을 자연스러운 한국어의 리듬감으로 바꾸는 번역의 경향은 나중에 오는 번역들에서도 대체적으로 지속된다. 강두식의 번역은 한자가 한글로 바뀌고, “복슬개”, “고을”, “어르신네” 등 예스러운 어휘가 현대적 느낌의 역어로 대체되는 소소한 변화가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초역의 모습을 유지한 채 반세기 동안이나 출판사를 옮겨가면서 여러 차례 출판되었다. 1965년에 출간된 첫 번역이 2018년에도 출간된 것은 그의 번역이 얼마나 뛰어난지 보여주는 방증이기도하다. 강두식의 <파우스트>는 뒤따르는 번역들에 모범적인 선행 번역으로 영향을 미쳤는데, 개중에는 강두식의 번역을 다시 보는 듯 착각하게 되는 번역들도 없지 않다.
3) 박환덕 역의 <파우스트>(1974, 1998)
박환덕의 <파우스트> 번역은 1974년에 처음 대양서적이 출간한 세계문학대전집 2권으로 출판되었다. 이 번역은 세로쓰기이고 한 면에 세로 2단으로 편집되어 있다. 박환덕은 1984년에 이 번역을 가로쓰기로 바꾸어서 편집하고, 표현을 소소히 수정해서 범우사에서 출판하였고, 1985년에는 이 번역을 산문체로 편집하여 신영출판사에서 출간하였다. 이 산문체 편집은 시행 표기를 없애고 종결어미를 산문체로 바꾸었을 뿐 사실상 운문체 번역과 차이가 없다시피 하다. 박환덕의 번역이 처음부터 문어체에 가까웠기 때문에 산문으로 바꾸기 어렵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 후 박환덕의 번역은 행을 표시하고 운문체로 출간되거나(대양서적, 범우사, 서울대출판부), 산문체로 출판되는(신영출판사, 중앙문화사, JDM 중앙출판사) 이원화 방식을 취했다. 박환덕은 1998년에 다시 전반적으로 번역을 수정하여 <파우스트 – 비극 제 I 부>를 서울대학교출판부에서 서양문학 고전총서로 출판했다. 이때 처음으로 저본 및 참고문헌들을 제시했는데, 시바타 쇼의 일역본을 포함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 시기에 이르기까지 <파우스트>의 번역자들이 일본어 번역을 참조했을 가능성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박환덕은 번역자의 과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하는데, “시대에 따라 많은 해석이 있을 수 있으나, 원전은 불변이니”, “번역자는 어떻게 원전에 가까운 번역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박환덕 1998, 235)라면서 ‘원전에의 충실성’을 강조한다. 비단 박환덕뿐 아니라 <파우스트>의 번역자들은 공통적으로 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토대로 원문의 의미를 충실히 옮기는 번역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 박환덕의 차별점은 의미 번역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번역전략에서 찾을 수 있는데, 그는 “원전에 담긴 내용은 번역물에서 흡수하고” 각주를 가급적 피하는 방식을 택한다. 박환덕이 말하는 바가 원문에 감춰진 속뜻이 드러나도록 번역하는 것임을 볼 수 있는 사례는 그레트헨을 사랑하게 된 파우스트가 메피스토펠레스와 실랑이를 벌이는 일련의 장면들이다. <마녀의 부엌>에서 젊어지는 묘약을 마신 파우스트가 <길거리>에서 만난 그레트헨에게 반해서 당장 그녀를 갖고 싶다고 욕심을 내자 메피스토펠레스는 “난봉꾼 한스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예쁜 꽃은 모조리 독차지하고 싶어하고/ 아무리 굳은 처녀의 정조일지라도/ 꺾지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군요./ 하지만 항상 그렇게는 못할 것입니다.”(박환덕 1998, 123)라고 대꾸한다. 밑줄 친 부분에 해당하는 원문은 “Und dünkt ihm, es wär’ kein Ehr’/ Und Gunst, die nicht zu pflücken wär”(2630-2631행)로 박환덕은 1974년의 번역에서는 “처녀의 애정”이라고 완곡하게 번역했는데 1998년에 “처녀의 정조”라고 원문의 의미를 강화하는 역어로 바꾸었다. 이후에 나오는 번역들이 Ehre를 “순결”(장희창)이나 “명예”(이인웅, 김수용, 전영애) 등 순화된 역어를 선택한 점에서 ‘각주로 설명하지 않고’ 성적인 뉘앙스를 드러내는 수정을 가한 것은 특기할 점이다. 다른 예는 <숲과 동굴> 장면에 있다. 이 장면에서 파우스트는 그레트헨을 갖고 싶은 마음과 자신이 그레트헨을 파멸시키고 말 것이라는 예감에 갈등하면서, 그레트헨과 동침하라고 유혹하는 메피스토펠레스에게 다음과 같이 저항한다. 1974년의 번역과 1998년의 번역을 비교해 보자.
망할 자식! 당장 꺼져라. 그 아름다운 처녀 이름을 다시는 입 밖에 내지 말아! 거의 실성한 내 마음 앞에서 다시는 그 애의 매력적인 육체에 대한 욕망을 불러일으키지 말아라! (박환덕 1974, 100-101)
망할 자식! 당장 꺼져라. 그 아름다운 여인에 대한 이야기는 더 이상 꺼내지 마라! 거의 실성한 내 관능에다 두 번 다시 그녀의 매력적인 육체에 대한 욕망을 불러일으키지 마라! (박환덕 1998, 158-159)[3]
여기서 원문에 있는 “die halb verrückten Sinnen!”(3329행)을 1974년에는 “거의 실성한 내 마음”으로 번역했다가 나중에 “거의 실성한 내 관능”으로 수정하였다. 다른 역자들은 “내 마음”(강두식, 이인웅), “내 의식”(김수용)이나 “내 감각”(안인희)으로 번역하는데, “내 관능”으로 옮긴 것은 박환덕의 번역이 유일해 보인다. 이와 함께 1974년의 번역에서는 그레트헨이 “처녀”와 “그 애”로 불리어 어린 소녀의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1998년의 번역에서는 “여인”과 “그녀”로 성숙한 느낌이 물씬 들도록 수정되었다. 역자의 의지가 보이는 또 다른 사례로 파우스트가 자신과 그레트헨을 비교하는 대목이 있다.
나는 도망자가 아닌가, 집없는 나그네가 아닌가. 목적도 안식(安息)도 상실한 이방인(異邦人)으로서 폭포수가 바위에서 바위로 쏟아져 부서지며 정욕에 몸부림치면서 심연(深淵)으로 떨어져 가는 거와 같지 않은가. 그와 반대로 그 애는 한 옆으로 떨어져 어린애처럼 멍청하게 알프스 고원(高原)의 조그마한 오두막 속에 앉아 있다.(박환덕 1974, 101)
나는 도망자가 아닌가, 집 없는 나그네가 아닌가? 삶의 목표도 안식도 상실한 비인간으로서 바위에서 바위로 쏟아져 부서지는 폭포수처럼 정욕에 몸부림치면서 심연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녀는 이 격류에서 멀리 떨어져 관능을 아직 어린이답게 무디게 한 채 알프스 고원의 조그마한 오두막에서 살며(박환덕 1998, 159-160)[4]
“정욕에 몸부림치며”의 독일어 원문은 “begierig wütend”(3351행)이다. 강두식은 “미치광이처럼 날뛰며”(강두식, 157)라고 하여 begierig를 생략했고, 이후에는 주로 “탐욕스레 분노하며”(이인웅), “탐욕스레 날뛰면서”(김수용), “탐욕스레”(정서웅) 등 파우스트의 끊임없이 추구하는 특성을 강조한 번역들이 많다. 이러한 번역의 일반적인 경향과 차별되는 박환덕의 번역 의지는 첫 번역에서부터 1998년의 번역까지 변함없이 고수된다. 역자는 일관되게 “정욕”을 역어로 고수하는 한편 그레트헨에 해당하는 어휘들은 여인의 분위기가 나는 방향으로 바꾼다. 1974년의 번역에서는 그레트헨을 “그 애는 [...] 어린애처럼 멍청하게”라고 하여, 원문인 “mit kindlich dumpfen Sinnen”을 인식력으로 번역했는데, 1998년의 번역에서는 “그녀는 [...] 관능을 [...] 무디게 한 채”로 바꾸어 다분히 성적인 어조를 담았다.
이처럼 박환덕의 번역은 “정욕”이라는 역어를 고수하면서, “애정”을 “정조”로, “마음”을 “관능”으로 수정함으로써 원문의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성적인 문맥을 번역에서 노골적으로 노출시킨다. 사실 원작에서는 파우스트가 그레트헨에게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것은 잘 나타나 있으나, 사랑을 추동하는 성적 욕구의 몫은 파우스트 본인에 의해서 부인되거나 장면과 장면 사이에 생략되어 있다. 그래서 박환덕이 역자로서 원문을 비틀어서 속뜻을 텍스트의 밖으로 끄집어내는 전략은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한 시도로 이해된다. 박환덕은 그의 첫 번역에서부터 파우스트의 “관능적인 쾌락”(박환덕1974, 543; 박환덕 1998, 234)을 향한 욕망을 그레트헨에 대한 사랑의 주요 행동 동기로 해석했으며, 이 점을 주석으로 설명하는 대신에 번역문에 직접 녹여내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4) 이인웅 역의 <파우스트>(1983, 2006, 2009)
이인웅은 “삼십여 년간 <파우스트>를 강의했고”, 공저 <파우스트 그는 누구인가?>(문학동네 2006)를 출판한 바 있으며, “일생동안 파우스트를 가까이하며, 내 삶의 온갖 희로애락을 그와 함께 나누었다”(같은 책, 7)고 말할 만큼 이 작품에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번역자로서도 수고를 아끼지 않고 판을 달리하여 출간할 때마다 번역을 수정하였다. 그의 첫 <파우스트> 번역은 1983년 학원사에서 주우세계문학으로 출판되었고, 1986년에는 학원세계문학으로 총서를 달리하여 재출판되었다. 2006년에는 문학동네에서 발간하는 세계문학전집으로 출판되었는데, 이 판본은 외젠 들라크루아와 막스 베크만의 파우스트 삽화를 다수 수록하였으며, 가로의 길이가 신국판보다 큰 판형으로 편집되어 있다. 이인웅은 2009년에 작품해설 부분을 더 보완하고, 판형을 국판으로 바꾸어 재출판했는데, 이때 저본 및 참고문헌들을 새롭게 제시하였다.
번역자로서 이인웅은 등가성의 원칙을 따르는 번역을 취하는데, 이는 출발어의 전언을 분석하고 해석해서 그 의미를 도착어로 전환하여 재구성하는 작업을 일컫는다. 이 원칙에 따라서 한국어에서 등가관계를 찾을 수 없는 독일어 운율 부분은 포기한다면서, <파우스트>의 문맥적, 개념적, 내용적, 사상적 부분에서 등가성을 추구하는 번역을 전략으로 삼는다.[5] 그런데 등가성이 가장 높은 것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원문에 대한 이해를 넘어 원작에 대한 해석이 필수적인지라, 등가성에 기반한 번역은 작품에 대한 “문예학적 해석(Interpretation)”(이인웅 1994, 104)이 되기도 한다. 이인웅의 2009년의 번역에 첨부된 역자주는 이 점을 확실히 보여주면서, 기존의 번역들과 차별성을 갖는다.
이인웅의 문학동네판 <파우스트>는 무려 695개에 달하는 압도적인 양의 주석을 포함하는데, 여기에는 원문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역자의 주관적인 해석을 담은 주석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앞서 살펴본 강두식의 번역 “가슴에서 들끓는 것이 그 작자를 아득한 곳으로 몰아치고 있읍죠.”에 있는 “가슴에서 들끓는 것”의 원래 어휘는 “Gärung”으로 부글부글 들끓고 부풀어 오르는 움직임을 가리키는 자동사의 명사형으로 파우스트가 쉼 없이 전진하는 내적 동력을 가리킨다. 이인웅은 “Gärung”을 “부글거리는 마음”으로 번역하면서, “최고의 인식과 진리를 향한 내면적 충동”이라는 해석을 주석으로 달았다. 원문은 대상을 특정하지 않는데 비해서 역자주는 부글거리는 마음을 인식에의 욕망으로 구체화하는 동시에 한정하는 것이다.[6] 다른 사례로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를 악마의 길로 유혹하겠다고 하자 이를 허락하면서 파우스트의 영혼을 “Urquelle”에서 끌어내 보라는 주님의 말씀을 들 수 있다. 이인웅은 “근원”으로 번역하면서, “이상적인 노력, 학문적인 연구”라고 주석을 달았다. 이 또한 텍스트를 해석하는 역자의 관점을 드러내나 원문의 의미를 다 담고 있지는 않다. 파우스트의 “근원”이 연구와 노력으로 환원되거나 그것으로 축소되지 않기 때문이다.[7]
이처럼 이인웅은 연구자적인 해석을 역자주에 담았는데, 예외적으로 박환덕의 번역과 견줄만한 ‘작품해석을 번역문에 담기’가 있다. 바로 “Hans der Liederlich”와 “der große Hans”이다. <길거리> 장면에서 그레트헨을 당장 대령하라는 파우스트를 메피스토펠레스가 “Hans der Liederlich”라고 부른다. 이인웅은 “오입대장 한스”로 번역하고, “한스 리더리히 Hans Liederlich는 방종한 인간으로 바람둥이의 대명사”라는 주석을 달았다. 이 장면에 이어지는 <저녁> 장면에서 파우스트는 그레트헨의 방[8]에 몰래 들어왔다가 그 방의 분위기에 감동하면서 자신을 “der große Hans”라고 지칭한다. 이 표현은 잘난 척하는 남자를 가리키던지 실제로 잘난 남자를 가리킨다고 하는데,[9] 강두식, 박환덕은 이 뜻을 살려 “위대하신 어르신네”(강두식), “잘난체 큰소리 치던 친구”(박환덕)로 옮겼다. 그런데 이인웅은 “위대한 오입대장”(이인웅 2009, 174)으로 번역하여 메피스토펠레스가 말한 “오입대장 한스”와 호응하도록 만든다. 이인웅은 1983년의 첫 번역 이후 이 표현만큼은 2006년에도 2009년에도 수정하지 않았다. 파우스트가 자신을 오입대장이라고 칭하는 이 한 군데에서 이인웅은 다른 번역자들과 차별되는 선택을 한 것이다. 오입대장이라는 말은 음에서부터 뜻에 이르기까지 특이한데, 파우스트가 욕정에 추동되어 그레트헨의 방에 몰래 들어온 자신을 돌아보면서 자기비판적으로 메피스토펠레스의 말을 인용한 것처럼 보이는 한편, 파우스트가 정갈한 그레트헨의 방에서 겪는 심경 변화의 낙차를 극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이인웅의 번역 이후에 출판된 번역들에서는 der große Hans에 대한 번역이 두 방향으로 나눠진다. 성적인 의미를 담으면서 어휘를 순화하여 “그토록 대단한 바람둥이”로 옮기는 역자도 있고(정서웅, 장희창), “큰소리치던 놈”(김수용), “덩치만 큰 나”(전영애)처럼 허장성세가 드러나도록 하는 번역도 있다.
결론적으로 이인웅이 번역한 <파우스트>에서는 연구자의 면모를 드러내는 연구번역의 한 모범을 보여주어, 역자가 작품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엿볼 수 있다. 많은 작품해석을 역자주에 담은 것은 작품해석을 번역문에 직접 담는 것을 번역의 과제로 본 박환덕과 대조되기도 한다. 그런데 번역자가 텍스트에 문예학자로서 개입해서 ‘해석’하는 것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도 하지만 독자의 읽기를 번역자/연구자가 이끄는 대로 유도하여 독서의 향방을 결정짓고 마는 위험도 갖고 있다.
5) 정서웅 역의 <파우스트>(1999)
정서웅이 번역한 <파우스트>는 1997년에 민음사에서 출간한 괴테전집 3권으로 나왔고 소소히 수정되어 1999년에 같은 출판사에서 기획한 세계문학전집의 21권, 22권으로 출판되었다. 이 번역서는 편집적인 면에서 국내 최초의 시도를 했는데, 작품 <파우스트>와 역사적 인물인 요한 파우스트 등을 소재로 한 그림과 사진 등 다수의 이미지를 삽입하였다.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은 높은 판매고를 자랑하는데, 덕분에 정서웅 역의 <파우스트>는 여느 번역보다 많은 독자들에게 알려진 번역으로 짐작된다. 이 번역은 지금껏 수정 없이 쇄를 거듭하면서 출간되고 있는데, 2024년 12월 기준 <파우스트> 1부는 82쇄, 2부는 75쇄에 도달했다. 그런데 번역으로서는 아쉬운 점들이 있다. 90년대의 번역인데도 저본이 제시되지 않으며, 역자의 작품해설이 평이하고, 결정적으로는 앞서 출간된 강두식, 박환덕, 이인웅 등의 번역과 차별성을 찾기 어려우며 오역을 답습하는 부분들도 있다.
6) 김수용 역의 <파우스트>(2006)
김수용의 번역은 2006년 책세상의 책세상문고 세계문학으로 출판되었다. 이인웅과 함께 <파우스트> 연구자의 면모가 돋보이는 김수용은 연구서 <괴테 파우스트 휴머니즘>(책세상, 2004)을 출간한 바 있으며, <파우스트>를 번역한 동기도 “이 작품을 연구하는 중”에 “제대로 된 번역의 필요성을 절감”(김수용, 829)한 까닭으로 밝힌다. 김수용의 번역은 알브레히트 쇠네가 편집하여 1994년에 출판한 판본을 저본으로 삼았다. 실제 번역에 있어서는 에리히 트룬츠, 알브레히트 쇠네, 한스 아렌스의 해설과 주해에 바탕하여 그간의 오역을 수정한 부분들이 있다. 예컨대 <서재 2> 장면에서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에게 “Sei nicht blöde”(1764행)라고 하는 말에서, 김수용은 이들의 해설에 바탕하여 괴테 시대의 언어적 관습에 따라서 “머뭇거리지 말고!”라고 번역한다. 이는 박환덕의 “우물쭈물하지 말고!”(박환덕 1998, 80)와 역어 선택의 방향이 같은 한편, 강두식과 정서웅이 번역했던 ‘멍청하게 굴지 말라’와 확연히 다른 표현으로, 망설이지 말고 손에 잡히는 대로 다 부여잡고 즐기라는 원작의 문맥에 한층 더 상응한다. 그런데 김수용의 번역이 나올 당시에 이미 참조할 선행번역이 다수여서인지, 그의 번역은 개성적이기보다는 기존하는 번역문들을 수정하는 경향이 보이기도 한다. 일례로 파우스트가 계약서에 피로 서명한 후에 절대로 계약을 깨지 않겠다고 장담하는 약속을 보자.
Das Streben meiner ganzen Kraft/ Ist gerade das, was ich verspreche.(1742-1743행) 내가 전력을 다해서 노력하고 있는 일과,/ 바로 네게 약속한 것은 같은 것이다.(강두식) 내가 온 힘을 기울여 노력하는 일,/ 그것이 바로 내가 약속하는 바이다.(박환덕) 내가 온 힘을 기울여 노력하는 바는/ 바로 내가 약속한 일을 지키는 것이다.(이인웅) 내 온 힘을 기울인 추구,/ 바로 그것을 나는 약속하는 바니까.(김수용)
원문은 ‘전력을 다한 노력이야말로 내가 약속하는 바이다.’인데, 강두식은 문맥과 문장을 섞어서 옮겼고, 이인웅은 문맥을 내세우고 문자를 후퇴시켰다. 이 두 번역은 원문의 어휘를 모두 번역문으로 옮기는 것 이상으로 문장 요소들을 첨가하여 문장을 복잡하게 만들고 오역에 가까워졌다. 이 문장에 관한 한 박환덕과 김수용의 번역이 원문의 의미를 살리는데, 김수용의 번역은 박환덕의 번역에 비해서 원문의 어휘도 살리는 번역을 시도한다.
결론적으로 김수용의 번역은 번역의 동기를 직접적으로 밝히기도 하고, 가상의 “작가 인터뷰” 방식인 작품해설도 특이하며, 또 <파우스트>를 고전주의로 읽어온 전통에서 벗어나서 이질성과 모순성의 혼재를 작품의 기본 구조로 내세우는 점에서 새롭다. 내용적으로는 이인웅의 번역처럼 연구번역으로 원문의 의미를 잘 전달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언어적인 차원에서는 선행번역과의 차이점이 크게 드러나지 않아서 이 번역에 고유한 특색을 끄집어내기가 어려우나, 역자가 참조한 자료들을 번역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무난히 녹여내어 전체적으로 표현이 자연스럽고 대사와 대사가 매끄럽게 연결되어 가독성이 높은 장점이 있다.
7) 장희창 역의 <파우스트>(2015)
장희창의 번역은 2015년에 을유세계문학전집 74권으로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되었는데, <파우스트> 1부와 2부를 분권해서 출판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합본하여 한 권으로 나왔다. 김수용의 번역본처럼 알브레히트 쇠네가 편집한 프랑크푸르트 판본을 저본으로 한다. <발푸르기스의 밤> 중 괴테 생전에 출판되지 않았으나 쇠네가 복원한 ‘사탄 장면’과 ‘그레트헨 처형 장면’을 번역하여 부록으로 실은 점이 특별하다. 작품해설 또한 기존의 해설을 확장한 면이 있는데, 그레트헨 비극의 사회적 의미를 처음으로 작품해설에 포함하였다.
번역자로서 장희창은 앞선 번역자들과 달리 설명조의 번역을 지양하는 한편, 원문에 있는 어휘를 생략하기도 하여 선행 번역들보다 음절의 수가 적어지고 시행의 길이가 짧아진다. <숲과 동굴> 장면에서 파우스트가 자신을 가리켜 “바위에서 바위로 울부짖으며, 폭포처럼/ 심연을 향해 탐욕스럽게 돌진하지 않는가?”(장희창, 214)라고 말하는 문장은 박환덕의 번역인 “바위에서 바위로 쏟아져 부서지는 폭포수처럼/ 정욕에 몸부림치면서 심연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박환덕 1998, 156), 그리고 김수용의 번역인 “물 사태처럼 바위에서 바위로 쏟아져 내리며, 미친 듯/ 탐욕스레 날뛰면서 나락을 향해 떨어져 내리는 비인간이?”(김수용, 213)와 같은 문장보다 간결하고 이미지도 선명하다. 과감하게 의역하기도 하는데, 그래서 리듬감이 살고 인물의 상황이 훨씬 잘 느껴지기도 한다. <그레트헨의 방> 장면을 이루는 그레트헨의 독백을 원문과 나란히 놓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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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ine Ruh ist hin, Und küssen ihn, |
평화는 사라지고, 그리고 입 맞추리라, |
그레트헨이 파우스트를 애타게 그리워하는 마음을 혼잣말로 표현하는데 극의 전개에 있어서는 파멸을 향해 발을 내딛는 중요한 대목이다.[10] 소박한 어휘로 구성된 원문은 네 개의 행이 하나의 연을 이루며, 약강격의 얌부스와 변형교차운(abcb)를 기본적인 운율로 갖고 한 행에 두 번 정도씩의 강음이 있다. 장희창의 번역은 원문의 운율을 옮기지 않을 뿐 아니라, 원문에 있는 문장의 주어 “ich”를 번역에서 생략한다. 삼인칭 단수 인칭대명사도 꼭 필요치 않으면 생략한다. 마지막 연, 두 번째 행인 “so wie ich wollt”를 “영원히 언제까지나”로 의도적으로 오역하며, 마지막 행의 “vergehen sollt!”에서 조동사 sollte의 기능을 왜곡하기도 한다. 하지만 소박한 어휘와 평이한 문장을 2음보 내지 3음보에 3음절로 균형을 맞춘 형식에 실어서, 원문의 음악적인 효과가 살아나도록 옮긴다.
죄와 절망의 나락에 떨어진 그레트헨이 성모상에 자비를 구하는 기도를 하는 <성벽의 안쪽> 장면도 그레트헨의 처지가 저절로 느껴지도록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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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r fühlet, Die Scherben vor meinem Fenster |
그 누가 느낄까요, 아아, 창문 앞의 화분을 |
여기서도 주어를 가능한 한 생략한다. 도입부에 있는 어휘 “wühlt”를 옮기지 않고 원문의 구성을 굴절시키고, “zerbricht”에 “갈기갈기”라고 부사를 더한다든지, “betaut”를 “적시고 적신다”라고 동사를 반복하는 등, 일종의 ‘과도한 번역’을 시도한다. 원문이 반복하는 병렬구문인 “Wie weh, wie weh, wie wehe”, “Ich wein, ich wein, ich weine,”에서는 동사 앞에 “또”, “또”를 삽입하여 점층법적으로 감정을 고조시키는 한편 “마디마디”, “아아”, “갈기갈기”, “아아, 적시고 또 적시고” 등을 가미해서 반복의 리듬적인 효과를 강화한다. 이는 원문에서 멀어지는 번역이지만 그레트헨의 단말마적 고통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점에서는 원문의 의미를 살리는 번역이기도 하다. 이렇듯이 장희창은 원문을 직역하는 경향에서 벗어나, 원문에 대해서 좀 더 자유로운 태도를 취한다. 때로는 원문에서 너무 멀어져서 중요한 문맥을 잃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앞서 김수용의 번역비평에서 살펴본 문장인) “전력을 다해 노력하는 것,/ 바로 그게 내가 약속하는 것이니까.”를 장희창은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이 약속만은 지키도록 하겠네.”로 옮긴다. 파우스트가 계약을 지키겠다고 말하는 것이니 문맥과 영 동떨어지지는 않으나, 파우스트가 자신의 본성대로 전력을 다해서 애쓰는 것을 약속한다는 원문의 의미를 놓치고 있다.
장희창 번역의 또 다른 특징은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의 언어 사용에서 나타난다. 언어가 현대화되어 현재의 독자에게 익숙한 어휘들이 동원되곤 하는데 때로는 “농담 따먹기”(장희창, 165), “열받다”(장희창, 175) 등 비속어에 가까운 어휘들이 있다. 파우스트가 <밤> 장면에서 학자의 한계를 토로하면서 “젠장, 개라도 더 이상은 살고 싶지 않을 거야!”라고 하거나, “제기랄, 내가 아직도 이 감옥에 처박혀 있단 말인가?”라고 욕하는 것은 노학자인 파우스트가 입에 담기에는 뜨악하리만치 가볍다. 그리고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욕하는, “Du Spottgeburt von Dreck und Feuer!”(3536행)를 “너, 오물과 불에서 태어난 괴물 놈아!”(전영애, 473) 정도로 직역하는 대신에, “똥물로 튀겨 만든 잡놈아!”로 옮기는데 이런 원색적인 표현은 도착어 문화에 익숙한 용어라고 해도 파우스트의 입에서 나오기에는 과해 보인다. 결과적으로 드라마의 인물로서 파우스트가 장희창의 번역에서 여느 번역자의 손에서보다 거칠고 감정적으로 그려지는 감이 있다.
8) 전영애 역의 <파우스트>(2019)
전영애가 번역한 <파우스트>는 2019년에 길출판사에서 괴테 전집 1권, 2권으로 출간되었다. 독문학자이면서 시집과 수필집을 낸 작가이기도 한 전영애는 이 번역서의 출간 전에 이미 괴테의 <서·동시집>(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2012), <괴테 시 전집>(민음사 2009), <시와 진실>(공역, 민음사 2009) 등을 번역했고 <괴테의 도시 바이마르에서 온 편지>(문학과지성사 1999) 등 괴테와 관련하여 여러 권의 저서를 낸 바 있다. 독일 바이마르 괴테학회에서 수여하는 ‘괴테 금메달’을 수상하기도 한 괴테 전문가로, 현재도 여러 매체를 통해서 작가 괴테를 일반 대중에게 알리는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파우스트>는 역자가 단독으로 번역하는 <괴테 전집> 프로젝트의 첫 번째 권이며, 이 전집은 무려 20권을 예상한다고 하는데 2021년에는 <서·동시집>이 전집의 4권으로 나왔다.
전영애의 <파우스트>는 독일어 원문과 한국어 번역을 나란히 병치한 대역본으로 이 형식으로는 현재까지 유일한 번역이다. 옮긴이 해제는 작품의 수용사를 비롯하여 총 12,111행의 운문의 운율형식 정보 및 각 장면이 집필된 시기 등을 담고 있어서, 이 번역서가 독일어를 아는 핵심적인 독자층뿐 아니라 일반 독자마저도 작품을 깊이 읽도록 ‘끌어 올리려는’ 느낌을 준다. 역자는 번역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하는데, “운율의 보고(寶庫)”인 <파우스트>를 “운문답게 옮겨보고”, “시(詩)다움이 느껴지는 번역”(전영애, 5)을 해보고 싶었음을 일차적인 번역의 의도로 제시한다. 이와 함께 번역들 사이에 상호참조가 관행으로 내려온 점을 지적하면서, 자신은 선행 번역을 전혀 보지 않고 원작만을 보면서 번역했음을 밝힌다. 저본으로 삼은 판본도 에리히 투른츠의 함부르크 판, 알브레히트 쇠네의 프랑크푸르트판, 뮌헨판, 안네 보넨캄프의 하이브리드판 등 다양한데, 실제 번역에서 독일어 판본 간의 차이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했는가에 대해서는 정보가 없다. 아무튼 역자는 번역의 기획부터 번역의 전략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번역을 “새로운 번역”으로 역설한다. 다른 한편 번역자의 과제를 “텍스트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토대로 하여 ‘원문에 밀착한 번역하기’에서 찾는 점에서는 앞선 번역자들과 공통적이다.
번역자의 밝은 눈이 원문의 세세한 부분까지 포착했음은 첫 장면부터 이곳저곳에서 드러난다. 일례로 <천상의 서곡>에서 메피스토펠레스가 등장하면서 주님에게 인사하는 대사를 강두식이 “게다가 늘 저같은 것도 기꺼이 만나주시니,/ 저도 이렇게 하인배 속에 끼어 나왔습죠.”라고 번역한 이후, 이 번역이 답습되어 왔는데, 전영애는 “또 여느 때도 보통 저를 보시기 좋아하셨으니,/ 하인들 틈에 끼인 제 모습도 보시누먼요.”(전영애, 87)로 번역하여 독일어 원문대로 문장의 주어를 주님으로 되돌렸다. 이와 비슷한 사례들이 적지 않은데, 또 다른 예로 “Euch ist kein Maß und Ziel gesetzt.”(1760행)의 경우, 많은 번역들이 Maß와 Ziel을 각각 번역했다. 이 문장은 메피스토펠레스가 계약을 맺은 후 파우스트가 세상에 뛰어들어 온갖 경험을 최대한으로 하겠다고 하자, 이렇듯 극단을 향해 치닫는 파우스트의 성향을 가리켜 하는 말인데, 관용구 ‘Maß und Ziel’이 부정형으로 쓰일 때는 ‘한도 없이’, ‘고삐 풀린’, ‘과도하게’, ‘과하게’를 뜻한다. 전영애는 “선생께는 한도가 정해져 있지 않군요.”(전영애, 243)로 번역하여 원문의 의미를 보다 더 정확히 옮겼다.[11] 번역자가 번역 의도를 상세히 밝힌 경우도 있는데, 바로 “Es irrt der Mensch, so lang’ er strebt.”이다. 이 문장은 <천상의 서곡>에 나오는데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를 유혹할 수 있다면서 주님께 내기를 제안하고 주님이 이를 허락하면서 하는 말씀이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고 번역되어왔고 이제는 널리 알려져서 텍스트에서 떨어져 나와 한 마디 명언처럼 인구에 회자되고 있기도 하다.
그가 지상에서 사는 동안, 그동안만은 그걸 금하지 않겠노라. 인간은, 지향(志向)이 있는 한, 방황하느니라.(전영애, 91)[12]
전영애의 번역은 ‘노력하다’로 번역이 굳어진 “streben”을 “지향”이라고 번역하는데, 왜냐하면 이 동사가 “불철주야, 일로매진 같은 의미보다는 마음속의 솟구침을 더 많이 담은 단어이기 때문이다.”(전영애, 14) 역자는 원문의 구문을 변형하여 주어와 술어 사이에 “지향이 있는 한”이라는 부사절을 삽입한다. 역자가 원문에 깊이 개입하여, 조건을 나타내는 종속절을 문장의 한 가운데 위치시킨 데서 강한 번역 의지가 읽힌다. 그런데 종속절의 ‘지향이 있다’가 주절의 ‘인간’과 무관하게 실재하는 목표나 목적처럼 읽히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전영애의 번역은 원문의 내용뿐 아니라 형식에도 밀착하여 어휘 하나하나를 충실히 옮기려고 시도한다. 은연중에 답습되어온 정확하지 않은 부분까지 세세히 살핀 번역으로, 여러모로 <파우스트> 번역사에서 한 획을 긋는 번역으로 판단된다. 재번역이길 거부하고 “첫 번역”이길 원한다는 역자의 말에는 번역작업에 대한 자부심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독일어를 이해하는 독자라면 원문과 번역문을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가 배가될 것이다. 한국어로만 읽는 독자라면 진입장벽이 높다고 느낄 수 있고, 자연스러운 한국어의 리듬이 아니어서 원문의 운율을 살리려는 번역 의도가 무색하게 리듬감을 느끼기 어려울 수 있겠다.
9) 안인희 역의 <파우스트>(2024)
2000년대에 들어와서 김인순의 <파우스트>(2009), 김재혁의 <파우스트>(2012) 등 전문번역가이기도 한 독문학자들의 번역이 출간되었다. 가장 최근인 2024년에 현대지성 클래식으로 출판된 <파우스트>의 역자인 안인희도 독문학자이자 전문번역가이다. 안인희의 번역은 울리히 가이어가 편집하고 레클람 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저본으로 한다. 이 번역서의 표지에는 그레트헨 비극에 해당하는 장면들과 인물들을 하나의 화폭에 담은 제임스 타소의 그림이 실려 있다. 책 안에도 작품과 관련된 이미지가 상당수 수록되었는데 고화질의 컬러 그림이 많아서 볼거리가 풍부하고 감상하는 재미가 크다. 상세한 작품해설과 함께 이인웅의 번역에 육박하는 방대한 양의 주석을 첨부하고 있다.
앞선 번역들과 크게 차별되는 부분은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의 관계 설정에 있다. 역자의 작품해설에 의하면,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는 “이중 주인공”(안인희, 656)으로 “주인과 종의 관계가 아니라 동반자 혹은 친구처럼 대등한 관계로 계약을 맺는다.”(안인희, 100). 역자의 이러한 관점은 번역에 반영되어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를 “그대”, “자네”라고 부르면서 말을 놓고, <파우스트> 2부에서는 파우스트가 메피스토펠레스한테 “동지 Geselle”(6190행)로 부르기도 한다. 호칭과 함께 대화체도 기존의 번역과 차별된다. 메피스토펠레스는 파우스트와 계약을 맺은 후에는 “새 삶의 첫걸음을 축하하네!”(안인희, 117)라고 반말을 한다. 이는 예컨대 파우스트를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당신의 새 인생 행로를 축하합니다.”(전영애, 277)라고 높임말을 하는 전영애의 번역과 대조된다. 그런데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에게 계약을 제안하면서 “나는 그대의 하인, 시종이오!”(안인희, 98)라고 말하는 식으로 중간높임말을 섞기도 하는데, 반말과 높임말의 이동과 변환이 항상 매끄럽지만은 않다.
안인희의 번역은 책의 세련된 편집과 함께 언어가 현대적이고 표현이 발랄하여 가독성에 장점이 있다. 이전의 번역들은 원작을 충실하게 옮기려다 보니 되려 문장이 경직되거나 어휘가 어려워지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했는데, 안인희의 번역은 원문에서 형식적으로 한층 자유롭게 번역하고 인물들의 대화를 생생하게 만들어 텍스트를 독자에게 한층 가깝게 가져간다. 역자는 “늘 시의 운율과 호흡을 염두에 두고” 번역작업을 했다고 밝히고 있는데, 원작의 운율을 살렸다기보다는 한국어의 어감과 리듬감을 살려서 옮긴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가끔 기존 번역들의 오역이 반복되기도 하고, 때로는 오역을 더하기도 하는 아쉬움이 있다.
4.2.3. 평가와 전망
<파우스트>는 국내로의 이입과 수용의 초기부터 위대한 작가가 쓴 측량할 수 없는 깊이를 가진 고전으로 높이 평가되었다. 번역자들의 해설에서는 작가와 작품에 대한 경외심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그와 반비례해서 번역자가 번역작업에 대한 소회를 언급한 경우에는 몸을 낮추는 겸양이 일반적이다. 운율을 옮기는 어려움을 토로하거나, “제대로 된 번역”(김수용, 829)인지 걱정하기도 하며, 박환덕은 비록 수사적인 표현이겠으나 1994년 이전에 출간된 자신의 번역을 “괴테 숭배적 성격 내지 파우스트 신화화의 성격”을 벗어나지 않은 “실패”라고 비판하기도 한다.[13] 여기 이 번역비평에서 살펴본 번역자들은 공통적으로 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토대로 원문에 충실한 번역을 지향한다. 그런데 작품을 ‘어떻게’ 이해하는가보다는, <파우스트>의 내적인 완결성을 전제로 하여 작품을 ‘올바르게’ 이해하는가에 중점을 둔 듯 보인다. 원작의 모호한 부분에 부딪히면 텍스트의 의미를 새롭게 캐어내는 모험을 감행하기보다는 안전하게 선행 번역을 따르는 선택을 하는 듯 보이기도 하는데, 결과적으로 번역과 번역이 비슷해지고 개별 번역의 개성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중요한 전환점을 이루는 국면들이 있다. 강두식의 번역은 일본어 번역을 참조했을 가능성이 있으나, 중역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큰 시도를 한 성취로 판단된다. 박환덕이 그레트헨의 비극이 본격화되는 부분에서 ‘정욕’과 ‘관능’을 역어를 선택하고, 이인웅이 파우스트가 그레트헨에게 사랑에 빠지는 부분에서 어휘 ‘오입장이’를 고수하여 여느 번역들과 차별화한 것은 주목을 요한다. 어휘의 선택이 번역자의 비평행위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운율에 천착하고 원문을 직역하는 경향을 갖는 전영애의 번역은 눈에 띄는 오역이 없이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 2000년대에 들어서 출판된 번역들은 작품해설에서 이전의 관점에서 멀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파우스트>를 측량할 수 없는 작품이라고 하면 옛날에는 그 깊이가 헤아릴 수 없이 심오하다는 의미였으나, 현재에는 풀리지 않는 문제 같아서 계속해서 관찰을 되풀이해야 한다는 의미로 바뀐 것이다. 하지만 역자들의 작품해설에서 나타나는 관점의 변화를 실제 번역된 텍스트에서 찾기란 무척 어려웠다. 그래도 장희창이 옮긴 파우스트가 격정적인 어투를 갖는다거나, 안인희가 옮긴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와 호형호제하는 데서 변화의 단초를 엿볼 수 있었다.
4.2.3. 개별 비평된 번역 목록
김달호(1962): 파우스트. 정음사.
강두식(1965): 파우스트. 을유문화사.
박환덕(1974): 파우스트. 대양서적.
박환덕(1998): 파우스트-비극 제1부. 서울대학교출판부.
이인웅(1983): 파우스트. 학원사.
이인웅(2006): 파우스트. 문학동네.
이인웅(2009): 파우스트 1. 문학동네.
정서웅(1999): 파우스트. 민음사.
김수용(2006): 파우스트 1. 책세상
장희창(2015): 파우스트. 을유문화사.
전영애(2019): 파우스트 1. 길.
안인희(2024): 파우스트. 현대지성.
- 각주
- ↑ 독일어 원문은 다음 판본을 이용한다. Goethe, Johann Wolfgang von(1996): Faust. Eine Tragödie. [Johann Wolfgang von Goethe Werke Kommentare und Register Hamburger Ausgabe in 14 Bänden.] Bd. 3. München. 원문 인용 시 괄호 안에 시행의 숫자를 표기한다.
- ↑ 김달호의 번역문에 해당하는 원문은 약강격인 얌부스와 교차운과 쌍운의 운율을 갖는 시행으로 다음과 같이 강음이 다섯 번씩 반복된다. “Verzeih, ich kann nicht hohe Worte machen,/ Und wenn mich auch der ganze Kreis verhöhnt;/ Mein Pathos brächte dich gewiß zum Lachen,/ Hättst du dir nicht das Lachen abgewöhnt./ Von Sonn' und Welten weiß ich nichts zu sagen,/ Ich sehe nur, wie sich die Menschen plagen.”(275-280행) 강음의 횟수나 강음이 위치하는 음절은 낭송이나 공연 등 환경에 따라서 그리고 해석에 따라서 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Hättst du dir nicht das Lachen abgewöhnt를 Hättst du dir ... 로 강음의 위치가 바뀔 수 있다.
- ↑ “Verruchter! hebe dich von hinnen,/ Und nenne nicht das schöne Weib!/ Bring die Begier zu ihrem süßen Leib/ Nicht wieder vor die halb verrückten Sinnen!”(3326-3329행)
- ↑ “Bin ich der Flüchtling nicht? der Unbehauste?/ Der Unmensch ohne Zweck und Ruh’,/ Der wie ein Wassersturz von Fels zu Felsen brauste/ Begierig wütend nach dem Abgrund zu?/ Und seitwärts sie, mit kindlich dumpfen Sinnen,/ Im Hütten auf dem kleinen Alpenfeld,”(3348-3353행)
- ↑ 이인웅(1994): 파우스트 번역의 작업 보고. 번역의 등가성 문제 제기가 가능한가?, 「번역연구」 2, 103.
- ↑ 안인희의 번역은 Gärung을 “부글거리는 발효[정신의 흥분]”(안인희, 28)으로 옮긴다. 대괄호안에 삽입된 ‘정신의 흥분’은 역자의 주석인데 목적을 특정하지 않은 원문의 의미에 훨씬 더 가깝다.
- ↑ 비교를 위해서 장희창 번역을 보면, 그의 번역은 Urquelle를 “원천”으로 번역하면서, 이 어휘가 “신이 모든 사물의 원천이듯이, “모든 근원적인 인식은 신에 대한 인식으로부터 나온다(<독일인의 저작>2장 35절)”는 라이프니츠의 말에서 따온 것”이라는 주석을 첨부하고 있다.
- ↑ 파우스트가 그레트헨의 방에 몰래 들어가는 <저녁> 장면에서 방을 가리키는 지문은 “Ein kleines reinliches Zimmer”로 “작고 정갈한 방”으로 번역할 수 있다. 이인웅은 여기에도 “소시민적으로 소박하게 생활하는 그레트헨이 정신적 육체적으로도 순수하다는 점을 그녀의 작고 깨끗한 방을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을 주석으로 첨부한다.
- ↑ Der große Hans의 뜻에 대해서는 <파우스트>에 대한 독일어 해설서마다 조금씩 다르다. 에리히 트룬츠는 16세기부터 한 자리를 차지한 인물이거나 그에 상응하는 남성을 나타내는 속어라고 설명한다. 알브레히트 쇠네에 의하면 귀한 신분이거나 품위 있는 남성을 가리킨다. 한스 아렌스는 이 어휘가 그레트헨이 ㄹ지체 높은 귀공자라고 부르는 말에 상응한다고 한다.
- ↑ 작품의 출간 이후에 슈베르트가 곡을 붙였는데 “물레 옆 그레트헨의 노래Gretchen am Spinnrad”로 잘 알려져 있다.
- ↑ 원문의 행과 번역문의 행을 맞추어 시행을 구성하는 형식도 돋보인다. 기존 번역은 대개 다섯 행 단위로 행맞춤을 했고, 그 범위 안에서는 가독성을 고려하여 행의 순서를 바꾸기도 한다. 일례로 “Ein wenig besser würd’ er leben,/ Hätt’st du ihm nicht den Schein des Himmelslichts gegeben;”(283-284행)처럼 주문장이 나오고 조건문인 부문장이 뒤따르는 경우, 김수용은 한국어의 구문 체계에 맞추어 조건문을 주문장의 앞으로 옮겨서 “당신께서 이들에게 하늘의 빛의 허상을 주지 않았던들,/ 이들은 지금보다 약간은 더 잘 살고 있을 겁니다.”(김수용, 23)로 번역한다. 이에 비해서 전영애의 번역은 원문의 구문을 살려서 “그자들 사는 게 조금은 나았으련만,/ 당신이 하늘빛을 얼핏 비쳐주지 않으셨던들.”(전영애, 87)로 조건문인 부문장을 후치시킨다.
- ↑ Solang’ er auf der Erde lebt,/ Solange sei dir’s nicht verboten./ Es irrt der Mensch, solang’ er strebt.(315-317행)
- ↑ 박환덕(1994): 파우스트 번역과 해석에 있어서의 제 문제 – 파우스트 像의 변천을 중심으로 -, 「번역연구」 2,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