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 (Vergänglichkeit)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1877-1962)의 시
| 작가 |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
|---|---|
| 초판 발행 | 1919 |
| 장르 | 시 |
작품소개
헤르만 헤세가 1919년 2월에 쓴 시로 같은 해 문예지 <노이에 룬트샤우>에 처음 게재된 소설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에 제목 없이 들어 있다. 먼저 형식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이 작품은 단연시로 전체가 총 20행으로 짜여 있다. 내용상으로는 앞부분과 뒷부분이 서로 긴밀한 연관 속에 여러모로 대조를 이룬다. 첫 행의 “생명의 나무”는 다른 무엇보다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동일한 표현을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나무에서 잎들이 떨어지는 것을 시적 화자 ‘나’는 그저 감수해야 한다. 그는 절대적 존재로서의 그것이 하는 일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비틀거리도록 현란한 세계” 속에서 무력한 인간 개체는 지칠 정도로 도취와 충만함을 체험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허무가 도래한다. “오늘까지만 해도 이글거리는 것 / 곧 가라앉으리.” 이렇듯 언젠가 “갈색 무덤”에 묻힐 운명일 수밖에 없는 유한한 ‘나’를 위안하고 구제해 주는 것이 바로 ‘어머니’이다. 헤세의 시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 상징적 존재는 아직 미성숙한 어린아이를 굽어보는 자애로운 모습을 보인다. 이토록 인자한 ‘어머니’가 건네는 “시선은 나의 별이다”. 시의 말미에서 ‘어머니’는 인간적인 차원을 넘어 어떤 절대적 근원으로 고양되고 승화된다. 우리 모두의 삶의 원천인 “영원한 어머니”는 홀로 죽음과 소멸에서 벗어나 있다. “그 유희하는 손가락”에 의해 우리는 무상으로부터 구원을 받는다. 삶과 죽음, 덧없음과 영원, 개별과 보편 등 상반되는 여러 요소가 시적으로 절묘하게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 작품은 국내에서는 1958년 윤순호에 의해 처음 번역되어 헤세의 여행 소설 <放浪>에 수록되었다(신양사).
초판 정보
Hesse, Hermann(1919): Klingsors letzter Sommer (Vergänglichkeit). In: Die Neue Rundschau 30. Berlin: S. Fischer, 1471-1511.
<단행본 초판>
Hesse, Hermann(1920): Klingsors letzter Sommer (Vergänglichkeit). Erzählungen. Berlin: S. Fisc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