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껍질을 벗기며 (Beim Häuten der Zwiebel)
귄터 그라스(Günter Grass, 1927-2015)의 자서전
| 작가 | 귄터 그라스(Günter Grass) |
|---|---|
| 초판 발행 | 2006 |
| 장르 | 자서전 |
작품소개
독일 전후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귄터 그라스가 2006년에 발표한 자서전이다. 나치 과거에 대해 침묵하려는 전후 독일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한 대표적인 양심적인 작가이자 지식인으로 명성을 얻은 그라스가 10대 때 나치 친위대에 가입했었다는 과거를 여든이 다 된 나이에 처음으로 밝혀서 커다란 스캔들을 일으켰다. 자서전이 다루는 시기는 작가의 유년 시절의 종언을 알린 2차 세계대전의 발발부터 출세작 <양철북>을 출간하는 시기까지이다. 즉 어머니 품에서, 또 가난하고 갑갑한 집에서 벗어나 빨리 남자가 되고 싶은 소망에 군대를 동경했던 10대 소년의 나날들, 전쟁 막바지에 최연소로 나치 친위대에 가담하여 전쟁의 참상을 목도하고 미군의 포로로 잡힌 일, 단치히에서 쫓겨난 가족과 재회하고 광부와 석수장이로 일하던 시절, 이후 뒤셀도르프 미대에 진학하여 조각가를 꿈꾸던 시절, 가정을 이루고 소설을 쓰기 시작해 당시 최고의 비평가 그룹인 47그룹의 초대를 받은 일까지를 그린다. 이렇듯 이 작품은 작가의 방황과 성장을 다룬 일종의 성장 소설 내지는 예술가소설의 성격을 띠며, 전쟁에 대한 치기 어린 환상을 반성하는 반전소설의 성격도 있다. 노년의 작가는 군국주의를 숭배하고 유치한 영웅 놀이에 빠져 있던 10대 소년인 ‘나’에게 느끼는 거리감을 숨기지 않으며, 이를 위해 3인칭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제목에서 언급되는 양파껍질 벗기기는 깊이 숨겨져 있던 자신의 수치스러운 과거를 대면하는 고통스러운 회상 작업에 대한 은유이다. 죄를 고백하고 기억하는 작업에 대한 메타적 성찰이 풍부하게 담겨 있으며 고백이 주가 된다는 점에서 서구적인 자서전 장르의 본질을 계승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무거운 고백에 짓눌려 있지만은 않다. 때로는 허풍쟁이 이야기꾼인 작가의 성격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이 자서전이 사실과 허구의 경계와 유희함을 숨기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2015년에 안장혁과 장희창에 의해 처음 번역되었다(민음사).
초판 정보
Grass, Günter(2006): Beim Häuten der Zwiebel. Göttingen: Steid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