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전선 이상없다 (Im Westen nichts Neues)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Erich Maria Remarque, 1898-1970)의 소설
| 작가 |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Erich Maria Remarque) |
|---|---|
| 초판 발행 | 1928 |
| 장르 | 소설 |
작품소개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의 장편소설로 1차 세계 대전의 참혹상을 나이 어린 군인의 시각으로 그려낸다. 1929년 책의 형태로 출판되기 전에 1928년 <포시쉐 차이퉁>에 연재되었다. 레마르크 자신은 이 소설이 정치적 의도를 갖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세계문학에서는 반전소설의 고전으로 분류된다. 1930년 루이스 마일스톤에 의해 영화화되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레마르크는 이 소설로 인해 나치의 적으로 분류되었다. 1차 세계 대전에서 서부전선에 배치된 파울 보이머는 전투가 잠시 중단된 사이에 학창 시절을 회상한다. 칸토렉 선생님의 애국적인 연설은 전 학급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전을 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기본 훈련을 받는 동안 이미 지금까지 학교에서 배운 가치들이 무용지물임을 깨닫는다. 그러면서도 보이머와 친구들은 전장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체득해 간다. 잠시 고향에 휴가를 온 그는 그사이 전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했음을 알게 되고 가족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참호의 처참한 양상을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실망한 채 전선으로 되돌아온 그는 적의 공격을 받아 부상 당하고 몇 주 동안 간이병원에서 지내다가 다시 전선으로 돌아온다. 그 후 몆 주 사이에 보이머의 친구들은 가스나 수류탄 공격을 받고 하나씩 죽어간다. 전쟁이 끝나기 직전 보이머도 파편에 맞아 죽는다. 부대의 보고서에는 ‘서부전선 이상없음’이라고 기록된다. 국내에서는 1930년 피득에 의해 <西部戰線은 조용하다>라는 제목으로 처음 번역되었다(조선기독교창문사).
초판 정보
Remarque, Erich Maria(1928): Im Westen nichts Neues. In: Vossische Zeitung 10. Nov. 1928. <단행본 초판> Remarque, Erich Maria(1929): Im Westen nichts Neues. Berlin: Propyläen-Verlag.
번역서지 목록
| 번호 | 개별작품제목 | 번역서명 | 총서명 | 원저자명 | 번역자명 | 발행연도 | 출판사 | 작품수록 페이지 | 저본 번역유형 | 작품 번역유형 | 비고 |
|---|---|---|---|---|---|---|---|---|---|---|---|
| 1 | 西部戰線 異狀없다 | 西部戰線 異狀없다 | 에이스 문고 3 | 레마르크 | 朴煥德 | 1993 | 三中堂 | 5-286 | 완역 | 완역 | |
| 2 | 서부전선 이상없다 | 서부전선 이상없다, 춘희 | 마당세계문학전집 19 | 에리히 레마르크 | 강두식 | 1993 | 마당 | 3-213 | 편역 | 완역 | |
| 3 | 서부전선 이상없다 | 서부전선 이상없다 | 世界名作 100選 89 | 레마르크 | 김민영 | 1994 | 一信書籍出版社 | 5-285 | 완역 | 완역 | |
| 4 | 서부전선 이상 없다 | 서부전선 이상 없다 | Hongshin elite books 89 | E.M. 레마르크 | 이경석 | 1994 | 홍신문화사 | 11-302 | 완역 | 완역 | |
| 5 | 서부 전선 이상 없다 | 서부 전선 이상 없다 | Mr. Know 세계문학 |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 홍성광 | 2006 | 열린책들 | 9-230 | 완역 | 완역 | |
| 6 | 서부 전선 이상 없다 | 서부 전선 이상 없다 | 열린책들 세계문학 67 |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 홍성광 | 2009 | 열린책들 | 9-304 | 완역 | 완역 | 세계문학판 1쇄; 2006년 초판 발행 |
1. 번역 현황 및 개관
<서부전선 이상없다>는 19세의 나이로 1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던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가 젊은 군인의 시각에서 전쟁의 참상을 그린 소설이다. 애초에 베를린의 주요 일간지 <포시쉐 차이퉁>에 (1928년 11월 10일-12월 9일) 연재되었던 이 작품이 1929년 프로필레엔 출판사에서 단행본의 형태로 출판되자마자 엄청난 부수가 팔려나갔다. 작가 자신은 이 작품을 비정치적인 소설이라고 표명했지만, 전세계적으로 대표적인 반전소설로 받아들여지자 나치당은 1933년 분서사건 때 이 작품도 함께 불태웠다. 평화를 갈망하던 시대정신을 표방하는 것으로 각광 받은 이 책은 출판된 그해 바로 영어로 옮겨졌고, 1930년 미국 영화감독 루이스 마일스톤 Lewis Milestone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져 이듬해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함으로써 더욱 명성을 더해갔다.[1]
일본어판에 의해 부분적으로 소개된 적은 있지만, 일제 치하에 있던 우리나라에서 이 소설이 1930년에 이미 완역되었다는 것은 놀라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 국내 최초의 번역은 러시아계 유대인으로 선교활동을 위해 우리나라에 와 있던 피득(彼得)에 의한 것이다. 그러다가 1950년대 말부터 한국 독문학자들에 의해 새로운 번역이 이루어지는데, 1959년 박환덕에 이어 구기성(1962), 강두식(1971)의 번역이 뒤따른다. 이를 바탕으로 1970년대에 레마르크 번역은 정점에 달한다고 할 수 있는데, 1974년 레마르크 전집(범조사)이 출판되었다는 것이 그 같은 사실을 말해준다.[2]
6권으로 된 이 전집의 1권에 박환덕의 번역으로 <서부전선 이상없다>가 동일 역자의 <네 이웃을 사랑하라>와 함께 포함되었다. 당시 레마르크가 세계적으로 인기 작가 중 한 사람으로 꼽혔던 만큼 이 한국어판 레마르크 ‘전집’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독문학자들이 다수 참여하였다. 이는 (한국)전쟁에 대한 트라우마가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던 우리 사회에서 레마르크의 작품이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게오르규의 <25시> 등과 함께 강력한 대중적 인기를 누렸음을 말해준다. 1980년대에도 여러 판본이 나왔으나 이른바 ‘해적판’이거나 박환덕과 강두식의 번역이 출판사를 바꾸어가면서 재출판된 것이었고, 1990년대부터는 레마르크의 인기가 분명한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새로운 출판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던 것이 2000년대 홍성광에 의해 새로 번역되었음에도 이전의 인기를 되찾기에는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저자의 이름은 에릭 마리아 레미르륵, 루마루케, 레마륵을 거쳐 레마르크로 정착되고, 작품 제목은 1930년대에 <西部戰線은 조용ᄒᆞ다>(피득) <西部戰線 별탈업다>(송월동인) <서부전선 이상없다>(박환덕) 등으로 변화한다.
문학사에서는 흔히 이 작품을 표현주의와는 구분되는 신사실주의적 작품으로 분류하곤 하는데, 화자가 자기주장이나 감정 표현을 가급적 억제한 채, 사실에 바탕을 두고 사실 자체가 말하게 한다는 것이다. 좀 더 자세히 읽다 보면 급박하게 돌아가는 전투 상황에 대한 묘사와 이어지는 소강상태에서 전장의 일상에 대한 묘사가 교대로 나타나면서, 전투 상황에 대한 묘사는 긴박하고 간결한 문체가 주를 이루는 데 반해, 과거에 대한 회상이나 기억 장면은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를 유지한다. 또한 작가가 ‘서사적 과거 Erzählpräteritum’를 시종일관 사용하는 대신 의도적으로 현재시제를 많이 사용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전장의 사실성과 물(질)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이때 현재시제는 문법적 차원을 넘어 사건이 눈앞에서 벌어지는 듯한 ‘현재화 Vergegenwärtigung’란 문체적 효과로 작동한다. 이 글에서는 전쟁터의 여러 상황을 묘사하는 데 사용된 언어적, 문체적 특성, 서술 템포, 시제, 번역 화자의 에토스 등을 중심으로 여러 번역본을 비교해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