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Herbst)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 1875-1926)의 시
| 작가 |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 |
|---|---|
| 초판 발행 | 1906 |
| 장르 | 시 |
작품소개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1902년에 집필한 시로, 그의 가장 널리 알려진 자연시에 속한다. 3연 9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유로운 운율을 지닌다. 시는 가을날의 자연, 특히 “잎들이 떨어진다”는 현상에 주목하여 이를 중심 주제로 삼는다. 떨어지는 잎들은 사라짐, 죽음, 그리고 모든 사물의 보편적인 몰락을 상징하며, 단순한 자연관찰에서 출발해 실존적이고 정신적인 차원으로까지 의미가 확장된다. 가을이 되면 생명 있는 모든 존재는 몰락의 위협에 직면하게 되는데, 시는 잎들이 “거부하는 몸짓으로” 떨어진다고 의인화하여 표현하고, “그들은 떨어진다 [...] 그들은 떨어진다”는 반복을 통해 이러한 운명이 피할 수 없는 것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 전면적인 몰락 속에서도 더 높은 힘이 존재한다. 이 힘은 떨어지는 모든 것을 무한히 받아내며, 적어도 그들을 포용한다. 릴케는 가을을 단지 자연의 한 계절이 아니라 형이상학적 상태로 그려내며, 나뭇잎이 가지에서 떨어지는 모습은 인간의 실존으로 확장되어 우리 역시 필멸의 존재임을 자각하게 만든다. 모든 것은 떨어지고, 무너지고, 죽음 속으로 내던져진다. 하지만 마지막 연에서 등장하는 “한 분”은 이러한 모든 떨어짐을 “무한히 부드러운 손길로 받아준다.” 이 우주적 존재의 자비로운 손은 죽음 속에서도 삶을 보존하려는 위로의 힘이며, 마지막 행에서 이를 언급함으로써 시는 시각적이고 감각적인 효과를 자아낸다. 이처럼 릴케는 전 존재가 필멸의 운명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위한 희망의 공간을 열어 보인다. 한국어 초역은 1942년 윤태웅에 의해 이루어졌다.(<춘화>(문학잡지)).
초판 정보
Rilke, Rainer Maria(1906): Herbst. In: Das Buch der Bilder. Berlin/Leipzig/Stuttgart: Axel Junker Verlag, 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