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 2 (Faus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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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의 희곡

파우스트 (Faust)
작가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초판 발행1808 / 1832
장르희곡


작품소개

괴테가 사망하기 1년 전인 1831년에 완성된 희곡이다. 중세 말기의 노(老)학자 파우스트는 자신의 영혼을 걸고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계약을 맺는다. 악마의 도움으로 젊은 귀공자로 회춘한 파우스트는 양가의 처녀 그레첸과 무책임한 사랑을 나누고 떠나간다. 홀로 버려진 그레첸은 영아를 살해한 죄로 옥에 갇혀 사형 집행을 앞두고 있다. 파우스트는 악마의 도움을 받아 그레첸을 탈옥시키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죗값을 치르겠다며 하느님의 구원을 선택한다. 여기까지가 1806년에 발표된 <파우스트> 제1부의 내용이다. 제2부에서 괴테는 제1부에서의 개인적 비극을 지옥과 천국 사이에서 벌어지는 인간 일반의 비극으로 확장·고양시킨다. 인간은 불가피하게 죄업을 짓게 되지만, 그가 방황하면서도 올바른 길을 찾고자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결국 그는 천상의 은총과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작품의 핵심 메시지이다. 독일문학사상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 작품에서 따온 많은 구절이 현대 독일어의 관용구로 되었다. 일제강점기 이래로 일역판 <파우스트>로부터 그 내용이 단편적으로 소개되어왔으나, 국내에서 완역된 것은 1961년 김달호의 번역이 처음이다(정음사).


초판 정보

1부: Goethe, Johann Wolfgang von(1808): Faust. Eine Tragödie. Tübingen: Cotta’sche Verlagsbuchhandlung.

2부: Goethe, Johann Wolfgang von(1832): Faust. Der Tragödie zweyter Theil in fünf Acten. In: Vollständige Ausgabe letzter Hand. Vol. 41. Stuttgart: J. G. Cotta’sche Buchhandlung.


번역서지 목록

번호 개별작품제목 번역서명 총서명 원저자명 번역자명 발행연도 출판사 작품수록 페이지 저본 번역유형 작품 번역유형 비고
1 파우스트 世界文學選集. 上券 축소 세계문학선집 上 괴-테 세계문학감상회 1948 中央書林出版部 39-49 편역 개작 요약본
2 파우스트 (要約)世界文學全集 축소 세계문학전집 3 괴-테 古今出版社 編輯部 1955 古今出版社 55-84 편역 개작 요약본
3 화우스트 화우스트 世界名作選集 케에테 桂鎔默 1955 우생출판사 7-272 번안 번안 번안
4 파우스트 파우스트 궤에테 계용묵 1958 三映社 7-249 번안 번안
5 파우스트 파우스트. 敎養新書 30 괴에테 李晩成 1958 新楊社 27-315 편역 편역 1부만 번역
6 파우스트 파우스트 괴에테 金泰慶(김태경) 1960 德壽出版社 11-187 편역 편역 1부만 번역
7 확인불가 (世界名作)파우스트 확인불가 金亭一 1960 同人文化社 - 확인불가 확인불가
8 파우스트 파우스트, 헤르만과 도로테아 세계문학전집 4 궤에테 金達湖 1961 正音社 12-362 편역 완역
9 파우스트 파우스트 世界文學選集 괴에테 金泰慶 1961 德壽出版社 11-187 편역 편역 1부만 번역
10 파우스트 (世界名作) 파우스트 궤-테 金亭一 1963 靑樹社 7-236 개작 개작 희곡을 소설로 개작. 1부만 번역
11 확인불가 파우스트 괴-테 김형일 1964 한양출판사 - 확인불가 확인불가
12 파우스트 크라식 로망 選集 1 크라식로망選集 1 괴에테 李晩成(이만성) 1965 新楊社 29-315 편역 편역 작품별 쪽수, 1부만 번역
13 파우스트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世界文學全集 30 괴에테 姜斗植(강두식) 1965 乙酉文化社 53-459 편역 완역
14 파우스트 (世界名作) 파우스트 괴테 金亭一 1968 松仁出版社 7-226 개작 개작 희곡을 소설로 개작. 1부만 번역
15 파우스트 파우스트, 헤르만과 도로테아 괴에테文學全集 2 괴에테 金晸鎭 1968 徽文出版社 9-419 편역 완역
16 파우스트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컬러판)世界의 文學大全集 2 괴에테 朴鍾緖(박종서) 1970 同和出版社 23-350 편역 완역
17 파우스트 파우스트, 헤르만과 도로테아 世界文學全集 10 궤에테 金達湖 1970 正音社 13-362 편역 완역
18 파우스트 파우스트, 헤르만과 도로테아 世界文學全集 10 궤에테 金達湖(김달호) 1972 正音社 11-362 편역 완역
19 파우스트 파우스트 그린판 世界文學全集 괴에테 朴鍾和 1972 京東出版社 15-374 완역 완역
20 확인불가 파우스트 확인불가 朴鍾緖 1972 學進出版社 - 확인불가 확인불가
21 파우스트 世界文學大全集 1 世界文學大全集 1 괴테 呂石柱(여석주) 1973 新文出版社 5-399 편역 완역
22 파우스트 世界文學全集 5 世界文學全集 5 괴에테 李孝祥(이효상) 1973 東西文化社 3-301 편역 완역
23 파우스트 파우스트 괴테 金亭一 1973 新文出版社 7-226 개작 개작 희곡을 소설로 개작. 1부만 번역
24 파우스트 世界文學全集 5 世界文學全集 5 괴에테 李孝祥 1973 東西文化社 3-301 편역 완역
25 파우스트 젊은 벨텔의 슬픔, 파우스트 世界文學大全集 1 괴테 呂石柱 1973 新文出版社 3-399 편역 완역
26 파우스트 파우스트 괴에테 崔鉉(최현) 1974 普文閣 21-352 완역 완역
27 파우스트 파우스트 (最新輯)世界文學 30 괴에테 金晸鎭(김정진) 1974 徽文出版社 13-462 완역 완역
28 파우스트 世界文學大全集 2 世界文學大全集 2 괴테 朴煥德(박환덕) 1974 大洋書籍 9-344 편역 완역
29 파우스트 (新譯)괴에테全集 2 괴에테 鄭鎭雄 1974 光學社 21-468 완역 완역
30 파우스트 파우스트 (最新輯)世界文學 30 괴에테 金晸鎭 1974 徽文出版社 13-462 완역 완역
31 파우스트 파우스트, 헤르만과 도로테아, 젊은베르테르의 번민 世界文學大全集 2 괴테 朴煥德 1974 大洋書籍 9-344 편역 완역
32 파우스트 파우스트 괴에테 崔鉉 1974 普文閣 21-352 완역 완역
33 파우스트 파우스트 괴에테 鄭庚錫 1975 文藝出版社 31-459 완역 완역
34 파우스트 파우스트 괴에테 崔正善 1975 英一文化社 11-428 완역 완역
35 파우스트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컬러版) 世界의 文學大全集 2 괴에테 朴鍾緖 1975 同和出版公社 23-352 편역 완역
36 파우스트 파우스트 博英文庫 64 괴에테 朴鍾緖 1975 博英社 7-224 편역 편역 1부만 번역
37 파우스트 파우스트 World's great books 6 괴에테 李孝祥 1975 東西文化社 7-436 완역 완역
38 <파우스트>의 序詩 [세계의 문예사조를 바꾼 문제 序文集] 近代的 人間性을 완성한 <파우스트>의 序詩: 저 가만하고 엄숙한 나라 - 原題 獻辭 文學思想 30 괴테 金達湖 1975.3 문학사상사 261-261 편역 편역 <파우스트>의 序詩, 1쪽 번역
39 파우스트 世界代表文學全集 5 世界代表文學全集 5 괴에테 郭福祿(곽복록) 1976 高麗出版社 19-339 편역 완역
40 파우스트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三省版)世界文學全集 51 괴테 朴贊機(박찬기) 1976 三省出版社 15-408 편역 완역
41 파우스트 파우스트 世界代表文學全集 5 괴에테 郭福祿 1976 高麗出版社 19-339 편역 완역
42 파우스트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三省版)世界文學全集 51 괴테 朴贊機 1976 三省出版社 15-408 편역 완역
43 파우스트 파우스트 世界文學全集 3 괴테 李廷基(이정기) 1977 陽地堂 7-411 완역 완역
44 파우스트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世界文學全集 2 괴테 李晩成 1977 韓英出版社 9-150 편역 편역 1부만 번역
45 확인불가 파우스트 문예사상신서 11 확인불가 李晩成 1977 가정문고사 - 확인불가 확인불가
46 파우스트 파우스트 世界文學全集 3 괴테 李廷基 1977 陽地堂 7-411 완역 완역
47 파우스트 파우스트 1 동서문고 40 괴에테 이효상 1977 東西文化社 7-438 완역 완역 2권 중 1권
48 파우스트 파우스트 2 동서문고 41 괴에테 이효상 1977 東西文化社 9-365 완역 완역 2권 중 2권
49 파우스트 파우스트 세계문학 52 괴테 李榮久(이영구) 1978 金星出版社 9-196 편역 편역; 개작 희곡을 산문으로 개작
50 파우스트 世界文學全集 23 世界文學全集 23 괴에테 金泳鎬(김영호) 1978 平凡社 11-302 편역 완역
51 파우스트 파우스트 (大世界)哲學的文學全集 2 괴에테 김기덕,정진웅, 최민홍 1978 白文堂 21-468 완역 완역
52 파우스트 파우스트 세계문학 52 괴테 李榮久 1978 金星出版社 10-196 편역 개작 1부를 소설로 개작, 괴테의 격언들 포함
53 파우스트 파우스트 괴테 李堅星 1978 新元文化社 27-315 편역 편역 1부만 번역
54 파우스트 (新裝版)世界文學全集 15 (新裝版)世界文學全集 15 괴테 姜斗植(강두식) 1979 乙酉文化社 53-459 편역 완역
55 파우스트 파우스트 世界文學全集 괴에테 朴鍾和 1979 楡林堂 15-374 완역 완역
56 파우스트 파우스트 世界文學大全集 1 괴에테 田元成 1979 文學堂 5-447 완역 완역
57 파우스트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新裝版)世界文學全集 15 괴테 姜斗植 1979 乙酉文化社 53-459 편역 완역
58 파우스트 파우스트.카르멘 世界文學全集 23 괴에테 金泳鎬 1980 平凡社 11-302 편역 완역
59 파우스트 파우스트 世界文學大全集 3 괴에테 김정진 1980 徽文出版社 15-428 완역 완역
60 파우스트 1 파우스트 1 三中堂文庫 451 괴에테 郭福祿(곽복록) 1981 三中堂 5-287 편역 완역
61 파우스트 2 파우스트 2 三中堂文庫 452 괴에테 郭福祿(곽복록) 1981 三中堂 5-251 편역 완역
62 파우스트 3 파우스트 3 三中堂文庫 453 괴에테 郭福祿(곽복록) 1981 三中堂 5-240 편역 완역
63 파우스트 파우스트 世界文學 2 괴에테 黃善雄 1981 대구:民衆圖書 11-451 완역 완역
64 파우스트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世界의 文學 1 괴테 곽복록 1981 廷文社 12-115 편역 편역 그림이 수록된 축약판
65 파우스트 1 파우스트 1 三中堂文庫 451 괴에테 郭福祿 1981 三中堂 5-287 편역 완역 3권 중 1권
66 파우스트 2 파우스트 2 三中堂文庫 452 괴에테 郭福祿 1981 三中堂 5-251 편역 완역 3권 중 2권
67 파우스트 3 파우스트 3 三中堂文庫 453 괴에테 郭福祿 1981 三中堂 5-240 편역 완역 3권 중 3권
68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가정판 세계문학전집 괴테 김균희 1982 165-308 편역 편역
69 파우스트 파우스트 世界文學大全集 6 괴테 郭福祿(곽복록) 1982 博文書館 5-399 완역 완역
70 파우스트 1 파우스트 1 자이언트문고 104 요한 볼프강 폰 괴에테 李孝祥(이효상) 1982 文公社 7-438 편역 완역
71 파우스트 2 파우스트 2 자이언트문고 105 요한 볼프강 폰 괴에테 李孝祥(이효상) 1982 文公社 9-365 편역 완역
72 파우스트 파우스트 世界文學全集 40 괴테 곽복록 1982 知星出版社 11-456 완역 완역
73 파우스트 파우스트 (愛藏版)世界文學大全集 42 괴테 徐石演 1982 금성출판사 3-368 편역 완역 괴테 시 수록
74 파우스트 파우스트 世界文學大全集 6 괴테 郭福祿 1982 博文書館 5-399 완역 완역
75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가정판 세계문학전집 괴테 김균희 1982 165-308 편역 편역 축역
76 파우스트 2 파우스트 2 자이언트문고 105 괴에테 李孝祥 1982 文公社 9-365 편역 완역
77 파우스트 파우스트 世界文學大全集 2 괴에테 姜斗植 1982 三省堂 5-447 완역 완역
78 파우스트 파우스트 主友세계문학 79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이인웅 1983 學園社 17-442 완역 완역
79 파우스트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世界文學全集=, Great books 12 괴에테 李孝祥 1983 學園出版公社 5-436 편역 완역
80 파우스트 파우스트 主友세계문학=, (The)Ju woo's world literature 79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이인웅 1983 學園社 17-442 완역 완역
81 파우스트 파우스트 삼성판 세계문학전집 7 괴테 朴贊機(박찬기) 1984 삼성출판사 15-504 완역 완역
82 파우스트 파우스트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12 J.W.v.괴테 박환덕 1984 汎友社 16-511 완역 완역
83 파우스트 괴테의 파우스트 地下鐵문고 44 괴테 地下鐵문고 편집부(지하철문고 편집부) 1984 地下鐵문고社 9-190 개작; 중역 개작; 중역 일본 번역가가 희곡 원문을 소설로 개작한 것을 번역했음을 밝힘
84 파우스트 괴테의 파우스트 地下鐵 44 괴테 지하철문고 편집부 1984 地下鐵文庫社 7-190 개작 개작 일본에서 소설로 개작한 책을 중역
85 파우스트 파우스트 삼성판 세계문학전집 7 괴테 朴贊機 1984 삼성출판사 15-504 완역 완역
86 파우스트 파우스트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12 J.W.v.괴테 박환덕 1984 汎友社 16-511 완역 완역
87 파우스트 파우스트 괴테 이만성 1984 민들레 27-315 편역 편역 1부만 번역
88 파우스트 파우스트 주니어 世界文學 52 괴테 이영구 1985 금성출판사 10-224 편역 개작 역자가 독자층을 고려하여 문장과 내용을 다듬었음을 밝힘
89 파우스트 다이아몬드 世界文學大全集, 7 파우스트 7 괴테 鄭仁鎬(정인호) 1985 靑化 7-427 완역 완역 초판에는 역자가 (心溪)鄭周永으로 적혀 있으나 이후 재판들에는 정인호로 적혀 있기에 이를 표기함
90 파우스트 世界文學大全集 5 (新編)世界文學大全集 5 괴테 박환덕 1985 信永出版社 209-521 편역 완역
91 파우스트 파우스트 주니어 世界文學=, World literature for junior 52 괴테 이영구 1985 금성출판사 10-224 편역 개작 1부를 소설로 개작, 괴테의 격언들 포함
92 파우스트 다이아몬드 世界文學大全集 7 다이아몬드 世界文學大全集 7 괴테 鄭仁鎬 1985 靑化 7-427 완역 완역 초판에는 역자가 (心溪)鄭周永으로 적혀 있으나 이후 재판들에는 정인호로 적혀 있기에 이를 표기함
93 시인은 누구인가 그리고 우리는 하나가 되었다 괴테 이충진 1986 하나 219-220 편역 편역 역자가 괴테를 비롯한 여러 작가의 작품들에서 임의로 발췌역하여 엮음, 소제목은 역자가 임의로 붙임, 본문 말미에 역자가 '파우스트 중에서'라고 표기함
94 파우스트 世界文學全集 7 世界文學全集 7 괴테 金良順(김량순) 1986 良友堂 9-489 완역 완역
95 파우스트 파우스트 學園세계문학 3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이인웅 1986 學園社 13-438 완역 완역
96 파우스트 파우스트 世界文學大全集 3 괴테 姜斗植(강두식) 1986 三省堂 51-539 완역 완역
97 파우스트 파우스트 범한판 세계문학 27 괴테 朴鍚一 1986 汎韓出版社 19-442 완역 완역
98 파우스트 파우스트 Ⅰ Grand Books 19 - 20 괴테 김양순 1986 일신서적공사 11-270 완역 편역 2권 중 1권
99 파우스트 파우스트 Ⅱ Grand Books 19 - 20 괴테 김양순 1986 일신서적공사 271-489 완역 편역 2권 중 2권
100 파우스트 파우스트 世界文學大全集=, (The)World literature 3 괴테 姜斗植 1986 三省堂 51-539 완역 완역
101 파우스트 파우스트 世界文學全集=, (The)World literature 7 괴테 金良順 1986 良友堂 9-489 완역 완역
102 파우스트 파우스트 學園세계문학 3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이인웅 1986 學園社 13-438 완역 완역
103 파우스트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괴테 姜斗植(강두식) 1987 乙酉文化社 3-566 편역 완역
104 파우스트 세계 문학의 이해와 감상:중, 고등학생을 위한 문학 요양서 괴테 확인불가 1987 대일출판사 296-302 개작 개작 요약본
105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번민, 파우스트 골든世界文學全集=, (The)Golden classics 5 괴테 박환덕 1987 中央文化社 141-496 편역 완역
106 파우스트 비극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오만과 편견 동서세계문학전집 6 괴테 이효상 1987 동서문화사 9-256 편역 완역
107 파우스트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괴테 姜斗植 1987 乙酉文化社 3-566 편역 완역
108 파우스트 파우스트 삼성기획신서 9 괴테 홍건식 1988 삼성기획 13-467 완역 완역
109 파우스트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번민 Silver world literature 1 괴테 박환덕 1988 中央文化社 7-392 편역 완역
110 파우스트 (소설로 엮은)파우스트 괴테 서석연 1988 선문 16-234 편역 편역
111 파우스트 비극 파우스트, 젊은베르테르의 슬픔 동서세계문학전집 5 괴테 이효상 1988 동서문화사 9-256 편역 완역 <헤르만과 도로테아>수록
112 파우스트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우리시대의)세계문학=, Kemongsa's literary works 4 괴테 강두식 1988 계몽사 1-402 편역 완역
113 파우스트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Ever green classic 5 괴테 이효상 1988 학원출판공사 9-256 편역 완역
114 파우스트 파우스트 삼성기획신서 9 괴테 홍건식 1988 삼성기획 13-467 완역 완역
115 파우스트 파우스트 靑木精選世界文學 9 괴테 김애경 1989 靑木 7-441 완역 완역
116 파우스트 파우스트 世界名作 100選 34 괴테 김양순 1989 일신서적공사 11-485 완역 완역
117 파우스트 파우스트 세계대표문학선 괴에테 장인기 1990 세진출판사 20-360 완역 완역
118 파우스트 파우스트, 젊은 베르터의 슬픔 (High seller) 世界文學大全集, (The) world literature 4 괴테 박환덕 1990 교육문화사 11-443 편역 완역
119 파우스트 1 파우스트 1 한권의 책 193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이인웅 1990 學園社 11-214 편역 완역 2권 중 1권
120 파우스트 2 파우스트 2 한권의 책 194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이인웅 1990 學園社 11-220 편역 완역 2권 중 2권
121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헤르만과 도로테아, 파우스트 (벨라주) 世界文學大全集 5 괴테 박환덕 1990 신영출판사 209-521 편역 완역
122 파우스트 파우스트, 詩 World's famous classics, (金星版)世界文學大全集= 16 괴테 徐石演 1990 金星出版社 3-463 편역 완역
123 파우스트 파우스트 세계대표문학선 괴에테 장인기 1990 세진출판사 20-360 완역 완역
124 파우스트 파우스트 혜원세계문학 10 J.W.V.괴테 김훈 1991 혜원출판사 3-470 완역 완역
125 파우스트 파우스트 명작의 고향 1 괴테 신태동 1991 예가 27-377 완역 완역
126 파우스트 파우스트 혜원세계문학 10 J.W.V.괴테 김훈 1991 혜원출판사 3-470 완역 완역
127 파우스트 파우스트 Hongshin elite book's 26 J.W.괴테 정광섭 1992 홍신문화사 11-466 완역 완역
128 파우스트 파우스트 베스트세계문학 10 괴테 김정진 1992 신원문화사 7-415 완역 완역
129 파우스트 파우스트 세계문학, (The)Eeom Han's world literature 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朴錫一(박석일) 1992 韓國圖書出版中央會 17-442 완역 완역
130 파우스트 파우스트 The World literature, 世界文學大全集 3 괴테 강두식 1992 三省堂 51-539 완역 완역
131 파우스트 파우스트 세계문학, (The) Eeom Han's world literature 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朴錫一 1992 韓國圖書出版中央會 17-442 완역 완역
132 파우스트 파우스트 Hongshin elite book's 26 J.W.괴테 정광섭 1992 홍신문화사 11-466 완역 완역
133 파우스트 파우스트 포에버북스 33 J.W.괴테 정성호 번역센터 1993 오늘 11-504 완역 완역
134 파우스트 파우스트 하서세계문학 1 괴테 박석일 1993 하서 17-442 완역 완역
135 파우스트 파우스트 포에버북스 33 J.W.괴테 정성호 번역센터 1993 오늘 11-504 완역 완역
136 파우스트 파우스트 우리시대의 세계문학 2 괴테 강두식 1994 계몽사 9-451 완역 완역
137 파우스트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골든세계문학선 11 괴테 박환덕 1994 중앙미디어 3-363 편역 완역
138 파우스트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골든세계문학선 11 괴테 박환덕 1994 중앙미디어 3-363 편역 완역
139 파우스트 (상) 파우스트 (상)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44166 J.W.v.괴테 박환덕 1995 범우사 13-307 편역 완역
140 파우스트 (하) 파우스트 (하)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44167 J.W.v.괴테 박환덕 1995 범우사 8-265 편역 완역
141 파우스트 파우스트 High class book 18 괴테 홍건식 1995 육문사 13-467 완역 완역
142 파우스트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Great book L4 괴테 이효상 1995 오늘의 책 9-456 편역 완역
143 파우스트 (상) 파우스트 (상)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12-1 J.W.v.괴테 박환덕 1995 범우사 13-307 편역 완역
144 파우스트 (하) 파우스트 (하)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12-2 J.W.v.괴테 박환덕 1995 범우사 8-265 편역 완역
145 파우스트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Great book L4 괴테 이효상 1995 오늘의 책 9-456 편역 완역
146 파우스트 파우스트 High class book 18 괴테 홍건식 1995 육문사 13-467 완역 완역
147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Selection for thinking & writing, 사고·논술 컬렉션 11 J.W.괴테 김균희 1996 종로학원, 계몽사 145-278 편역 편역
148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Selection for thinking & writing, 마당 사고·논술 텍스트 100선 28 J.W.괴테 김균희 1996 마당미디어 145-278 편역 편역
149 파우스트 파우스트 괴테전집 3 괴테 정서웅 1997 민음사 7-566 완역 완역
150 파우스트 파우스트 - 비극 제1부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소 고전총서, 서양-문학 7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박환덕 1998 서울대학교출판부 1-223 편역 편역
151 파우스트 파우스트 - 비극 제1부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소 고전총서, 서양-문학 7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박환덕 1998 서울대학교출판부 1-223 편역 편역
152 파우스트 1 파우스트 세계문학전집 21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정서웅 1999 민음사 7-249 편역 완역
153 파우스트 2 파우스트 세계문학전집 2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정서웅 1999 민음사 7-389 편역 완역
154 파우스트 파우스트 : 하나의 비극 Johann Wolfgang von Goethe 최두환 2000 시와 진실 9-229 편역 편역
155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사고·논술 텍스트 100선=, Selection for thinking & writing 28 J.W.괴테 김균희 2002 뉴턴코리아 145-278 편역 편역
156 파우스트 상 파우스트 1 (논리논술)일삼일팔 세계문학 59 괴테 확인불가 2002 삼성교육개발원 9-133 개작 개작
157 파우스트 하 파우스트 2 (논리논술)일삼일팔 세계문학 60 괴테 확인불가 2002 삼성교육개발원 9-118 개작 개작
158 파우스트 파우스트 밀레니엄북스 4 괴테 김정진 2002 신원문화사 11-534 완역 완역
159 파우스트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정경석 2003 문예출판사 29-578 완역 완역
160 파우스트 (최초 소설) 파우스트. 하 J.W.V. 괴테 최승 2004 동문사 15-351 개작 개작
161 파우스트 (최초 소설) 파우스트. 상 J.W.V. 괴테 최승 2004 동문사 13-361 개작 개작
162 파우스트 파우스트 논술대비 세계 명작 80 괴테 확인불가 2005 지경사 8-204 편역 편역
163 파우스트 파우스트 World literature for junior, 논리논술과 함께 하는 세계문학, 주니어 논술문학= 17 괴테 확인불가 2005 삼성비엔씨 9-196 개작 개작
164 파우스트 파우스트 삶의 다양한 이야기, 논술대비 세계명작문학 68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조원규 2005 한국헤밍웨이 11-79 개작 개작
165 파우스트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골든세계문학전집, (The) golden classics 8 괴테 박환덕 2005 JDM중앙출판사 3-363 편역 완역
166 파우스트 파우스트 문학동네 세계문학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이인웅 2006 문학동네 7-408 완역 완역
167 파우스트 파우스트 명작, 아이세움 논술 29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확인불가 2006 대한교과서 24-169 개작 개작
168 파우스트 파우스트 (초등학교·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논리논술 세계 대표 문학, 그랑프리 세계 대표 문학 15 괴테 확인불가 2006 삼성비엔씨 9-120 편역 편역
169 파우스트 파우스트 1 책세상문고 세계문학 35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김수용 2006 책세상 7-306 완역 완역
170 파우스트 파우스트 2 책세상문고 세계문학 35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김수용 2006 책세상 317-771 완역 완역
171 파우스트 파우스트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는) 논술대비 세계문학 20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확인불가 2006-2008사이 한국헤밍웨이 9-206 편역 편역
172 파우스트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World book 60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곽복록 2007 동서문화사 11-589 편역 완역
173 파우스트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장남준 2008 하서출판사 7-395 완역 완역
174 파우스트 파우스트 열린책들 세계문학 73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김인순 2009 열린책들 7-473 완역 완역
175 파우스트 파우스트. 1 세계문학전집 9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이인웅 2009 문학동네 7-302 완역 완역
176 파우스트 파우스트. 2 세계문학전집 10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이인웅 2009 문학동네 11-462 완역 완역
177 파우스트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강두식 2010 누멘 31-334 완역 완역
178 파우스트 파우스트 대학권장도서 베스트 9 괴테 김정진 2010 신원문화사 10-496 완역 완역
179 파우스트 파우스트 문예 세계문학선 76 괴테 정경석 2010 문예출판사 30-631 완역 완역
180 파우스트 파우스트 일송세계명작선집 = (The)classic literature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정덕환 2010 일송북 10-484 완역 완역
181 중학생이 보는 파우스트 (중학생이 보는) 파우스트 중학생 독후감 따라잡기 101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김정진 2011 신원문화사 10-534 편역 편역
182 파우스트 파우스트 홍신세계문학 1 J.W.괴테 정광섭 2011 홍신문화사 6-487 완역 완역
183 파우스트 파우스트 반석영한대역 시리즈 15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김지은 2011 반석출판사 8-196 편역 편역
184 파우스트 파우스트 웅진 명작 도서관 45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조원규 2012 웅진씽크빅 7-116 개작 개작
185 파우스트 파우스트 1 펭귄 클래식, Penguin classics 133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김재혁 2012 웅진씽크빅 7-273 완역 완역
186 파우스트 파우스트 2 펭귄 클래식, Penguin classics 134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김재혁 2012 웅진씽크빅 9-442 완역 완역
187 파우스트 (삽화본) 파우스트 정산 삽화본 특선 20 괴테 계용묵 2013 정산미디어 8-183 개작 개작
188 파우스트 파우스트 SAT 스토리북 6 요한 볼프강 폰 괴테 FL4U컨텐츠 2013 반석출판사 7-198 편역 편역
189 파우스트 파우스트 장편 소설, 세계문학산책 10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붉은여우 2013 넥서스 7-202 개작 개작
190 파우스트 파우스트 을유세계문학전집 74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장희창 2015 을유문화사 9-788 완역 완역
191 파우스트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곽복록 2016 동서문화사 11-708 편역 완역
192 파우스트 파우스트 (제4차 산업혁명 세대를 위한) 생각하는 힘 시리즈,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19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진형준 2017 살림 10-228 개작 개작
193 파우스트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강두식 2018 누멘 47-528 편역 완역
194 파우스트 파우스트 1 괴테 전집 1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전영애 2019 52-619 완역 대역
195 파우스트 파우스트 2 괴테 전집 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전영애 2019 10-891 완역 완역
196 파우스트 파우스트 1 세계문학시리즈 5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윤용호 2021 종문화사 9-295 완역 완역
197 파우스트 파우스트 2 세계문학시리즈 6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윤용호 2021 종문화사 9-428 완역 완역
198 파우스트 파우스트 부클래식 87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김홍진 2021 부북스 7-736 완역 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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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비평

1. 번역 현황 및 개관


1945년 해방 이후 1950년대에 이르는 격동기에는 개작과 편역이 있었으나, <파우스트>의 1부와 2부를 포함한 완역은 1961년에 김달호의 번역으로 처음 나왔다. 1965년에는 강두식의 완역이 을유문화사의 세계문학전집의 한 권으로 출판되었다. 강두식의 번역은 그 해 국제PEN클럽 한국본부의 번역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파우스트>의 번역에 길고 크게 영향을 미쳤다. 1968년에는 김정진이 번역한 <파우스트>가 <괴에테문학전집>에 실렸는데, 이 책은 국내에서 처음 출간된 작가의 전집이다.

1970년대에 삼중당, 삼성출판사, 동서문화사,,범우사 등 출판사들이 앞다투어 세계문학전집을 기획 출간했는데 <파우스트>도 이 시기에 다수의 역자에 의해서 번역되어 총서의 일환으로 출판되었다. 초판년도를 기준으로 보면 박종서(1970), 박종화(1972), 이효상(1973), 여석주(1973), 박환덕(1974), 정진웅(1974), 최현(1974), 정경석(1975), 최정선(1975), 박찬기(1976), 곽복록(1976), 전원성(1979) 등이 있다. 거의 해마다 한국어 <파우스트>가 출판된 셈이며 어떤 해에는 두 편 이상이 세상에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기존 번역의 재출판, 개작, 편역 등을 더하면 번역출판의 횟수는 더 늘어나서, 1970년대는 <파우스트>의 번역과 출판이 최고도로 활발했던 것으로 보인다. 80년대에는 서석연(1982), 이인웅(1983), 정인호(1985), 김양순(1986), 박양일(1986), 홍건식(1988), 김애경(1989) 등의 번역이 출판되었다. 1970, 80년대에는 독일어 원작을 한국어로 옮기는 직접번역에 대한 의식이 강하지 않아 저본을 제시한 경우는 정진웅, 박찬기, 전원성, 이인웅 정도에 그친다. 세계문학전집의 유행에 편승하여 번역의 질과 무관하게 이런저런 번역본이 출간되기도 했고, 독일어 비전문가의 번역도 끼어 있어 보인다. 하지만 번역의 양적인 성장은 작가 괴테와 작품 <파우스트>의 명성을 드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했을 것이다.

1990년대에도 새로운 번역들이 나왔으나 기존의 번역들이 판을 거듭하면서 출판되는 것이 대세였다. 이때는 세계문학전집류의 유행이 점차 잦아들었는데, 1998년 민음사에서 세계문학전집을 출간하면서 정서웅의 번역이 총서의 일환으로 출간되었다. 2000년대에는 문학동네, 책세상, 열린책들 등 문학 전문 출판사들을 중심으로 세계문학전집류가 나왔고, 김수용(2006), 김인순(2009), 김재혁(2012), 장희창(2015) 등의 번역이 출판되었다. 이 시기에는 독일어 원작을 저본으로 한 직접번역이 본격화된다. 2019년에 나온 전영애의 번역은 독일어 원작과 한국어 번역을 나란히 병치한 대역본으로 이 형태로는 유일한 번역이다. 최근에는 윤용호(2021), 김홍진(2021), 안인희(2024)의 번역이 나왔다. 김인순, 김재혁, 안인희 등 번역을 전문적으로 하는 독문학자들이 <파우스트>의 번역에 뛰어든 것도 새로운 경향이라고 하겠다.


2. 개별 번역 비평

여기서는 1962년 김달호의 첫 완역 출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시기를 대략 10년 단위로 구분하여, 각 시기의 대표적인 번역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김달호, 강두식(1960년대), 박환덕(1970년대-90년대), 이인웅(1980년대-2000년대), 정서웅(1990년대), 김수용(2000년대), 장희창, 전영애(2010년대), 안인희(2020년대)의 번역이 비평의 대상이다. 이들은 교육자와 연구자로서 프로필이 돋보이는데 작가 괴테와 그의 문학세계에 대해서 오랫동안 강의와 연구를 했으며 작가의 작품을 다수 번역하기도 했고 연구논문과 연구서를 출간하기도 하였다. 이들의 번역은 작품연구를 토대로 하였거나 연구를 병행한 연구번역으로 거의 전부 작품의 성립, 줄거리, 주제를 소개하는 주해를 부록으로 첨부하고 있으며, 이로써 <파우스트>의 국내 수용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다. 개별 번역의 특징을 드러내기 위해서 <천상의 서곡> 장면,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가 내기 계약을 맺는 <서재 2> 장면, 사랑에 빠지는 파우스트가 메피스토펠레스의 유혹에 부딪히는 <저녁>, <길거리 2>, <숲과 동굴> 장면을 중점적으로 비교한다.


1) 김달호 역의 <파우스트>(1962)

김달호가 번역한 <파우스트>는 1부와 2부를 포함하는 완역으로, 정음사가 국내에서 최초로 기획했던 세계문학전집의 제4권으로 출판되었다. 김달호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에 유학하여 독일어를 배웠으며 <파우스트>의 출간 당시 경북대학교 독문학과 교수였다. 이 책에는 역자가 쓴 짧은 작품해설은 있으나, 저본이나 기점 텍스트에 대한 정보는 없다. 1부와 2부의 구성 및 장면과 막의 구성은 원작과 같으나, 괴테의 원작을 직접 번역한 것인지 혹시 일본어 번역본을 기점 텍스트로 삼았는지 약간의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이 번역은 어휘와 어투가 예스러운데 이 점이 가독성을 떨어뜨리지 않고 오히려 대화체에 말맛을 더해서 독서에 재미를 배가시킨다. 대화체가 희곡을 번역한 것임을 알려주는데, 그 희곡이 운율이 있는 운문임을 짐작하기는 어렵다. 독일어 원문은 다음 판본을 이용한다.[1]

<천상의 서곡>에서 메피스토펠레스가 등장하면서 주님과 천사의 무리를 향해서 자기는 고상한 말로 점잖게 말할 줄 모른다면서, 빈정거리는 말투로 신의 창조를 깎아내리는 대사를 보자.

황송하오이다. 소인은 점잖은 말을 쓸 줄 모르오니, 
설혹, 좌중 여러분이 소인을 조소하더라도 할 수 없죠. 
소인이 고상한 말씨를 쓴다면, 필경 어른께서는 웃어버리시겠지요. 
혹시 또, 어른께서 웃음이란 잊고 계시는지 모르겠읍니다만,
태양이 이렇다, 우주가 저렇다 하는 따위, 소인은 아무 것도 모르는 일, 
한갓 인간들의 괴로워하는 꼴만 보고 지낼 뿐입죠.(김달호, 20-21)[2](이하 모든 밑줄 강조는 필자)

원문에서는 운율과 내용의 충돌을 통해 메피스토펠레스의 인물이 드러나는데 김달호의 번역은 원문의 “ich”를 “소인”으로 낮추고, “du”를 “어른”으로 높이는 역어를 선택하고 “황송하오이다”, “~지요”, “~읍죠”등 공경체로 문장을 종결하여 주님과 메피스토펠레스의 주종관계를 부각한다. 단 형식과 내용의 충돌이 전달하는 조롱조의 어투는 번역문에서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김달호는 최소한 구어체가 확실히 드러나도록 옮기는 시도를 하는데, 이를테면 원문에 있는 “Von Sonn’ und Welten weiß ich nichts zu sagen,”은 ‘태양이니 세계에 대해서 할 말이 없다’는 의미인데, “태양이 이렇다, 우주가 저렇다 하는 따위, [...]”로 동사를 가미하여 문장에 한국어식의 리듬감을 보탠다.

김달호의 번역은 초역의 한계도 선명하여, 텍스트의 내용을 전달하려다 보니 어휘들을 두루뭉술하게 뭉개고 곳곳에 오역이 있다. 무엇보다도 행마다 원문의 표현과 다소간 달라서 독일어 원작의 직접번역일까? 라고 질문하게 된다. 그러나 번역의 환경이 열악했던 시기에 <파우스트>를 처음으로 완역했으며, <파우스트> 2부는 실제로 초역이었다는 의의가 있다. 김달호의 번역은 70년대 초반에 같은 출판사에서 재출간된 것을 마지막으로 절판되었다. 강두식의 번역이 출판사를 바꿔가면서 여러 차례 출간된 데 비해서 상당히 빨리 그 수명을 다한 감이 있다.


2) 강두식 역의 <파우스트>(1965)

강두식이 번역하여 1965년에 을유문화사에서 출판된 <파우스트>는 여러 측면에서 선구적인 의의를 갖는다. 강두식은 콧타판과 백주년기념판을 저본으로 했음을 밝히는데, 이는 <파우스트>의 판본이 조금씩 다르다는 점에서 중요한 정보인 한편, 저본을 밝히지 않는 것이 당연시되던 1960년대 번역 상황에서는 진일보한 부분이기도 하다. 독서의 길잡이로 주석을 첨부했으며, 주석과 해설을 위해서 참고한 문헌도 제시한다. 이와 함께 작가소개, 파우스트 전설, 작품의 성립과 줄거리 등을 포괄하는 상세한 작품해설을 첨부하고 있다. 이처럼 내용이 풍부한 곁텍스트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역자가 “문체를 살리는 문제”를 가장 고심했다는 소회를 털어놓는 점이다. 독일어는 강약이 분명한 언어이고, <파우스트>는 강약의 반복으로 생겨나는 박자감과 함께 압운과 각운 등을 만들어서 말의 리듬감을 살리는데, 이를 도착어인 한국어로 옮기는 데 있어서 그 원천적인 (불)가능성은 번역자를 괴롭히는 문제일 수밖에 없다. 강두식은 원작의 운문을 옮기는 전략으로 “내재율”을 염두에 둔 번역을 내세운다(강두식, 44). 내재율을 살리는 번역은 어떤 것인지 <천상의 서곡> 중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의 인물됨 소개하는 대목에서 유추해 보자. 강음이 있는 음절은 고딕체로 표기한다.

Fürwahr! er dient Euch auf besondre Weise. 
Nicht irdisch ist des Toren Trank noch Speise. 
Ihn treibt die Gärung in die Ferne, 
Er ist sich seiner Tollheit halb bewußt; 
Vom Himmel fordert er die schönsten Sterne 
Und von der Erde jede höchste Lust, 
Und alle Näh und alle Ferne 
Befriedigt nicht die tiefbewegte Brust.(300-304행)

이 부분은 약강격인 얌부스로 구성된 시행들로 한 행에 주로 5번의 강음이 있다. 세 번째 행과 일곱 번째 행은 강음이 4번이다. 그리고 쌍운(aacb)과 교차운(cbcb)으로 마무리된다. 독일어가 모국어인 독자라면 원문의 운율을 눈으로 읽더라도 마음속에서 리듬이 생기는 즐거움을 경험할 것이다. 음보마다 빗금 표시를 한다.

과연 그렇군요!/ 그 작자는/ 묘한 꼴로/ 영감님을 섬기고 있지요.
그 어리숭한 녀석이/ 마시고 먹는 것은/ 땅 위의 것이 아니지요.
가슴에서 들끓는 것이/ 그 작자를/ 아득한 곳으로/ 몰아치고 있읍죠.
자기의 미친 꼴도/ 반쯤은/ 알아차리고 있고요.
하늘로부터는/ 제일 아름다운 별을/ 갖고파 하고
땅 위에서는/ 최상의 쾌락을/ 모조리 맛보겠다/ 덤벼들고 있읍죠.
그리고/ 가까운 것이고/ 먼 것이고 간에,
그 작자의 깊은 속에서/ 들끓고 있는 마음을/ 만족시킬 수가 없읍죠.(강두식, 63)

이 번역문에서는 독일어 원문의 운율에 상응하는 게 없고, 굳이 찾자면 “~지요”, “~읍죠”와 같이 종결어미를 반복하여 각운의 효과를 내는 정도이다. 그런데 <파우스트>를 한국어로 읽는 독자에게, 이 번역은 잘 읽히고 또 어느 정도 리듬감을 느끼게 한다. 왜 그럴까? 일견 행의 길이가 독일어 원문보다 꽤 길어서 산문의 느낌이 나고 박자나 리듬과 무관해 보인다. 하지만 원문에서 한 행, 한 행이 길이가 비슷하듯이, 번역문에서도 한 행, 한 행의 길이가 비슷하다. 음절의 수도 한 음보마다 6개에서 10개 사이로 비슷하고, 3음보 내지 4음보로 끊어서 읽을 수 있다. 음보와 음절이 적절히 균형이 맞아서 자연스레 리듬감이 발생하며, “~지요”, “~읍죠” 등 반복되는 종결어미는 리듬감을 강화한다. 원문의 “Vom Himmel fordert er die schönsten Sterne/ Und von der Erde jede höchste Lust,”의 두 행에는 동사가 “fordert” 하나이나, 강두식의 번역에서는 “하늘로부터는 제일 아름다운 별을 갖고파 하고/ 땅 위에서는 최상의 쾌락을 모조리 맛보겠다 덤벼들고 있읍죠.”라고 동사들을 부가하는데, 이도 음절과 음보를 앞 문장과 뒤 문장에 어우러지게 맞추는 시도로 판단되며 결과적으로 말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효과를 발생시킨다. 이렇게 강두식의 번역에서 한국어의 내재율, 즉 명확히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리듬감을 찾을 수 있다. 이후 다수의 번역자가 강두식처럼 위에 인용한 메피스토펠레스의 대사에 동사를 첨가하여 번역한 것 또한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원문의 운율을 한국어의 내재율로 변환하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강두식의 번역은 1960년대의 번역이지만 어휘와 구문을 잘 살리고 가독성의 측면에서는 대화체가 잘 살아있어서 말맛을 느끼면서 읽을 수 있다. 강두식의 번역도 일본어 중역의 그늘에서 벗어나진 못했겠으나, 김달호의 번역과 비교하면 독일어 원작에 훨씬 가까워서 역자가 일본어 번역을 참조했을지언정 독일어 원문을 직접 번역하려고 힘쓴 것으로 판단된다. 원작의 운율을 자연스러운 한국어의 리듬감으로 바꾸는 번역의 경향은 나중에 오는 번역들에서도 대체적으로 지속된다. 강두식의 번역은 한자가 한글로 바뀌고, “복슬개”, “고을”, “어르신네” 등 예스러운 어휘가 현대적 느낌의 역어로 대체되는 소소한 변화가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초역의 모습을 유지한 채 반세기 동안이나 출판사를 옮겨가면서 여러 차례 출판되었다. 1965년에 출간된 첫 번역이 2018년에도 출간된 것은 그의 번역이 얼마나 뛰어난지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겠다. 강두식의 <파우스트>는 뒤따르는 번역들에 모범적인 선행 번역으로 영향을 미쳤는데, 강두식의 번역을 다시 보는 듯 착각하게 되는 번역들도 없지 않다.


3) 박환덕 역의 <파우스트>(1974, 1998)

박환덕의 <파우스트> 번역은 1974년에 처음 대양서적이 출간한 세계문학대전집 2권으로 출판되었다. 이 번역은 세로쓰기이고 한 면에 세로 2단으로 편집되어 있다. 박환덕은 1984년에 이 번역을 가로쓰기로 바꾸어서 편집하고, 표현을 소소히 수정해서 범우사에서 출판하였고, 1985년에는 이 번역을 산문체로 편집하여 신영출판사에서 출간하였다. 이 산문체 편집은 시행 표기를 없애고 종결어미를 산문체로 바꾸었을 뿐 사실상 운문체 번역과 차이가 미미하다. 박환덕의 번역이 처음부터 문어체에 가까웠기 때문에 산문으로 바꾸기 어렵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 후 박환덕의 번역은 행을 표시하여 운문임을 나타내는 운문체로 출간되거나(대양서적, 범우사, 서울대출판부), 산문체로 편집하면서 행을 표시하지 않고 출판되는(신영출판사, 중앙문화사, JDM 중앙출판사) 이원화 방식을 취했다. 박환덕은 1998년에 다시 전반적으로 번역을 수정하여 <파우스트 – 비극 제 I 부>를 서울대학교출판부에서 서양문학 고전총서로 출판했다. 이때 처음으로 저본 및 참고문헌들을 제시했는데, 시바타 쇼의 일역본을 포함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 시기에 이르기까지 <파우스트>의 번역자들이 일본어 번역을 참조했을 가능성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박환덕은 번역자의 과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하는데, “시대에 따라 많은 해석이 있을 수 있으나, 원전은 불변이니”, “번역자는 어떻게 원전에 가까운 번역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박환덕 1998, 235)라면서 ‘원전에의 충실성’을 강조한다. 비단 박환덕뿐 아니라 <파우스트>의 번역자들은 공통적으로 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토대로 원문의 의미를 충실히 옮기는 번역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 박환덕의 차별점은 의미 번역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번역전략에서 찾을 수 있는데, 그는 “원전에 담긴 내용은 번역물에서 흡수하고” 각주를 가급적 피하는 방식을 택한다.

박환덕이 말하는 바는 번역이 원문의 안에 감춰진 속뜻까지도 드러나도록 하는 것임을 다음의 사례에서 볼 수 있다. 파우스트가 그레트헨을 사랑하게 되고 이 때문에 메피스토펠레스와 실랑이를 벌이는 일련의 장면들이다. <마녀의 부엌>에서 젊어지는 묘약을 마신 파우스트가 <길거리>에서 만난 그레트헨에게 반해서 당장 그녀를 갖고 싶다고 욕심을 내자 메피스토펠레스는 “난봉꾼 한스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예쁜 꽃은 모조리 독차지하고 싶어하고/ 아무리 굳은 처녀의 정조일지라도/ 꺾지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군요./ 하지만 항상 그렇게는 못할 것입니다.”(박환덕 1998, 123)라고 대꾸한다. 밑줄 친 부분에 해당하는 원문은 “Und dünkt ihm, es wär’ kein Ehr’/ Und Gunst, die nicht zu pflücken wär”(2630-2631행)로 “Ehre”는 처녀의 성적 순결을 가리킨다. 박환덕은 1974년의 번역에서는 “처녀의 애정”이라고 완곡하게 번역했는데 1998년에 “처녀의 정조”라고 원문의 의미를 강화하는 역어로 바꾸었다. 이후에 나오는 번역들이 Ehre를 “순결”(장희창)이나 “명예”(이인웅, 김수용, 전영애) 등 순화된 역어를 선택한 점에서 ‘각주로 설명하지 않고’ 성적인 뉘앙스를 드러내는 수정을 가한 것은 특기할 점이다. 다른 예는 <숲과 동굴> 장면에 있다. 이 장면에서 파우스트는 그레트헨을 갖고 싶은 마음과 자신이 그레트헨을 파멸시키고 말 것이라는 예감에 갈등하면서, 그레트헨과 동침하라고 유혹하는 메피스토펠레스에게 다음과 같이 저항한다. 1974년의 번역과 1998년의 번역을 비교해 보자.

망할 자식! 당장 꺼져라. 
그 아름다운 처녀 이름을 다시는 입 밖에 내지 말아!
거의 실성한 내 마음 앞에서 다시는
그 애의 매력적인 육체에 대한 욕망을 불러일으키지 말아라! (박환덕 1974, 100-101) 
망할 자식! 당장 꺼져라. 
그 아름다운 여인에 대한 이야기는 더 이상 꺼내지 마라!
거의 실성한 내 관능에다 두 번 다시 
그녀의 매력적인 육체에 대한 욕망을 불러일으키지 마라! (박환덕 1998, 158-159)[3]

여기서 원문에 있는 “die halb verrückten Sinnen!”(3329행)을 1974년에는 “거의 실성한 내 마음”으로 번역했다가 나중에 “거의 실성한 내 관능”으로 수정하였다. 다른 역자들은 “내 마음”(강두식, 이인웅), “내 의식”(김수용)이나 “내 감각”(안인희)으로 번역하는데, “내 관능”으로 옮긴 것은 박환덕의 번역이 유일해 보인다. 이와 함께 1974년의 번역에서는 그레트헨이 “처녀”와 “그 애”로 불리어 어린 소녀의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1998년의 번역에서는 “여인”과 “그녀”로 성숙한 느낌이 물씬 들도록 수정되었다. 역자의 의지가 보이는 또 다른 사례로 파우스트가 자신과 그레트헨을 비교하는 대목이 있다.

나는 도망자가 아닌가, 집없는 나그네가 아닌가.
목적도 안식(安息)도 상실한 이방인(異邦人)으로서
폭포수가 바위에서 바위로 쏟아져 부서지며
정욕에 몸부림치면서 심연(深淵)으로 떨어져 가는 거와 같지 않은가.
그와 반대로 그 애는 한 옆으로 떨어져 어린애처럼 멍청하게 
알프스 고원(高原)의 조그마한 오두막 속에 앉아 있다.(박환덕 1974, 101)
나는 도망자가 아닌가, 집 없는 나그네가 아닌가?
삶의 목표도 안식도 상실한 비인간으로서 
바위에서 바위로 쏟아져 부서지는 폭포수처럼
정욕에 몸부림치면서 심연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녀는 이 격류에서 멀리 떨어져 관능을 아직 어린이답게
무디게 한 채 알프스 고원의 조그마한 오두막에서 살며(박환덕 1998, 159-160)[4]

“정욕에 몸부림치며”의 독일어 원문은 “begierig wütend”(3351행)이다. 강두식은 “미치광이처럼 날뛰며”(강두식, 157)라고 하여 begierig를 생략했고, 이후에는 주로 “탐욕스레 분노하며”(이인웅), “탐욕스레 날뛰면서”(김수용), “탐욕스레”(정서웅) 등 파우스트의 끊임없이 추구하는 특성을 강조한 번역들이 많다. 이러한 번역의 일반적인 경향과 차별되는 박환덕의 번역은 첫 번역에서부터 1998년의 번역까지 변함없이 고수된다. 역자는 어휘 “정욕”을 역어로 일관되게 고수하는 한편 그레트헨에 해당하는 어휘들은 여인의 분위기가 나는 방향으로 바꾼다. 1974년의 번역에서는 그레트헨을 “그 애는 [...] 어린애처럼 멍청하게”라고 하여, 원문인 “mit kindlich dumpfen Sinnen”을 인식력으로 번역했는데, 1998년의 번역에서는 “그녀는 [...] 관능을 [...] 무디게 한 채”로 바꾸어 다분히 성적인 어조를 담았다.

이처럼 박환덕의 번역은 “정욕”이라는 역어를 지키면서, “애정”을 “정조”로, “마음”을 “관능”으로 수정함으로써 원문의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성적인 문맥을 번역에서 노골적으로 노출시킨다. 사실 원작에서는 파우스트가 그레트헨에게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것은 잘 나타나 있으나, 사랑을 추동하는 성적 욕구의 몫은 파우스트 본인에 의해서 부인되거나 장면과 장면 사이에 생략되어 있다. 그래서 박환덕이 역자로서 원문을 비틀어서 속뜻을 텍스트의 밖으로 끄집어내는 전략은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한 시도로 이해된다. 박환덕은 그의 첫 번역에서부터 파우스트의 “관능적인 쾌락”(박환덕1974, 543; 박환덕 1998, 234)을 향한 욕망을 그레트헨에 대한 사랑의 주요 행동 동기로 해석했으며, 이 점을 주석으로 설명하는 대신에 번역문에 직접 녹여내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4) 이인웅 역의 <파우스트>(1983, 2006, 2009)

이인웅은 “삼십여 년간 <파우스트>를 강의했고”, 공저 <파우스트 그는 누구인가?>(문학동네 2006)를 출판한 바 있으며, “일생동안 파우스트를 가까이하며, 내 삶의 온갖 희로애락을 그와 함께 나누었다”(같은 책, 7)고 말할 만큼 이 작품에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번역자로서도 수고를 아끼지 않고 판을 달리하여 출간할 때마다 번역을 수정하였다. 그의 첫 <파우스트> 번역은 1983년 학원사에서 주우세계문학으로 출판되었고, 1986년에는 학원세계문학으로 총서를 달리하여 재출판되었다. 2006년에는 문학동네에서 발간하는 세계문학전집으로 출판되었는데, 이 판본은 외젠 들라크루아와 막스 베크만의 파우스트 삽화를 다수 수록하였으며, 가로의 길이가 신국판보다 큰 판형으로 편집되어 있다. 이인웅은 2009년에 작품해설 부분을 더 보완하고, 판형을 국판으로 바꾸어 재출판했는데, 이때 저본 및 참고문헌들을 새롭게 제시하였다.

번역자로서 이인웅은 등가성의 원칙을 따르는 번역을 취하는데, 이는 출발어의 전언을 분석하고 해석해서 그 의미를 도착어로 전환하여 재구성하는 작업을 일컫는다. 이 원칙에 따라서 한국어에서 등가관계를 찾을 수 없는 독일어 운율 부분은 포기한다면서, <파우스트>의 문맥적, 개념적, 내용적, 사상적 부분에서 등가성을 추구하는 번역을 전략으로 삼는다.[5]

그런데 등가성이 가장 높은 것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원문에 대한 이해를 넘어 원작에 대한 해석이 필수적인지라, 등가성에 기반한 번역은 작품에 대한 “문예학적 해석(Interpretation)”(이인웅 1994, 104)이 되기도 한다. 이인웅의 2009년의 번역에 첨부된 역자주는 이 점을 확실히 보여주면서, 기존의 번역들과 차별성을 갖는다.

이인웅의 문학동네판 <파우스트>는 무려 695개에 달하는 압도적인 양의 주석을 포함하는데, 여기에는 원문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역자의 주관적인 해석을 담은 주석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앞서 살펴본 강두식의 번역 “가슴에서 들끓는 것이/ 그 작자를/ 아득한 곳으로/ 몰아치고 있읍죠.”에 있는 “가슴에서 들끓는 것”의 원래 어휘는 “Gärung”으로 부글부글 들끓고 부풀어 오르는 움직임을 가리키는 자동사의 명사형이다. 이로써 메피스토펠레스는 파우스트가 쉼 없이 전진하도록 하는 내적 동력을 가리킨다. 이인웅은 “Gärung”을 “부글거리는 마음”으로 번역하면서, “최고의 인식과 진리를 향한 내면적 충동”이라는 해석을 주석으로 달았다. 원문은 대상을 특정하지 않는데 역자주는 부글거리는 마음을 인식에의 욕망으로 구체화하는 동시에 한정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서 안인희의 번역은 Gärung을 “부글거리는 발효[정신의 흥분]”(안인희, 28)으로 옮긴다. 번역문장에 대괄호로 삽입한 역자의 해석은 목적어를 특정하지 않는데, 이 해석이 원문의 의미에 더 적합하다. 다른 사례로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를 악마의 길로 유혹하겠다고 하자 이를 허락하면서 파우스트의 영혼을 “Urquelle”에서 끌어내 보라는 주님의 말씀을 들 수 있다. 이인웅은 “근원”으로 번역하면서, “이상적인 노력, 학문적인 연구”라고 주석을 달았다. 이 또한 텍스트를 해석하는 역자의 관점을 드러내나 원문의 의미를 다 담고 있지는 않다. 파우스트의 “근원”이 연구와 노력으로 환원되거나 그것으로 축소되지 않기 때문이다. 비교를 위해서 장희창 번역을 보면, 그의 번역은 Urquelle를 “원천”으로 번역하면서, 이 어휘가 “신이 모든 사물의 원천이듯이, “모든 근원적인 인식은 신에 대한 인식으로부터 나온다(<독일인의 저작>2장 35절)”는 라이프니츠의 말에서 따온 것”이라는 역자주로써 설명을 첨부하고 있다.

이처럼 이인웅의 번역은 역자주가 연구자의 입장에 많은 자리를 내주는데, 예외적으로 박환덕의 번역과 견줄만한 ‘작품해석을 번역문에 담기’가 있다. 바로 “Hans der Liederlich”와 “der große Hans”가 그것이다. <길거리> 장면에서 그레트헨을 당장 대령하라는 파우스트를 메피스토펠레스가 “Hans der Liederlich”라고 부른다. 이인웅은 “오입대장 한스”로 번역하고, “한스 리더리히 Hans Liederlich는 방종한 인간으로 바람둥이의 대명사”라는 주석을 달았다. 이 장면에 이어지는 <저녁> 장면에서 파우스트는 그레트헨의 방[6]에 몰래 들어왔다가 그 방의 분위기에 감동하면서 자신을 “der große Hans”라고 지칭한다. 이 표현은 잘난 척하는 남자를 가리키던지 실제로 잘난 남자를 가리킨다고 하는데, [7]강두식, 박환덕은 이 뜻을 살려 “위대하신 어르신네”(강두식), “잘난체 큰소리 치던 친구”(박환덕)로 옮겼다. 그런데 이인웅은 “위대한 오입대장”(이인웅 2009, 174)으로 번역하여 메피스토펠레스가 말한 “오입대장 한스”와 소리와 뜻이 호응하도록 만든다. 이인웅은 1983년의 첫 번역 이후 이 표현만큼은 2006년에도 2009년에도 수정하지 않았다. 파우스트가 자신을 오입대장이라고 칭하는 이 한 군데에서 이인웅은 다른 번역자들과 차별되는 선택을 한 것이다. 오입대장이라는 말은 음에서부터 뜻에 이르기까지 특이한데, 파우스트가 욕정에 추동되어 그레트헨의 방에 몰래 들어온 자신을 돌아보면서 자기비판적으로 메피스토펠레스의 말을 인용한 것처럼 보이는 한편, 파우스트가 정갈한 그레트헨의 방에서 겪는 심경 변화의 낙차를 극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이인웅의 번역 이후 der große Hans에 대한 번역은 두 방향으로 나눠진다. 성적인 의미를 담으면서 어휘를 순화하여 “그토록 대단한 바람둥이”로 옮기는 역자도 있고(정서웅, 장희창), “큰소리치던 놈”(김수용), “덩치만 큰 나”(전영애)처럼 허장성세가 드러나도록 하는 번역도 있다.

결론적으로 이인웅이 번역한 <파우스트>에서는 연구자의 면모를 드러내는 연구번역의 한 모범을 보여주어, 역자가 작품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엿볼 수 있다. 많은 작품해석을 역자주에 담은 것은 작품해석을 번역문에 직접 담는 것을 번역의 과제로 본 박환덕과 대조되기도 한다. 그런데 번역자가 텍스트에 문예학자로서 개입해서 ‘해석’하는 것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도 하지만 독자의 읽기를 번역자/연구자가 이끄는 대로 유도하여 독서의 향방을 결정짓고 마는 위험도 갖고 있다.


5) 정서웅 역의 <파우스트>(1999)

정서웅이 번역한 <파우스트>는 1997년에 민음사에서 출간한 괴테전집 3권으로 나왔고 소소히 수정되어 1999년에 같은 출판사에서 기획한 세계문학전집의 21권, 22권으로 출판되었다. 이 번역서는 편집적인 면에서 국내 최초의 시도를 했는데, 작품 <파우스트>와 역사적 인물 요한 파우스트 등을 소재로 한 그림과 사진 등 다수의 이미지를 삽입하였다.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은 높은 판매고를 자랑하는데, 덕분에 정서웅 역의 <파우스트>는 여느 번역보다 많은 독자들에게 알려진 번역으로 짐작된다. 이 번역은 지금껏 수정 없이 쇄를 거듭하면서 출간되고 있는데, 2024년 12월 기준 <파우스트> 1부는 82쇄, 2부는 75쇄에 도달했다. 그런데 번역으로서는 아쉬운 점들이 있다. 90년대의 번역인데도 저본이 제시되지 않으며, 역자의 작품해설이 평이하고, 결정적으로는 앞서 출간된 강두식, 박환덕, 이인웅 등의 번역과 차별성을 찾기 어렵다. 부분적으로는 선행번역들과 흡사한데 오역을 답습하기도 한다.


6) 김수용 역의 <파우스트>(2006)

김수용의 번역은 2006년 책세상의 책세상문고 세계문학으로 출판되었다. 이인웅과 함께 <파우스트> 연구자의 면모가 돋보이는 김수용은 연구서 <괴테 파우스트 휴머니즘>(책세상, 2004)을 출간한 바 있으며, <파우스트>를 번역한 동기를 “이 작품을 연구하는 중”에 “제대로 된 번역의 필요성을 절감”(김수용, 829)했기 때문으로 밝힌다. 구체적으로는 기존의 번역들이 저본으로 삼았던 에리히 트룬츠의 함부르크 판본이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 그리고 “여기저기에서 적지 않은 오역들을 발견한 것”을 꼽고 있다. 김수용의 번역은 알브레히트 쇠네가 편집하여 1994년에 출판한 판본을 저본으로 삼았다. 실제 번역에 있어서는 에리히 트룬츠, 알브레히트 쇠네, 한스 아렌스의 해설과 주해에 바탕하여 그간의 오역을 수정한 부분들이 있다. 예컨대 <서재 2> 장면에서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에게 “Sei nicht blöde”(1764행)라고 하는 말에서, 김수용은 이들의 해설에 바탕하여 괴테 시대의 언어적 관습에 따라서 “머뭇거리지 말고!”라고 번역한다. 이는 박환덕의 “우물쭈물하지 말고!”(박환덕 1998, 80)와 역어 선택의 방향이 같은 한편, 강두식과 정서웅이 번역했던 ‘멍청하게 굴지 말라’와 확연히 다른 표현으로, 망설이지 말고 손에 잡히는 대로 다 부여잡고 즐기라는 원작의 문맥에 더욱 합당하다. 그런데 김수용의 번역이 나올 당시에 이미 참조할 선행번역이 다수여서인지 그의 번역은 개성적이기보다는 기존하는 역어들에서 문맥에 제일 부합하는 것을 선택한 듯 보이기도 한다. 일례로 파우스트가 계약서에 피로 서명한 후에 절대로 계약을 깨지 않겠다고 장담하면서 메피스토펠레스에게 말하는 약속인 “Das Streben meiner ganzen Kraft/ Ist gerade das, was ich verspreche.”(1742-1743행)는 ‘전력을 다한 노력이야말로 내가 약속하는 바이다.’는 말인데, 강두식은 문맥과 문장을 섞어서, “내가 전력을 다해서 노력하고 있는 일과,/ 바로 네게 약속한 것은 같은 것이다.”라고 했고, 박환덕은 “내가 온 힘을 기울여 노력하는 일,/ 그것이 바로 내가 약속하는 바이다.”라고 번역했다. 이인웅은 “내가 온 힘을 기울여 노력하는 바는/ 바로 내가 약속한 일을 지키는 것이다.”라고 하여 문맥을 내세우고 문자를 후퇴시켰다. 이 번역들은 원문의 어휘를 모두 옮기는데, 번역문에서는 리듬을 만드는 역할을 잃고 그저 문장을 복잡하고 장황하게 만든다. 김수용은 “내 온 힘을 기울인 추구,/ 바로 그것을 나는 약속하는 바니까.”(김수용, 105)라고 옮겼다. 의미상으로는 박환덕의 번역과 결이 같은데, 방식에 있어서는 원문의 어휘들을 모두 옮기려는 기존의 번역과 결이 같다.

결론적으로 김수용의 번역은 번역의 동기를 직접적으로 밝히기도 하고, 가상의 “작가 인터뷰” 방식인 작품해설도 특이하며, 또 <파우스트>를 고전주의로 읽어온 전통에서 벗어나서 이질성과 모순성의 혼재를 작품의 기본 구조로 내세우는 점에서 새롭다. 내용적으로는 이인웅의 번역처럼 연구번역으로 원문의 의미를 잘 전달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언어적인 차원에서는 선행번역과의 차이점이 크게 드러나지 않아서 이 번역에 고유한 특색을 끄집어내기가 어려우나, 역자가 참조한 자료들을 번역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무난히 녹여내어 전체적으로 표현이 자연스럽고 대사와 대사가 매끄럽게 연결되어 가독성이 높은 장점이 있다.


7) 장희창 역의 <파우스트>(2015)

장희창의 번역은 2015년에 을유세계문학전집 74권으로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되었는데, <파우스트> 1부와 2부를 분권해서 출판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합본하여 한 권으로 나왔다. 김수용의 번역본처럼 알브레히트 쇠네가 편집한 프랑크푸르트 판본을 저본으로 한다. <발푸르기스의 밤> 중 괴테 생전에 출판되지 않았으나 쇠네가 복원한 ‘사탄 장면’과 ‘그레트헨 처형 장면’을 번역하여 부록으로 실은 점이 특별하다. 작품해설 또한 기존의 해설을 확장한 면이 있는데, 장희창은 파우스트를 오류와 방황, 전회라는 틀에서 보며, 그레트헨 비극의 사회적 의미를 처음으로 작품해설에 포함하였다.

번역자로서 장희창은 앞선 번역자들과 달리 설명조의 번역을 지양하면서 원문에 있는 어휘를 생략하기도 하여 시행을 이루는 음절의 수가 적어지고 시행의 길이가 짧아진다. <숲과 동굴> 장면에서 파우스트가 자신을 가리켜 “바위에서 바위로 울부짖으며, 폭포처럼/ 심연을 향해 탐욕스럽게 돌진하지 않는가?”(장희창, 214)라고 말하는 문장은 박환덕의 번역인 “바위에서 바위로 쏟아져 부서지는 폭포수처럼/ 정욕에 몸부림치면서 심연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박환덕 1998, 156), 그리고 김수용의 번역인 “물 사태처럼 바위에서 바위로 쏟아져 내리며, 미친 듯/ 탐욕스레 날뛰면서 나락을 향해 떨어져 내리는 비인간이?”(김수용, 213)와 같은 문장보다 간결하고 이미지도 선명하다. 과감하게 의역을 하기도 하는데, 그래서 리듬감이 살고 인물의 상황이 훨씬 잘 느껴지기도 한다. <그레트헨의 방> 장면을 이루는 그레트헨의 독백을 원문 및 전영애의 번역과 함께 나란히 놓아보자.

Meine Ruh ist hin,
Mein Herz ist schwer;
Ich finde sie nimmer 
und nimmermehr.
[...]
Nach ihm nur schau ich 
Zum Fenster hinaus,
Nach ihm nur geh ich
Aus dem Haus.
[...]
Mein Busen drängt
Sich nach ihm hin,
Ach dürft ich fassen
Und halten ihn,

Und küssen ihn,
So wie ich wollt,
An seinen Küssen
Vergehen sollt!(3374-3413행)
평화는 사라지고,
마음은 답답하네.
마음의 평화를 다시는,
다시는 찾지 못하리.
[...]
행여나 오실까
창밖을 내다보네
행여나 만날까
집 밖으로 나가 보네.
[...]
아, 내 마음 언제나
그이를 향해 사무치네.
아, 그이를 꼭 붙들어
이제는 놓지 않으리!

그리고 입 맞추리라,
영원히 언제까지나.
그이의 입맞춤에
온몸이 녹아 버릴지라도!(장희창, 216-218)
나의 평화 사라졌네,
내 가슴 무겁네.
평화를 못찾겠네
다시, 다시는.
[...]
오직 그이 오시나 보네
창밖을 내다보네,
오직 그이 오시나 가보네
집 밖으로 나가보네.
[...]
내 가슴 솟구치네
그이를 향해,
아 그이를 잡아
붙잡고 있을 수 있다면!

입맞출 수 있다면
내 마음껏,
그이와 입맞추다
죽었으면!(전영애, 453-457)

그레트헨이 파우스트를 애타게 그리워하는 마음을 혼잣말로 표현하는데 극의 전개에 있어서는 파멸을 향해 한 발 내딛는 중요한 대목이다.[8] 소박한 어휘와 단순한 운율로 구성된 원문은 4행이 하나의 연을 이루며, 연마다 포옹운 (abba) 내지 교차운 (abab)이 있고 강약격이 반복되는 트로케우스의 운율이다. 장희창의 번역은 원문의 운율을 옮기지 않을 뿐 아니라, 원문에 있는 문장의 주어 “ich”를 번역에서 생략한다. 삼인칭 단수 인칭대명사도 꼭 필요치 않으면 생략한다. 마지막 연, 두 번째 행인 “so wie ich wollt”를 “영원히 언제까지나”로 의도적으로 오역하며, 마지막 행의 “vergehen sollt!”에서 조동사 sollte의 기능을 왜곡하기도 한다. 이에 비해서 원문을 문자적으로 번역하는 전영애의 번역은 한 연에서만 주어를 생략하며, 시행의 순서도 원문과 같이하고, 마지막 연의 가정법도 살리며, 마지막 행의 “vergehen sollt!”도 강력한 소망으로 옮기는 등 어휘적, 형식적, 내용적으로 장희창의 번역보다 원문에 훨씬 충실하다. 그런데 장희창의 번역이 소박한 어휘와 평이한 문장을 2음보 내지 3음보에 3음절로 균형을 맞춘 형식에 실어서, 원문의 음악적인 효과를 잘 옮긴다고 판단된다.

죄와 절망의 나락에 떨어진 그레트헨이 성모상에 자비를 구하는 기도를 하는 <성벽의 안쪽> 장면도 그레트헨의 처지가 저절로 느껴지도록 옮긴다.

Wer fühlet,
Wie wühlet
Der Schmerz mir im Gebein?
...
Wohin ich immer gehe
Wie weh, wie weh, wie wehe
Wird mir im Busen hier!
Ich bin, ach! kaum alleine,
Ich wein, ich wein, ich weine,
Das Herz zerbricht in mir. 

Die Scherben vor meinem Fenster
Betaut ich mit Tränen, ach!
Als ich am frühen Morgen
Dir diese Blumen brach.(3596-3611행)
그 누가 느낄까요,
뼈 마디마디
사무치는 저의 고통을? 
...
저는 어디를 가도,
아프고, 또 아프고, 또 아파요,
여기 이 가슴이 아파요! 
아아, 혼자 있기만 하면,
울고, 또 울고, 또 울어요,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져요.

아아, 창문 앞의 화분을 
눈물로 적시고 또 적셨어요!
이른 아침
당신에게 드릴 이 꽃들을 꺾으면서요.(장희창, 233)

여기서도 주어를 가능한 한 생략한다. 도입부에 있는 어휘 “wühlt”를 옮기지 않고 원문의 구성을 굴절시키고, “zerbricht”에 “갈기갈기”라고 부사를 더한다든지, “betaut”를 “적시고 적신다”라고 동사를 반복하는 등, 일종의 ‘과도한 번역’을 시도한다. 원문이 반복하는 병렬구문인 “Wie weh, wie weh, wie wehe”, “Ich wein, ich wein, ich weine,”에서는 동사 앞에 “또”, “또”를 삽입하여 점층법적으로 감정을 고조시키는 한편 “마디마디”, “아아”, “갈기갈기”, “아아, 적시고 또 적시고” 등을 연마다 가미해서 반복의 운율적인 효과를 강화한다. 이는 원문에서 멀어지는 번역이지만 그레트헨의 단말마적 고통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점에서는 원문의 의미를 살리는 번역이기도 하다.

이렇듯이 장희창은 원문을 직역하는 경향에서 벗어나, 원문에 대해서 좀 더 자유로운 태도를 취한다. 때로는 원문에서 너무 멀어져서 중요한 문맥을 놓치기도 한다. 예컨대 앞서 살펴본 “전력을 다해 노력하는 것,/ 바로 그게 내가 약속하는 것이니까.”를 장희창은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이 약속만은 지키도록 하겠네.”로 옮긴다. 파우스트가 계약을 지키겠다고 말하는 것이니 문맥과 영 동떨어지지는 않으나, 파우스트가 자신의 본성대로 전력을 다해서 애쓰는 것을 약속한다는 원문의 의미를 담고 있지 않다.

장희창 번역의 또 다른 특징은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의 언어 사용에서 나타난다. 언어가 현대화되어 현재의 독자에게 익숙한 어휘들이 동원되곤 하는데 때로는 “농담 따먹기”(장희창, 165), “열받다”(장희창, 175) 등 비속어에 가까운 어휘들이 있다. 파우스트가 <밤> 장면에서 학자의 한계를 토로하면서 “젠장, 개라도 더 이상은 살고 싶지 않을 거야!”라고 하거나, “제기랄, 내가 아직도 이 감옥에 처박혀 있단 말인가?”라고 욕하는 것은 노학자인 파우스트가 입에 담기에는 너무 가벼워 뜨악하기도 하다. 그리고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욕하는, “Du Spottgeburt von Dreck und Feuer!”(3536행)를 “너, 오물과 불에서 태어난 괴물 놈아!”(전영애, 473) 정도로 직역하는 대신에, “똥물로 튀겨 만든 잡놈아!”로 옮기는데 이런 원색적인 표현은 도착어 문화에 익숙한 용어라고 해도 파우스트의 입에서 나오기에는 과해 보인다. 결과적으로 드라마의 인물로서 파우스트가 장희창의 번역에서 여느 번역자의 손에서보다 거칠고 감정적으로 그려지는 감이 있다.


8) 전영애 역의 <파우스트>(2019)

전영애가 번역한 <파우스트>는 2019년에 길출판사에서 괴테 전집 1권, 2권으로 출간되었다. 독문학자이면서 시집과 수필집을 낸 작가이기도 한 전영애는 이 번역서의 출간 전에 이미 괴테의 <서·동시집>(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2012), <괴테 시 전집>(민음사 2009), <시와 진실>(공역, 민음사 2009) 등을 번역했고 <괴테의 도시 바이마르에서 온 편지>(문학과지성사 1999) 등 여러 권의 저서를 낸 바 있다. 독일 바이마르 괴테학회에서 수여하는 ‘괴테 금메달’을 수상하기도 한 괴테 전문가로, 현재도 여러 매체를 통해서 작가 괴테를 일반 대중에게 알리는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파우스트>는 역자가 단독으로 번역하는 <괴테 전집> 프로젝트의 첫 번째 권이며, 이 전집은 무려 20권을 예상하는데 2021년에는 <서·동시집>이 전집의 4권으로 나왔다.

전영애의 <파우스트>는 독일어 원문과 한국어 번역을 나란히 병치한 대역본으로 이 형식으로는 현재까지 유일한 번역이다. 압도적인 분량의 옮긴이 해제는 어떤 번역자도 다루지 않은 작품의 수용사, 총 12,111행의 운문의 운율형식, 각 장면이 집필된 시기의 연보를 담고 있어서, 이 번역서가 독일어를 아는 핵심적인 독자층뿐 아니라 일반 독자마저도 작품을 깊이 읽도록 ‘끌어 올리려는’ 느낌을 준다. 역자는 번역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첨부하는데, 번역의 기획부터 번역의 전략까지 차별성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번역을 “새로운 번역”으로 역설한다. <파우스트>가 “본래 운문이라는 것을 예감이라도 하게 하는 번역을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지적하면서, “운율의 보고(寶庫)”인 이 작품을 “운문답게 옮겨보고”, “시(詩)다움이 느껴지는 번역”(전영애, 5)을 해보고 싶었음을 일차적인 번역 욕망으로 제시한다. 이와 함께 번역들 사이에 상호참조가 관행으로 내려온 점을 지적하면서, 자신은 선행 번역을 전혀 보지 않고 원작만을 보면서 번역했음을 밝힌다. 저본으로 삼은 판본도 다양하여 에리히 투른츠의 함부르크 판, 알브레히트 쇠네의 프랑크푸르트판, 뮌헨판, 안네 보넨캄프의 하이브리드판 등 여러 판본을 제시한다. 다만, 독일어 판본 간의 차이를 번역에서 어떤 식으로 반영했는가에 대한 정보를 주지는 않는다. 앞선 번역자들과 공통적인 부분도 있는데, 번역자의 과제를 “텍스트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토대로 ‘원문에 밀착한 번역하기’에서 찾는 점에서 그렇다.

번역자의 밝은 눈이 원문의 세세한 부분까지 포착했음은 첫 장면부터 이곳저곳에서 드러난다. 일례로 <천상의 서곡>에서 메피스토펠레스가 등장하면서 주님에게 인사하는 대사를 강두식이 “게다가 늘 저같은 것도 기꺼이 만나주시니,/ 저도 이렇게 하인배 속에 끼어 나왔습죠.”라고 번역한 이후, 이 번역이 답습되었는데, 전영애는 “또 여느 때도 보통 저를 보시기 좋아하셨으니,/ 하인들 틈에 끼인 제 모습도 보시누먼요.”(전영애, 87)로 번역하여 독일어 원문대로 문장의 주어를 주님으로 정확하게 하였다. 또 다른 사례로 “Euch ist kein Maß und Ziel gesetzt.”(1760행)를 들 수 있다. 계약을 맺은 후 파우스트가 세상에 뛰어들어 온갖 경험을 최대한으로 하겠다고 하자, 이렇듯 극단을 향해 치닫는 파우스트의 성향을 가리키며 메피스토펠레스가 “kein Maß und Ziel”이라고 하는데, 번역자들은 예외 없이 Maß와 Ziel을 각각 번역했다. 전영애의 번역에서만 “선생께는 한도가 정해져 있지 않군요.”(전영애, 243)로 문법적으로 올바르게 번역되었다. Maß und Ziel은 관용구로 부정형으로 쓰일 때는 ‘한도 없이’, ‘고삐 풀린’, ‘과도하게’, ‘과하게’를 뜻하기 때문이다.

원문의 행과 번역문의 행을 맞추어 시행을 구성하는 형식도 돋보인다. 기존 번역은 대개 다섯 행 단위로 행맞춤을 했고, 그 범위 안에서는 가독성을 고려하여 행의 순서를 바꾸기도 한다. 이를테면 “Ein wenig besser würd’ er leben,/ Hätt’st du ihm nicht den Schein des Himmelslichts gegeben;”(283-284행)처럼 주문장이 나오고 조건문인 부문장이 뒤따르는 경우, 김수용은 한국어의 구문 체계에 맞추어 조건문을 주문장의 앞으로 옮겨서 “당신께서 이들에게 하늘의 빛의 허상을 주지 않았던들,/ 이들은 지금보다 약간은 더 잘 살고 있을 겁니다.”(김수용, 23)로 번역한다. 전영애의 번역은 “그자들 사는 게 조금은 나았으련만,/ 당신이 하늘빛을 얼핏 비쳐주지 않으셨던들.”(전영애, 87)로 조건문인 부문장을 후치시키는 원문의 구문에 맞춘다.

번역자가 번역 의도를 상세히 밝힌 경우도 있는데, 바로 “Es irrt der Mensch, so lang’ er strebt.”이다. 이 문장은 <천상의 서곡>에 나오는데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를 유혹할 수 있다면서 주님께 내기를 제안하고 주님이 이를 허락하면서 하는 말씀이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고 번역되어왔고 이제는 널리 알려져서 텍스트의 맥락에서 떨어져 나와 한 마디 명언처럼 인구에 회자되고 있기도 하다.

그가 지상에서 사는 동안,
그동안만은 그걸 금하지 않겠노라.
인간은, 지향(志向)이 있는 한, 방황하느니라.(전영애, 91)[9]

전영애의 번역은 ‘노력하다’로 번역이 굳어진 “streben”을 “지향”이라고 번역하는데, 왜냐하면 이 동사가 “불철주야, 일로매진 같은 의미보다는 마음속의 솟구침을 더 많이 담은 단어이기 때문이다.”(전영애, 14) 역자는 원문의 구문을 변형하여 주어와 술어 사이에 “지향이 있는 한”이라는 부사절을 삽입한다. 역자가 원문에 깊이 개입하여, 조건을 나타내는 종속절을 문장의 한 가운데 위치시킨 데서 강한 번역 의지가 읽힌다. 그런데 종속절의 ‘지향이 있다’가 주절의 ‘인간’과 무관하게 실재하는 목표나 목적처럼 읽히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전영애의 번역은 원문의 내용뿐 아니라 형식에도 밀착하여 글자 한 자 한 자까지 충실히 옮기려고 시도한다. 은연중에 답습되어온 정확하지 않은 부분까지 세세히 살핀 훌륭한 번역으로, 여러모로 <파우스트> 번역사에서 한 획을 긋는 번역으로 판단된다. 재번역이길 거부하고 “첫 번역”이길 원한다는 역자의 말에는 번역의 작업에 대한 자부심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독일어를 이해하는 독자라면 원문과 번역문을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가 배가될 것이다. 한국어로만 읽는 독자라면 진입장벽이 높다고 느낄 수 있고, 자연스러운 한국어의 리듬이 아니어서 원문의 운율을 살리려는 번역 의도가 무색하게 리듬감을 느끼기 어려울 수 있겠다.


9) 안인희 역의 <파우스트>(2024)

2000년대에 들어와서 김인순의 <파우스트>(2009), 김재혁의 <파우스트>(2012) 등 전문번역가이기도 한 독문학자들의 번역이 출간되었다. 가장 최근인 2024년에 현대지성 클래식으로 출판된 <파우스트>의 역자인 안인희도 독문학자이자 전문번역가이다. 안인희의 번역은 울리히 가이어가 편집하고 레클람 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저본으로 했으며, 주석과 해제도 여기에 따랐다고 한다. 이 번역서의 표지에는 그레트헨 비극에 해당하는 장면들과 인물들을 하나의 화폭에 담은 제임스 타소의 그림이 실려 있다. 책 안에도 작품과 관련된 이미지가 상당수 수록되었는데 고화질의 컬러 그림이 많아서 볼거리가 풍부하고 감상하는 재미가 크다. 상세한 작품해설과 함께 이인웅의 번역에 육박하는 방대한 양의 주석을 첨부하고 있다.

앞선 번역들과 크게 차별되는 부분은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의 관계 설정에 있다. 역자는 작품해설에서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를 “이중 주인공”(안인희, 656)으로 보며, 둘은 “주인과 종의 관계가 아니라 동반자 혹은 친구처럼 대등한 관계로 계약을 맺는다.”(안인희, 100)고 한다. 역자의 이러한 관점은 번역에 반영되어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를 “그대”, “자네”라고 부르면서 말을 놓고, 때로는 파우스트가 메피스토펠레스한테 “동지”(<파우스트> 2부, 독일어 원어는 Geselle, 6190행)라고 부른다. 호칭과 함께 대화체도 기존의 번역과 차별된다. 메피스토펠레스는 파우스트와 계약을 맺은 후에는 “새 삶의 첫걸음을 축하하네!”(안인희, 117)라고 반말을 한다. 이는 예컨대 파우스트를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당신의 새 인생 행로를 축하합니다.”(전영애, 277)라고 높임말을 하는 전영애의 번역과 대조된다. 그런데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에게 계약을 제안하면서 “나는 그대의 하인, 시종이오!”(안인희, 98)라고 말하는 식으로 중간높임말을 섞기도 하는데, 반말과 높임말의 이동과 변환이 매끄럽지 않은 점이 있다.

안인희의 번역은 책의 세련된 편집과 함께 언어가 현대적이고 표현이 발랄하여 가독성에 장점이 있다. 이전의 번역들은 원작을 충실하게 옮기려다 보니 되려 문장이 경직되거나 어휘가 어려워지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했는데, 안인희의 번역은 원문에서 형식적으로 한층 자유롭게 번역하고 인물들의 대화를 생생하게 만들어 텍스트를 독자에게 한층 가깝게 가져간다. 역자는 “늘 시의 운율과 호흡을 염두에 두고” 번역작업을 했다고 밝히고 있는데, 원작의 운율을 살렸다기보다는 한국어의 어감과 리듬감을 살려서 옮긴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기존 번역들의 오역이 반복되기도 하고, 때로는 오역을 더하는 아쉬움이 있다.


3. 평가와 전망

<파우스트>는 국내로의 이입과 수용의 초기부터 위대한 작가가 쓴 측량할 수 없는 깊이를 가진 고전으로 높이 평가되었다. 번역자들의 해설에서는 작가와 작품에 대한 경외심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그와 반비례해서 번역자가 번역작업에 대한 소회를 언급한 경우에는 몸을 낮추는 겸양이 일반적이다. 대부분 번역의 어려움, 특히 운율을 옮기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제대로 된 번역”(김수용, 829)인지 진심으로 걱정하기도 하며, 박환덕은 비록 수사적인 표현이겠으나 1994년 이전에 출간된 자신의 번역을 “괴테 숭배적 성격 내지 파우스트 신화화의 성격”을 벗어나지 않은 “실패”라고 비판하기도 한다.[10] 여기 이 번역비평을 위해서 살펴본 번역자들은 굳이 명시하지 않아도 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토대로 원문에 충실한 번역을 지향한다. 그런데 평자의 눈에는 역자들이 <파우스트>의 내적인 완결성을 전제로 하여서 작품을 ‘어떻게 이해하는가’보다는 작품을 ‘올바르게 이해하는가’에 중점을 둔 듯 보인다. 원작의 모호한 부분에 부딪히면 텍스트의 의미를 새롭게 캐어내는 모험을 감행하기보다는 차라리 선행 번역을 따르는 선택을 하고 만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파우스트>의 번역들에서는 개별 번역의 개성이 잘 드러나지 않고 번역과 번역 간에 차이가 크지 않다. 하지만 중요한 전환점을 이루는 국면들이 있다. 강두식의 번역은 일본어 번역을 참조했을 가능성이 있으나, 중역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큰 시도를 한 성취로 판단된다. 박환덕이 그레트헨의 비극이 본격화되는 부분에서 정욕과 관능을 역어를 선택하고, 이인웅이 파우스트가 그레트헨에게 사랑에 빠지는 부분에서 오입장이와 같은 어휘를 고수하여 여느 번역들과 차별화한 것은 주목을 요한다. 어휘의 선택이 번역자의 비평행위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유일한 대역본을 내놓은 전영애는 운율에 천착하고 원문을 직역하는 번역전략에서 기존의 <파우스트> 번역과 차별점을 갖는데,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오역이 없이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 2000년대에 들어서 출판된 번역들은 작품해설에서 이전의 관점에서 멀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파우스트>를 측량할 수 없는 작품이라고 하면 옛날에는 그 깊이가 헤아릴 수 없이 심오하다는 의미였으나, 현재에는 풀리지 않는 문제 같아서 계속해서 관찰을 되풀이해야 한다는 의미로 바뀐 것이다. 하지만 역자들의 작품해설에서 나타나는 관점의 변화를 실제 번역된 텍스트에서 찾기란 무척 어려웠다. 그래도 장희창이 옮긴 파우스트가 격정적인 어투를 갖는다거나, 안인희가 옮긴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와 호형호제하는 데서 변화의 단초를 엿볼 수 있었다. 끝으로 이 번역비평이 다가올 새로운 번역이 차지할 자리를 다지는 작업이었기를 바란다.


4. 개별 비평된 번역 목록

김달호(1962): 파우스트. 정음사.
강두식(1965): 파우스트. 을유문화사.
박환덕(1974): 파우스트. 대양서적.
박환덕(1998): 파우스트-비극 제1부. 서울대학교출판부.
이인웅(1983): 파우스트. 학원사.
이인웅(2006): 파우스트. 문학동네.
이인웅(2009): 파우스트 1. 문학동네.
정서웅(1999): 파우스트. 민음사.
김수용(2006): 파우스트 1. 책세상.
장희창(2015): 파우스트. 을유문화사.
전영애(2019): 파우스트 1. 길.
안인희(2024): 파우스트. 현대지성.


박희경
  • 각주
  1. Goethe, Johann Wolfgang von(1996): Faust. Eine Tragödie. [Johann Wolfgang von Goethe Werke Kommentare und Register Hamburger Ausgabe in 14 Bänden.] Bd. 3. München. 원문 인용 시 괄호 안에 시행의 숫자를 표기한다.
  2. 김달호의 번역문에 해당하는 원문은 약강격인 얌부스와 교차운과 쌍운의 운율을 갖는 시행으로 다음과 같이 강음이 다섯 번씩 반복된다. “Verzeih, ich kann nicht hohe Worte machen,/ Und wenn mich auch der ganze Kreis verhöhnt;/ Mein Pathos brächte dich gewiß zum Lachen,/ Hättst du dir nicht das Lachen abgewöhnt./ Von Sonn' und Welten weiß ich nichts zu sagen,/ Ich sehe nur, wie sich die Menschen plagen.”(275-280행) 강음의 횟수나 강음이 위치하는 음절은 낭송이나 공연 등 환경에 따라서 그리고 해석에 따라서 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Hättst du dir nicht das Lachen abgewöhnt를 Hättst du dir ... 로 강음의 위치가 바뀔 수 있다.
  3. “Verruchter! hebe dich von hinnen,/ Und nenne nicht das schöne Weib!/ Bring die Begier zu ihrem süßen Leib/ Nicht wieder vor die halb verrückten Sinnen!”(3326-3329행)
  4. “Bin ich der Flüchtling nicht? der Unbehauste?/ Der Unmensch ohne Zweck und Ruh’,/ Der wie ein Wassersturz von Fels zu Felsen brauste/ Begierig wütend nach dem Abgrund zu?/ Und seitwärts sie, mit kindlich dumpfen Sinnen,/ Im Hütten auf dem kleinen Alpenfeld,”(3348-3353행)
  5. 이인웅(1994): 󰡔파우스트󰡕 번역의 작업 보고. 번역의 등가성 문제 제기가 가능한가?, 「번역연구」 2, 103.
  6. 파우스트가 그레트헨의 방에 몰래 들어가는 <저녁> 장면에서 방을 가리키는 지문은 “Ein kleines reinliches Zimmer”로 “작고 정갈한 방”으로 번역할 수 있다. 이인웅은 여기에도 “소시민적으로 소박하게 생활하는 그레트헨이 정신적 육체적으로도 순수하다는 점을 그녀의 작고 깨끗한 방을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을 주석으로 첨부한다.
  7. Der große Hans의 뜻에 대해서는 <파우스트>에 대한 독일어 해설서마다 조금씩 다르다. 에리히 트룬츠는 16세기부터 한 자리를 차지한 인물이거나 그에 상응하는 남성을 나타내는 속어라고 설명한다. 알브레히트 쇠네에 의하면 귀한 신분이거나 품위 있는 남성을 가리킨다. 한스 아렌스는 이 어휘가 그레트헨이 지체 높은 귀공자라고 부르는 말에 상응한다고 한다.
  8. 작품의 출간 이후에 슈베르트가 곡을 붙였는데 “물레 옆 그레트헨의 노래Gretchen am Spinnrad”로 잘 알려져 있다.
  9. Solang’ er auf der Erde lebt,/ Solange sei dir’s nicht verboten./ Es irrt der Mensch, solang’ er strebt.(315-317행)
  10. 박환덕(1994): 파우스트 번역과 해석에 있어서의 제 문제 – 파우스트 像의 변천을 중심으로 -, 「번역연구」 2,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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